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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들이 프록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을 재구조화하는데 4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사업부지 인수·채권매입·사업자금 지원 등에 나선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캐피탈사 (신한·하나·KB·우리금융·IBK·메리츠·BNK·NH농협·DGB) 9곳은 이날 위탁운용사(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금감원·여신금융협회와 함께 PF 사업장의 재구조화 등을 도모하기 위한 ‘여전업권 PF 정상화 지원펀드’ 출범식을 개최했다.
그간 여전업권은 부동산 PF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사업장 만기연장, 연체채권 매각·상각 등을 추진했지만 앞으로는 시장 자율조정 기능을 활용해 PF 사업장 재구조화를 더욱 촉진할 수 있도록 신규자금(New Money)을 공급해 지원 펀드를 조성·운용하기로 했다.
캐피탈사의 부동산 PF 상황은 그리 안정적이지 못하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캐피탈사의 PF 익스포져(채무보증+대출잔액)는 6월 말 기준 24조1000억 원으로 작년 말 대비 8000억 원 감소했지만 여전히 많은 규모다.
특히 건전성이 위험하다. 캐피탈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잔액은 6월 말 1조 원으로 작년 말(6000억 원) 대비 4000억 원 늘어났다. PF 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2.4%에서 4.2%로 올라갔다. 특히 연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채권은 4000억 원에서 1조 원으로 늘어났고 고정이하채권비율은 1.7%에서 4.1%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9개 캐피탈사는 ‘PF 정상화 지원 펀드’로 투자자로 참여해 총 16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설립한다. 펀드 출자금(Equity) 1600억 원에 재무적 투자자(FI)의 2400억 원(예상)을 매칭해 조성한 자금 4000억 원을 투자유형별 하위투자기구에 투자하거나 직접 투자해 정상화 가능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식이다. PF 사업장 특성에 따라 △사업부지 인수 △채권 매입 △사업자금 지원 등 유형별로 투자를 실행한다.
또 펀드운용사(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PF 사업장 선별·투자자 타당성 검토 등을 통해 4~6개 사업장을 최종 선정하고 사업장별로 약 700억~1000억 원을 투입한다. 운용사는 외부 자문기관으로부터 회계·법률 검토 등을 받은 후 현장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민간의 힘으로 자체정상화 방안을 마련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번 펀드 조성이 성공사례로 이어지도록 참여자들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수 금감원 부위원장은 “정부 지원책에 더해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시장 플레이어들이 신규 자금공급을 통해 사업장 재구조화에 나서 준다면 PF 시장 정상화와 주택공급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실화 우려 부동산 PF 사업장의 재구조화를 위한 투자가 민간투자영역의 하나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장 의견을 청취해 투자활성화를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유관기관과 주요 캐피탈사 대표이사들도 “민간주도의 펀드 설립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고 이번 노력이 금융사의 건전성 확충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펀드 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여전업권은 PF 사업장에 대한 투자 타당성 검토 및 민간투자자(FI 등) 모집을 통해 내달 하순 이후 ‘1호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신금융협회와 함께 펀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애로사항 등을 파악해 적극 해소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번 여전업권 사례를 여타 금융권역에 전파해 전 금융권으로 확산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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