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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일가 ‘담보 잡힌 주식’ 비중 32%… 반대매매 우려 ↑
롯데·아이에스지주·DB·한화 등 8곳 ‘주식 담보 비중’ 절반 이상 차지
상속세 납부 부담에 주식담보대출 급증… “주가 하락 시 충당해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07 16:39:05
▲ 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대기업 집단 57곳이 대출 등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은 지난달 말 기준 총 28조99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보유 주식(90조3720억 원)의 32.1%에 달하는 수치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스카이데일리
 
대기업 총수일가의 주식담보 비중이 30%를 넘어서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식담보 비중이 절반 이상을 넘은 그룹도 8곳에 달했다.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를 일으켜 주식을 추가 납입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는 가운데 사익편취 목적 대출일 경우 기업가치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대기업 집단 72곳 중 상장 계열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57개 기업집단이 대출 등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은 1월 말 기준 총 28조99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보유 주식(90조3720억 원)의 32.1%에 달하는 수치다.
 
총수일가 중 롯데그룹의 주식담보 비중이 가장 높았다. 롯데는 2022년 말 담보 주식 비중이 49.9%였지만 1월 말엔 76.9%로 치솟았다. 롯데는 이 기간 추가로 1002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뒤이어 아이에스지주가 70.7%로 2위를 차지했다. 1년간 70억 원의 대출을 상환했음에도 오히려 전체 보유 주식에서 담보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0.9%p 상승했다.
 
3위는 58.3%의 비중을 보인 DB이었다. 2022년 말 65.1%보다는 6.8%p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DB는 해당기간 33억 원의 주식담보대출을 상환했다. 이어 한화 56.7%·한진 55.3%·HD현대 52.2%·SK 50.6%·삼성 50.4%·코오롱 48.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식담보 비중 증가폭은 HL이 가장 컸다. HL은 2022년까지만 해도 주식담보대출이 전혀 없었지만 이후 200억 원의 대출을 받으면서 담보 주식 비중이 전체 39.6%로 뛰어올랐다. 
 
비중 증가폭 2위와 3위는 각각 27%p·21.5%p 증가한 롯데와 한솔이 차지했다. 롯데는 주식담보대출액을 2132억 원에서 3134억 원으로 불어났고 한솔은 262억 원에서 745억 원으로 늘렸다.
 
▲ 대기업집단 오너일가 담보주식 비중 및 가치 현황. 자료=CEO스코어 제공
 
대출만을 위해 쓰인 규모도 상당했다. 1월 말 기준 대기업 총수일가의 전체 주식담보대출액은 7조1908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 5조1681억 원 대비 39.1% 늘어난 수준이다.
 
주식담보대출 금액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삼성 일가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 관장의 주식담보대출액은 1월 말 1조7500억 원으로 2022년 말 8500억 원 대비 9000억 원 늘어났다. 
 
이어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3870억·2017억 원의 대출액을 늘리면서 총수일가 개인 대출금액 증가 2·3위에 올랐다. 이 사장과 이 이사장의 대출액은 1월 말 기준 1조370억·5728억 원이다.
 
삼성그룹 총수 일가 주식담보대출 총액은 2022년 말 1조8711억 원에서 1월 말 3조3598억 원으로 총 1조4887억 원 늘어났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최근 1년간 1490억 원의 주식담보대출을 추가로 진행해 3370억 원까지 늘어나면서 개인 대출금액 증가 4위에 올랐다.
 
주식담보대출이 늘어난 것은 상속세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8년 구본무 LG전자 회장·2020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한 이후 총수일가는 연부연납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 총수일가도 2020년 신격호 회장이 별세한 데 따른 상속세 납부 차원에서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각각 905억·97억 원의 주식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았다.
 
주식담보대출의 문제는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반대매매는 담보가치가 일정 비율 이하로 떨어지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강제 처분을 막기 위해 총수일가는 담보가치가 하락한 만큼 주식을 충당해야 한다.
 
김성춘 CEO스코어 책임연구원은 “주가가 특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담보물의 가치가 하락해 주식을 추가로 담보로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식담보대출 때문에 주가가 떨어지기보다는 추가 담보를 해야 될 부분이 발생해 위험해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사익편취를 위한 주식담보대출일 경우엔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규식 변호사는 “우리나라 많은 기업들은 그동안 원리금 상환을 위해 터널링을 하거나 물적분할을 해서 거기에 지분을 넣고 또는 CVC를 만들어서 거기에 투자하는 식으로 사익편취를 했다”며 “이 때문에 주식담보대출을 많이 받으면 사익편취를 하는 동기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고 그렇게 되면 기업가치에 굉장히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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