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환의 시사저격] 尹대통령이 빨리 결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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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쇄신이 가장 쉽고 빠른 혁신의 길
간판스피커들 교체로 지지율 견인해야

구월환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1-01 06:30:45

우리 속담에 망건 쓰다 장 파(罷)한다는 말이 있다. 시간 끌다가 일을 망친다는 뜻이다, 지금 국민의힘이 자칫 그 꼴 나게 생겼다. 혁신위가 들어서서 맨 처음 선보인 1호 구상, 홍준표·이준석 ‘사면’은 본인들의 ‘수용 거부’로 빛을 잃었다. 반응도 고약하다. 웃기지 말라, 너희들끼리 잘해보라는 식이다. 이들은 둘 다 당대표를 했고 한 사람은 대통령후보까지 했다. 정상적인 정당, 그것도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당에서는 전례도 없고 상상하기도 힘든 현상이다. 그 당의 병이 얼마나 깊은지, 분열과 대립 갈등이 얼마나 심한지, 그리고 지도부가 얼마나 무능 무력한지 앙상하게 드러났다. 한마디로 집안 꼴 우습게 됐다.

물론, 이 두 사람은 해당 행위로 당원권 정지 처분까지 받았고 이런 막장처신에 대해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다급해진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다. 이래갖고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겠나. 만약 이기지 못한다면 어떤 폭풍이 불지는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명색이 집권당인 정치집단이 이쯤 되면 외부인들이 들어와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총선은 이제 불과 5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혁신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혹시나 하고 쳐다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당의 혁신이라는 것이 대부분 빛 좋은 개살구로 끝났다. 머리 좋다는 이재명도 위기탈출을 위해 이걸 해봤지만 망신만 당했다. 국힘의 혁신위도 비슷한 운명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혁신위로 시간을 벌어 ‘강서참패’로 인한 인책위기를 넘기고 결국은 김기현 지도부가 공천권을 행사하겠다는 것 아닌가. 윤 대통령 역시 지도부를 감싸고 싶을 것이다. 공천밥상을 즐길 때는 좋겠지만 즐거움의 대가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그런 안이함의 결과가 총선에는 독이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혁신위의 영남 다선 수도권출마 구상도 즉각 거부반응에 부딪혔다. ‘황교안 시즌2’라는 말까지 튀어 나오고 있다. 황교안 대표 시절의 공천파동은 선거를 골병들게 한 골천(骨薦)파동이 되었고 황 대표의 종로 출마로 당은 망신만 당했다.

다음으로 나오는 윤 대통령과 이재명 회동 아이디어는 자책골이 될 공산이 크다. 이 대표가 과연 재판끌기를 중지하는 등 사법 절차에 협조하고, 국회특검-대통령 퇴진-한동훈 탄핵 위협 같이 다수 의석을 이용한 정략정치를 포기한다는 약속을 한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역효과만 나올 가능성이 있다. 당 안팎의 거센 평지풍파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이제 한 달 후 12월이면 총선에 나갈 예비후보들의 등록이 시작된다. 즉 선거운동이 본격화하고 각 당이 지지율 올리기에 올인하는 등 분위기가 달궈지기 시작할 것이다. 이런 마당에 ‘빛 좋은 개살구’로 끝날 확률이 큰 혁신위에 매달려 시간을 보내는 큰 실책이다.

총선전략을 감안한다면 윤 대통령이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할 시간이다. 어물어물 하다가는 총선 결과를 좌우할 가장 결정적 요소, 즉 지지율 상승기회를 놓친다.

제일 쉽고도 빠른 혁신은 인사다. 윤 대통령만 마음먹으면 되는 일이다. 총선에서 질 경우를 상상해 보면서 독한 인사를 해야 한다. 우선 김기현·윤재옥 등 여당의 간판스피커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포함한 당정 개편으로 민심의 호응을 끌어내야 한다. 간판과 포장을 바꾸고 선전홍보력을 높여야 정권 호감도가 올라갈 것이고 이것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처럼 답답한 스피커들을 앞세워 선거를 치른다면 결과는 비관적이다. 빨리 갈아야 한다. 여기서 더 머뭇거리면 찬스를 놓치기 쉽다. 총선을 앞둔 5개월은 정말 짧은 시간이다.

유권자들이 무엇을 보고 표를 줄것인가. 선전을 잘해야 물건이 팔린다. 그래서 텔레크러시(Telecracy)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선거정치에서는 TV 등 영상매체의 영향력이 크다. 윤석열 정권의 홍보선전력은 너무 약하다. 원인은 윤 대통령의 인사 때문이다. 대통령의 그립(장악력)만 강화할 것이 아니라 국민 설득력을 높여야 한다. 호소력과 공감력을 갖춘 능변가(能辯家)를 내세워 빨리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강서참패’를 상기하라. 결과(39% 대 56%)를 그대로 대입하면 117석 대 168석이 나온다. 가장 시급한 일은 혁신위가 아니라 윤 대통령의 정확한 현실 인식과 냉철한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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