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연재소설
역사소설 ‘제국의 꽃’ [218] 김창식 전도사
남편은 죽을 고비를 넘겼답니다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1-21 06:30:20
 
 
 
 
얘기가 길어지네요.”
 
올링거 목사님이 떠나시고 남편은 혼자 남으셨겠네요?”
 
그때 평양 선교가 준비되고 있었어요. 홀 선교사님이 평양으로 파송될 예정이었지요. 로제타 선생님 부부는 올링거 목사님 옆집에 살았어요. 남편은 기꺼이 홀 선교사님과 동행하여 평양으로 왔어요.”
 
위장취업 가셨다가 예수교인이 되셨고 이제는 선교일까지!”
 
평양은 만만한 곳이 아니에요. 1892년 여름에 왔는데 사람들이 홀 목사님 부부에게 돌을 던져 죽이려 했고 남편을 길에서 죽도록 때렸답니다, 남편은 관찰사에게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고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어요. 홀 목사님이 선교본부와 대사관에 연락하여 남편을 겨우 살려 냈지요. 황제 폐하는 서양 종교를 허락하셨으니까요.”
 
지금은 평화로워 보이는데요?”
 
홀 선교사님의 희생의 열매랄까요? 청일전쟁이 휩쓸고 간 후 전쟁으로 심한 고통을 당한 평양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준 서양 선교사에게 마음을 연 것입니다. 홀 목사님이 돌아가신 후에도 남편은 평양을 떠나지 않았어요. 남편은 1893년부터 전도사 훈련을 받았고 진료소였던 자리에 교회를 세웠지요. 2년 전(1896)에는 노블 목사님 부부가 파송되었답니다.”
 
정말 많은 사연이 있군요. 저는 그저 남편 뒷바라지에 아이 키우는 것만이 인생이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김씨 부인의 표정이 숙연했다. 편안한 고국을 떠나 아직 문명화되지 않은 나라에 와서 질병과 오해와 핍박을 감당하고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내일이 마침 주일이네요. 교회에 함께 가실래요?”
 
수안댁이 제안했다.
 
그러고 말고요. 해린이한테서 예배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아직 교회에 가 본  적은 없어요. 꼭 가고 싶었답니다.”
 
김씨 부인은 진심으로 답했다.
 
다음 날, 김씨 부인과 해린이는 예배에 참석했고 노블 목사 부부와 인사를 나누었다. 김씨 부인은 매일 병원에 출퇴근하며 로제타 선생님의 진료를 지켜보고 조수로서의 일을 익혀 갔다. 눈썰미가 있고 차분한 성격이라 빠르게 솜씨가 늘어 갔고 로제타 선생님은 아주 기뻐했다.
 
부인, 내가 강서에 가야 하는데 함께 가 줄래요?”
 
어느 날 로제타 선생이 김씨 부인에게 물었다. 강서는 전삼덕 부인의 고향이었다. 어느새 계절은 가을을 지나 겨울로 가고 있었다. 평양 거리는 붉은 단풍으로 화려하게 빛났다. 로제타 선생은 검정색 가죽가방에 청진기와 주사기, 간단한 수술 도구, 각종 약물을 챙겨 짐을 쌌다. 전삼덕 부인과 김씨 부인이 동행했다. 로제타 선생의 6살 난 아들 셔우드와 해린도 함께했다. 강서(강음)현은 동쪽과 북쪽은 평산·서쪽은 배천·남쪽은 개성과 접하고 있다. 윌리엄 홀 목사가 최초로 전도한 오석형이 강서 사람이어서 강서에는 예수교 신자가 많았다.
 
로제타 선생 일행은 그곳에서 의사의 손이 닿지 않는 환자들을 찾아갈 참이었다. 강서에 도착하자 오석형이 반갑게 맞이했다.
 
로제타 선생님! 이게 얼마만입니까? 벌써 4년이 됐습니다.”
 
로제타 선생 일행은 오석형의 집에 여장을 풀었다.
 
[글 최문형 그림 박서현]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6 청양빌딩 7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조정진, 편집국장: 고동석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