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한화솔루션 과징금 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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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일감 몰아주기·통행세 수취 적발… 불복 소송 제기
실질적 역할 없는 위장 계열사에 비교·검토 없이 수의계약 제공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04 17:30:09

한화솔루션과 한익스프레스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부당 지원 행위 적발 및 과징금 부여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 대해 법원이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은 7월12일 한화솔루션이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 소송에서 피고 공정위의 승소를 선고했다. 또한 지난달 24일 한익스프레스가 제기한 소송에서도 원고 패소판결했다.

공정위는 한화솔루션이 수출 컨테이너 물동량과 탱크로리 운송물량 전량을 한익스프레스에게 몰아주면서 상당히 높은 운송비를 지급하고 탱크로리 운송 거래에서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한익스프레스를 거래 단계에 추가해 손쉽게 통행세를 수취할 수 있도록 지원한 행위에 대해 2020년 12월10일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29억7000만 원을 부과했다.

한익스프레스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친누나인 김영혜 씨의 아들인 이석환 씨가 소유한 회사로 공정위는 이를 한화그룹의 위장 계열사로 판단한 바 있다.

한화솔루션과 한익스프레스는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서울고법에 행정소송을 각각 제기했고 이번에 서울고법은 공정위 처분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들은 지원 의도가 없었고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도 아니었으며 또한 과다한 경제상 이익도 존재하지 않았고 부당성 및 공정거래 저해성도 없어 부당지원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한화솔루션이 자신의 운송물량 100%를 운임이나 서비스 수준에 대한 다른 운송사업자와의 합리적인 비교·검토 없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한익스프레스에 제공한 것을 지적했다.

또한 탱크로리 운송 거래에서 한익스프레스가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하며 이 사건 지원행위는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지원행위에 명백히 해당한다고 보고 원고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지원행위로 한익스프레스는 안정적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확보하게 돼 지원 행위를 통해 관련 시장의 잠재적 경쟁 기반이 저해되고 경제력 집중이 유지 내지 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봤다.

한화솔루션의 물동량이 사실상 경쟁영역에서 제외돼 기존 또는 잠재적 경쟁자인 비계열 독립회사들은 화물운송 시장의 특성상 대체 거래선을 확보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아 사업을 독립·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어려워졌다.

공정위는 판결 내용을 분석해 향후 제기될 수 있는 대법원 상고심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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