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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자금에 몰리는 기업… 한 달 새 20조 ↑
단기사채·CP 발행 전월比 20.5조원 ↑… 회사채 발행은 2조 원↓
10월 회사채 금리 급등 영향… “단기자금 조달 당분간 이어질 것”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21 19:03:27
▲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어음(CP)·단기사채 발행 실적은 총 119조6630억 원으로 전월(99조1291억 원) 대비 20.7%(20조5339억 원) 증가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단기자금에 문을 두드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어음(CP)·단기사채 발행액은 한 달 새 20조 원 이상 불어난 반면 회사채 발행은 2조 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이는 10월 채권 금리가 대폭 치솟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연말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큰 만큼 비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단기자금 조달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0월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10월 CP·단기사채 발행 실적은 총 119조6630억 원으로 전월(99조1291억 원) 대비 20.7%(20조5339억 원) 증가했다. 올 들어 가장 큰 규모다. 7월부터 넉 달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CP 발행액이 컸다. 9월 31조3634억 원이던 CP 발행은 10월 40조8265억 원으로 27.7%(8조8631억 원) 불어났다. 일반CP는 21조8089억 원·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산유동화(AB)CP는 2조7889억 원·기타ABCP는 16조2288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월 대비 각각 34.5%·41.3%·17.9% 뛰었다.
 
단기사채에도 기업들이 몰렸다. 10월 단기사채 발행액은 78조8365억 원으로 전월(67조1657억 원) 대비 17.4%(11조6708억 원) 증가했다. 일반단기사채는 55조3981억 원·PF/AB단기사채는 13조3960억 원·기타AB단기사채는 10조424억 원을 거뒀다. 한 달 전과 비교해 각각 17.6%·12.6%·23% 커진 수준이다.
 
반면 회사채 시장은 비교적 조용했다. 10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19조22억 원으로 전월(21조773억 원) 대비 9.8%(2조751억 원) 감소했다.
 
그 중에서도 일반회사채 발행액이 대폭 급감했다.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9월 3조2040억 원이었지만 10월에는 2조4690억 원으로 22.9%(7350억 원) 쪼그라들었다. 차환·시설자금의 비중이 줄어들고 운영자금 비중(12%→31.8%)이 늘어난 게 특징이다. 단기채(1600억 원)·장기채(3000억 원)보다는 중기채(2조90억 원) 위주로 발행되기도 했다.
 
양극화 현상도 심각했다. AA등급 이상 우량물 회사채 발행액은 총 1조7750억 원으로 전체 일반회사채 발행액의 71.9% 차지했다. 9월(3조2040억 원 중 2조1000억 원) 65.5%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대폭 늘어난 셈이다. 10월 A등급 이하 비우량물 회사채 발행액은 6940억 원(비중 28.1%)에 그쳤다. BBB등급과 BB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은 전무했다.
 
수요가 컸던 금융채 발행도 10월에 부진했다. 10월 금융채 발행액은 12조8993억 원으로 전월(16조1429억 원) 대비 20.1%(3조2436억 원) 감소했다. 금융지주채(4100억 원)·은행채(6조6443억 원)·기타금융채(5조8450억 원) 모두 전월 대비 각각 58.8%·11.4%·23.6% 쪼그라들었다.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만이 회사채 중에서 발행액이 한 달간 1조7304억 원에서 3조6339억 원으로 110.0%(1조9035억 원) 불어났다.
 
▲ 회사채 발행 월별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기업들이 단기자금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은 금리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회사채(3년) 10월 평균 금리는 4.827%로 전월(4.602%) 대비 0.2%p 이상 올랐다. BBB-회사채(3년) 평균 금리도 같은 기간 11.022%에서 11.222%로 0.2%p 올라갔다. 
 
더군다나 10에는 11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을 발표하기 전이라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이 회사채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회사채 만기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짧다. 회사채 만기가 짧다는 것은 만기가 도래해 차환 발행을 할 때 금리가 높아져 있으면 그만큼 불리하다는 것”이라며 “금리가 너무 높다 보니까 자금 조달에 대한 만기가 점점 짧아졌고 그러다가 단기시장으로 넘어간 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예컨대 3년 전 1.5%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 입장에서 이번에 4%로 차환 발행하기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금리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다 보니까 채권 발행을 통해 높은 금리를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게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됐을 것 같다”며 “10월 당시에는 고금리 수준이 쉽게 안 빠질 것 같다는 부담들도 컸다. 금리 경로가 불확실하다 보니까 예년 대비해서 채권시장에서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단기자금 발행이 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CP(91일) 금리는 20일 4.31%로 한 달 전(4.20%)보다 0.1%p 이상 올라갔다. 8월까지만 해도 3%대를 유지했지만 9월 들어 4%대로 올라선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진 셈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원래 연말에는 회사채 발행이 좀 없고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연말에 높은 편이라서 CP와 단기사채 발행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며 “내년 연초 수요예측이 재개되면 CP·단기사채보다 회사채 조달 비중이 더 커질 수밖에 없지만 연말까지는 기업들이 회사채보다 단기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비우량사의 경우 내년 초에도 회사채 발행이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양극화가 될 것 같다. 금리가 고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어 신용등급이 좋은 기업들은 내년부터 회사채 발행이 재개될 것이다”면서도 “지금 크레딧·PF 등 투자심리가 불안하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으로 돌아오려면 시간이 좀 오래 걸릴 것 같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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