[오정근의 경제포커스] 좌파정부의 분탕질로 망가진 새만금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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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매립지 아닌 신생 매립 갯벌 지역에… 예견된 참사
이미 오래 준비됐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비교 말라

오정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8-14 06:31:30

이번 2023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의 파행은 대외적으로 국격을 떨어뜨린 엄청난 참사가 될 수도 있었던 사건이었다. 만시지탄 윤 대통령의 긴급지시와 중앙 정부·기업들의 지원으로 대과 없이 새만금이 아닌 ‘대한민국 잼버리’로 마무리 되었지만 엄청난 예산 낭비·준비 태만·공무원들의 운영 미숙·지역이기주의 등 갖은 문제점을 망라해서 보여주어 앞으로 연이어 계획되어 있는 지방 정부 주도 국제행사에 큰 교훈을 남겼다.

우선 천문학적인 예산낭비가 지적되고 있다. 여성가족부와 전라북도 등 주최 측의 새만금 잼버리 총 사업비는 1171억1500만 원이었다. 여기에 추가로 정부·지자체 예비비와 특별교부세 231억 원이 투입되어 총 사업비는 1402억1500만 원이었다. 2015년 일본 세계잼버리 예산은 380억 원 규모였다. 한국처럼 특별법 제정이나 특별 예산 편성은 없었고 행사 역시 중앙 정부가 아니라 야마구치현 차원에서 진행했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1400억 원의 예산 중 조직위원회 인건비 등 운영비로만 740억 원 넘는 돈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잼버리 사무국의 비대한 조직운영에 99번에 달하는 무분별한 해외 출장 등으로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북도 55회, 부안군 25회, 새만금개발청 12회, 여성가족부 5회, 농림축산식품부 2회 순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잼버리를 개최한 적도 없는 스위스·이탈리아 방문를 방문하고 영국·프랑스 방문 심지어 크루즈여행까지 다녀온 것으로 보도돼 할 말을 잃게 한다.

이러면서도 6년간 중요 사항에 대한 점검 체크리스트도 없었는지 화장실·상하수도 등 필수적인 준비도 되지 않아서 소동을 피웠다. 지방공무원들의 행정능력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전북도는 잼버리 부지의 상·하수도 시설, 그늘 등 기반시설 확충 등에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는 등 6년간 조직과 예산 확대만 주장해 왔을 뿐 정작 간척지인 새만금 야영장의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 공사는 뒷전으로 밀렸다. 전북도는 2021년에야 야영장 기반시설 공사 업체를 선정하겠다며 한참 뒤늦게 긴급 입찰 공고를 냈다고 하니 참사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새만금은 노태우정부 시절인 1991년 11월에 착공하여 2006년 물막이 공사가, 2010년 방조제 도로 공사가 끝났고 매립작업과 부지 조성은 2020년 끝난 여의도 면적의 140배 되는 광활한 매립지다. 그런데 이번 잼버리대회는 여기가 아닌 전북 부안군 관할지역에 2020년 2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3년간 1846억 원을 쏟아부어 여의도 면적 3배로 새로 매립한 신생 매립지에서 개최했다고 하니 부지 선정부터 기가 막힌다. 이제 막 매립이 끝났으니 염분으로 나무나 풀이 자랄 리 없고 배수가 제대로 될 리 없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진흙탕에 야영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새만금잼버리 부지 결정 당시 새만금 내에는 매립한 지 10년 이상 지나 나무가 자랄 정도로 안정화된 부지가 여럿 있었지만 전북도는 매립되지 않아 갯벌과 다름없는 이 지역을 개최지로 밀어붙였다고 한다. 매립공사에 투입된 예산 1846억 원은 잼버리 사업비 1171억 원의 1.6배에 달하는데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관리기금으로 충당했다. 이 때문에 기존 관광레저용지였던 이곳을 농업용지로 바꾸면서까지 이를 강행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부실시공 논란을 빚은 샤워장 등 야영지 시설을 올해 3월에야 짓기 시작한 것도 부지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새만금잼버리대회 파행을 문재인정부 탓으로 돌리는 건 부당하다며 문 정부도 박근혜정부가 펼쳐 놓기만 했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8개월여 만에 제 궤도에 올려놓았다고 문 정부의 준비부족 탓을 방어하고 나섰다. 어불성설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은 두 번 낙방하고 세 번째 신청하여 2011년 개최지로 결정되었다. 이미 유명 휴양지인데다 두 세 번 신청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체육시설과 숙박시설들이 구비됐고 박근혜정부를 거치면서 차질 없이 준비를 해 온 탓에 성공적으로 치룬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번 새만금잼버리는 문 정부 5년 동안 예산 낭비·준비 태만·공무원들의 운영 미숙·지역이기주의 등으로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데다 농지관리기금을 끌어쓰기 위해 기존 매립지를 두고 2020~2022년 중 매립한 신생 매립지에 개최하면서 화근이 생긴 것이다. 문 정부 5년 동안 정치·경제·안보 등 국정 전반의 실정으로 국가기반이 붕괴되어 왔다. 대내적으로는 지역주의·진영주의·팬덤정치 등으로 견고한 지지층을 유지해 왔지만 대외적으로는 적나라하게 국격을 추락시킬 위기에 직면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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