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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권은 ‘중대재해법 유예’ 본회의서 통과시켜라
광주서 5000여 명 집결 등 기업인 릴레이 집회
“중소기업은 폐업 고민, 근로자는 실직 걱정”
무리한 법 시행 유예하고 준비기간 보장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21 00:02:01
50명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이 전면 시행된 가운데 이 법 시행의 유예를 촉구하는 집회가 연이어 열리고 있다. 집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들은 중대재해법 시행을 유예하고 준비기간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여야, 특히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중대재해법 유예 법안을 꼭 통과시켜 달라는 이들의 호소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근 광주광역시에서는 중소건설단체와 중소기업단체협의회 등 기업인 5000여 명이 중대재해법 시행 유예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유예 법안을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의 텃밭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 주목됐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3600여 명, 이달 14일 경기도 수원 집회의 4000여 명에 이어 이번에는 광주 5000여 명 등 유예 법안 처리를 호소하는 기업인들의 목소리가 커져만 가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문재인정부 때 정의당이 제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한 것으로 2021년 1월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22년 1월27일부터 시행됐다. 근로자가 일을 하다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에 소홀한 사업주를 처벌하는 등 보다 강력한 의무를 부과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5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하다가 올해 1월27일부터는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해 시행되고 있다.
 
이 법의 주된 내용은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보다 더 무거운 처벌이 내려진다.
 
사업장에서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근로자와 시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한다는 취지에 공감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법은 이미 시행되고 있는데 정작 현장에선 법이 요구하는 수준의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는 점이다. 중소기업 대표들이 중대재해법 유예를 촉구하며 준비 기간을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말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50인 미만 응답 기업 641개 사 중 중대재해법 대응을 위해 조치를 취한 기업은 22.6%에 그쳤다. 또 응답 기업 89.9%가 해당법의 적용 유예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영세한 규모와 인력 부족 등 열악한 조건에서 법이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시키기에는 더 많은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국회에서 이를 감안해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법 적용을 2026년 1월26일까지 2년 더 유예하자는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야당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표들은 안전관련법이 너무 방대하고 복잡해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또 정부 차원에서 무료 안전 점검을 지원해야 하고 자금·인력 면에서도 정책적인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현장의 인프라 조성을 위한 시간을 먼저 주고 나서 법 적용을 하는 것이 순서라는 걸 의원들이 납득해야 한다.
 
중대재해법 시행은 중소기업 대표들에게만 위협적인 것이 아니다. 특히 대표 1인의 역할이 큰 영세기업에서는 대표가 형사처벌을 받으면 폐업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근로자도 일자리를 잃고 그들의 가족 생계도 위협을 받게 된다. 기업 대표들이 집회에서 ‘중소기업은 폐업 고민, 근로자는 실직 걱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결코 과장된 게 아니다.
 
대통령과 정부도 기업인들의 고충을 헤아려 시간을 더 주자는 입장인데, 국회가 유독 요지부동인 데 대해 ‘반(反)기업 노조 눈치보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국회이고 누구를 위한 법 시행인지 야당은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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