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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법 사금융’ 무관용 원칙으로 근절하라
‘휴대폰 깡’ 등 신종 수법 경제적 취약계층 파고들어
국세청, 악덕업자 세무조사로 부당한 이자수익 회수
1만% 넘는 살인적 고금리에 ‘사채 지옥’ 못 벗어나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23 00:02:01
정부가 불법 사금융 척결을 위해 또다시 칼을 빼들었다. 최근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열린 ‘불법사금융 척결 범정부 태스크포스(TF)’가 불법 사금융 대응 방안을 논의하면서 범(凡)부처 차원의 긴밀한 공조로 불법 사금융을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된 불법 사금융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이 ‘불법 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에서 강력히 대응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불법 사금융 업자를 평생 후회하도록 강력하게 처단하라”고 유관 기관에 지시했다. 이에 앞서 2022년 8월에도 윤 대통령은 불법 사금융 척결을 위해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거듭된 대통령의 지시에도 불법 사금융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법무부·경찰청·과학기술정보통신부·행정안전부·방송통신위원회·국세청 등 9개 기관이 ‘범 정부 TF’를 구성하고 단속과 처벌에 나섰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불법 사금융 범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 등에 따르면 불법 사금융 검거 건수는 2022년 1179건에서 지난해 1404건으로 19% 증가했다. 검거 인원도 2073명에서 2195명으로 6% 늘었고, 구속 인원은 22명에서 67명으로 3배 이상으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불법 사금융은 그 수법이 지능화되고 다양해져서 채무자들을 궁지에 몰아 고혈을 끝까지 쥐어짜는 한편 당국의 단속을 피해 빠져나가는 방법도 지능적이다.
 
국세청이 공개한 사례들을 보면 기가 찰 지경이다. 예컨대 ‘휴대폰깡’ 수법을 쓰는 사채업자는 인터넷 대부중개 플랫폼을 운영하며 높은 이자를 붙여 돈을 빌려주면서 이를 빌미로 채무자 명의로 휴대폰을 개설해 받는다. 그러고는 이 휴대폰을 다른 대부업자에게 대포폰으로 팔아넘기는 식이다.
 
심지어는 취업준비생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신 나체사진을 찍어 이를 이용해 협박하는 방식으로 고리의 이자를 뜯어내기도 했다. 한 사채업자는 이런 방법으로 5000여 회 돈을 빌려주고 최고 연 5214% 이율로 악랄하게 추심했다. 불법 사금융 피해자 2415명에게 연이율 1만507%로 5억6000만 원을 빌려주고 받은 나체 사진과 동영상을 성인사이트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불법 대부업 조직 총책 등 6명이 검거된 사례도 있다.
 
이처럼 불법 사금융은 우리 사회 곳곳 눈에 띄지 않는 구석을 노리고 파고든다. 사각지대의 경제적 취약계층이 피해자이기 때문에 그 피해는 더 심각하다. 이들은 처음에는 10만 원·20만 원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살인적으로 높은 이율 때문에 순식간에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수천만 원이 되어 버린다. 불법 추심업자들은 가족 살해 협박이나 성착취 동영상을 찍어 협박한다. 또 대부업자들은 피해자가 용기를 내 신고해도 철저히 꼬리를 자르는 점 조직을 운영하기 때문에 경찰도 추적하기 어렵다고 한다.
 
불법 사금융 척결 범정부 TF는 부처 간 칸막이를 낮춰 전방위적으로 긴밀한 협업을 통해 강력 단속·처벌할 계획이다. 특히 국세청은 지난해 11월 1차로 불법사금융 업체와 업자 관련 163건을 조사해 총 431억 원을 추징·징수하는 등 부당이자 수익을 회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법 사금융 피해를 줄이기 위한 단속·처벌도 중요하지만 피해 예방을 위해 대국민 홍보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불법 사금융 업자들의 다양한 수법과 사례를 소개해 국민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불가피하게 불법 사금융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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