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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코스피지수가 2500선 붕괴 직전까지 밀려났다.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아치운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증권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관망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금리 상승기 좋은 성적을 낸 가치주에 무게를 두면서도 대(對)중 수출 개선 등 중국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코스피는 2508.13에 장을 마치면서 일주일 전(2601.28)보다 3.58% 떨어졌다. 하루(20일)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 마감이었다. 23일에는 장중 한때 2486.14까지 추락하면서 한 달 만에 2400선에 닿았다.
코스닥의 하락폭은 더 컸다. 코스닥은 일주일간 899.03에서 857.35로 4.64% 내려갔다. 15일부터 6거래일 연속 마이너스 장세다.
외국인이 하락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은 18일부터 2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9396억 원을 팔아치웠다. 5일 내내 ‘팔자 행진’이었다. 기관도 지난주 1조4155억 원을 내던졌다.
반면 개인은 매물을 받아내면서 2조1824억 원을 사들였다. 코스닥시장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개인은 8431억 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3225억 원·4152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연준이 긴축 장기화 가능성을 내비친 점이 악재로 다가왔다. 연준은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 5.25~5.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FOMC 위원의 금리 전망을 보여 주는 점도표를 통해 연말 최종금리 수준을 연 5.6%로 내다봤다. 11월 또는 12월 FOMC에서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점도표 상 내년 말 금리 예상치도 6월 FOMC에서는 연 4.6%였지만 이번에는 연 5.1%로 올라갔다. 내년 금리를 내려도 하락폭이 0.5%p에 그친다는 것이다. 월가 전망치(1%p 인하)보다 낮은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종금리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며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증시는 약세를 보인다. 안전자산인 채권의 기대수익률이 올라가 위험자산인 주식의 투자 매력도를 낮추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채권과 신흥국의 주식이라면 격차는 더 크다. 실제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21일(현지시간) 4.494%로 오르면서 2007년 9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음 날에는 장중 4.508%까지 치솟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도 5.202%를 기록하면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는 이번 주 국내 증시에 관망세가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월 수출입동향·8월 산업활동동향 등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주식시장이 추석과 개천절 연휴로 4거래일간 휴장할 예정이라는 점에서다. 해외에서는 미국이 9월 ISM 제조업 지표를 발표한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밴드를 2450~2570로 전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주식시장이 4거래일간 휴장을 가질 예정이라 투자자들은 관망세가 강할 것”이라며 “대외적으로는 9월 FOMC의 여진이 이어질 수 있지만 주가가 가격부담을 덜어낸 상황에서 실적 시즌을 맞이한다는 것은 10월 전체를 놓고 보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이 다시 주가에 지배적인 변수로 부상하면서 가치주 우위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가치주는 긴축 기조가 강화된 지난해 9월부터 금리 상승 구간에서 대체로 코스피 수익률을 웃돈 것으로 드러났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2차전지가 동반 강세를 보인 5월을 예외로 두고 7월부터 가치주의 지수 대비 상대강도가 개선되고 있고 동시에 3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내 가치주의 시가총액 비중도 회복세를 보이는 등 성장 테마에서 가치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금리 전망이 상향됐던 6월 FOMC 이후 20거래일 수익률 상위 업종에는 가치주 성격의 업종들이 자리 잡았다”며 “2주 사이에 시장의 색깔 변화가 빠르게 이뤄져 가치주 우위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중국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의 경제회복 기대·국경절 등에 따라 대중 수출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수출액이 줄어들긴 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 국가다. 1~8월 대중 수출액은 806억130만 달러로 전년 동기(1077억1503만 달러) 대비 25.2% 하락했다. 작년 수준만 회복해도 기업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디플레이션 탈출·경기회복 기대 속에 정부 정책 효과와 국경절 수요 확대 등이 가시화 될 전망”이라며 “특히 중국 국경절 수요에 근거한 재고축적 수요로 매년 반복됐던 9월 한국 수출 개선이 가시화될 경우 코스피 반등 시도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달 20일까지 반도체 수출금액은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고 우려했던 자동차와 미국·중국 수출금액도 반등에 성공했다”며 “실적 전망 상향 조정 및 외국인 수급 개선이 맞물리고 있는 반도체·자동차·기계업종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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