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올바른 역사관 없이는 애국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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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지원국 아닌 도발 세력을 추종하다니
국민에게 올바른 세계관·역사관 교육 강화해야
안보 최일선 국군 장병 정신 전력 재정비 시급

박진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2-08 06:31:30

거란과 고려의 전쟁을 다룬 역사극이 화제를 낳고 있다. 오랜만에 방영되는 정통 사극으로 정체 모를 퓨전 사극이나 역사왜곡도 아니다. 의상도 판타지 게임물의 갑옷 같은 걸 쓰지 않고 게 당시의 양식을 잘 반영하는 등 고증에도 신경을 쓴 듯하다.

중국 한족의 송나라로부터 조공을 받을 정도로 당대 최강의 전투력을 가졌던 거란은 1010년 40만 대군을 이끌고 전쟁을 도발(2차 침공)하여 고려군의 주요 지휘관들을 포로로 잡는 등 승기를 잡는다.

총 지휘관이었던 행영도통사(行營都統使) ‘강조’의 경우 살을 베어 내는 고문까지 당하면서도 고려의 신하임을 강조한 것과 달리 심복 이현운 등 예하 장수들은 목숨을 구걸하고자 거란에 충성하기로 다짐하고 그들의 주구(走狗)가 된다. 이 또한 고려사 정사에 기록되어 있는 사실이다. ‘진정한 애국심’은 위기의 순간에 자기희생이라는 숭고한 모습으로 발휘된다. 평소에 입으로 하는 애국 같은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구독자 264만 명을 보유한 인기 유튜브 채널인 ‘피식대학(Psick Univ)’에서 한 출연자가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라고 발언하자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 논란이 일었다. 그는 “김씨 일가, 3대 세습을 일삼는 북한의 김씨 왕족이 잘못”이라며 “대한민국에서 이 말을 왜 못 해”라고 일갈했다. 이를 두고 ‘올바른 안보관’이라는 긍정적인 반응과는 달리 “국짐(국민의힘 비하), 2찍(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비하)인가보다” “북한은 주적이 아니다. 우리 민족인 북한이 주적이 아니라 일본이 주적”이라며 맹비난하는 반응도 상당했다. 이러한 것은 북한의 관변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하는 행태다.

누가 우리 국민을 이렇게 판단력 없는 상태로 만들어 놓았는가?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거치고 문재인정부에서 절정을 이룬 ‘반일선동’과 ‘종북(從北)주의’에 세뇌되고 길들여진 수많은 국민의 모습을 보면 서글퍼지기까지 한다. ‘주적’이란 용어는 1994년 남북특사 교환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협박을 한 것을 계기로 1995년 국방백서에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주적이란 단어는 말 그대로 ‘Main Enemy’를 의미한다.

미국의 경우 2023년 3월10일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현지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가장 큰 적은 누구냐’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0%가 중국을 선택했고 그 다음으로 러시아(32%)·북한(7%)·이란(2%) 순이었다고 한다. 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15% 수준에 불과했던 중국이 압도적으로 1위에 오른 것은 미국의 안보를 가장 많이 위협하는 국가이며 자유민주주의의 적인 공산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이 설문 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공’을 주적으로 선택한 미국 성인은 50%로 공화당 성향 76%·민주당 성향 30%·무당파 46%였다. 또 ‘러시아’를 주적이라고 선택한 미국 성인은 공화당 성향 12%·민주당 성향 53%·무당파 32%로 나타난다. 결국 소련 붕괴 후 러시아는 상대도 안 된다는 생각에 보수주의자들은 공산주의 국가 중공을 선택했고 친중적 행보를 보이는 진보주의자들은 러시아를 주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전교조를 비롯한 좌익 세력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지속되어 온 역사왜곡과 선전선동으로 6·25 전쟁의 전범들인 북한·중국·러시아(舊 소련)를 좋아하는 국민이 너무나 많다는 점이다. 2011년 설문조사에서는 일본(44.5%)·미국(19.9%)을 주적으로 생각했으며 2015년에도 일본(48.5%)이 북한(38.3%)을 앞섰다. 지금 우리 국민에게 주적은 6·25전쟁을 도발한 북한과 이를 지원한 중국과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과 일본이라는 얘기다. 전폭적 지원으로 우리를 구원해 준 미국은 물론 소해함 54척을 보내 주는 등 군사적 지원까지 해 준 일본은 기억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합일병합이 이미 1945년에 끝났음에도 여전히 일본을 미워하면서 오히려 시기적으로 더 가까운 1950년 전쟁 도발 세력을 옹호하는 것은 상식 밖의 판단이다.

더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테러 조직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대해서도 피해자인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이 아닌 러시아와 하마스를 응원하는 정신 나간 이들도 상당수 있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이토록 비뚤어진 세계관·역사관·국가관을 가지도록 했는가?

애국심, 그것은 올바른 세계관과 역사관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한민국과 우리 후손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다.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안보의 최일선에 있는 군 장병들의 인식 조사를 통해 올바른 역사관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물질적 전력보다 국방 혁신보다 훨씬 더 중요한 정신 전력의 완성인 것이다.

박진기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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