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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사 악마화 편집”… 언론 대응 매뉴얼 나왔다
3일 본지 입수 ‘의사 단톡방 카톡’ 기자와 말 섞지 마라
“의사 악마화하는데 일조한 언론 ‘불신’ 당하는 건 당연”
집회 현장서 취재진 질의에 의사들 일동 ‘침묵’ 유지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03 18:07:45
 
▲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서 의사 4만여 명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사전에 의사단톡방에 공유된 언론 대응 지침사항(오른쪽)에 따라 이날 취재진과 접촉을 피하려 해 취재 활동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독자 제공
 
“(언론들이) 의사를 악마화하는 편집을 한다.” 
 
여의도에 운집한 의사 등 4만여 명의 시위인파 사이에 ‘언론 대응 매뉴얼’로 추정되는 게시물이 나돌아 진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의 의과대학(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 반발하는 의사와 의대생 4만여 명은 3일 서울 여의도 대로변에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마치 사전에 말이라도 맞춘 듯 언론에 대한 냉담한 반응들로 일관했다. 
 
취재진은 이날 궐기대회 현장에 모인 의사 인터뷰에 나섰으나 거절을 당하거나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이런 가운데 궐기대회에 앞서 언론에서 인터뷰 후 일명 좌편향 언론사 악마 편집에 대비한 사전 지침이 의사 단톡방에 퍼진 것으로 전해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사실상 의사 단체들이 언론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 단면이 드러난 단계 아니냐는 혹평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본지가 입수한 한 단톡방 캡처 사진에는 언론 대응 지침으로 보이는 안내문이 쓰여 있었다. 이 메시지에는 자기 주변 동영상 촬영을 하고 지인과 가도 개인적으로 의사 관련한 이야기 하지 마시고(기자들 녹음기 켜고 서 있다고 녹취해서 악마의 편집함) 주변에서 반가운 척 인사하며 스며드는(?) 사람 경계하시고(기자일 가능성 높음) 개인적으로 인터뷰하지 말고 거절하시고(이상하게 편집 당할 가능성 높음) 괜히 주변에서 시비 거는 사람에게 자극하지 마세요(주변에서 동영상 촬영합니다) 집회 끝나고 근처 카페 가지 말 것 자기 쓰레기 치우는 건 상식 끝나고 의국원 동기 반갑다고 근처 카페에서 노가리 떨지 말고 멀리 가서 놀자. 근처에 눈·귀가 많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기자 취재에 불응하라는 사실상의 지침으로 보인다. 언론사가 악마의 편집’을 함으로써 의사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다는 우려 때문으로 파악된다실제 이날 집회현장을 찾은 취재진은 전공의나 의대생으로 보이는 이들에게 앞으로 계획과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물었으나 이들이 묵묵부답’ ‘침묵으로 대응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집회 참가자들 인터뷰를 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는 기자들도 오후 130분쯤 행사 앞서 열린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의 브리핑 외에 별도의 인터뷰를 하기 어려웠다는 반응을 대체로 보였다.
 
▲ 3일 오후 본지가 입수한 여의도 의협 주최 전국의사 총궐기 대회 관련 언론 대응 사전 지침 사항. 독자 제공
  
이와 관련해 별도 인터뷰에 응한 익명을 요구한 집회 참여자 A씨는 언론은 의사 악마화를 만드는 데 있어 윤석열정부와 함께 입을 맞춰서 의사에 부정적 견해를 주로 유지하고 퍼뜨려왔고 이 때문에 불신감이 상당히 높은 상태라고 간접적으로나마 배경을 밝혔다
 
이어 전공의들이 당장 월급이 끊겨 배달 아르바이트나 대리운전 등의 생활고에 직면한 사면초가의 상황이라고 했다그러면서 결혼한 전공의는 매달 내야 하는 전세대출금을 막기 위해 막노동 현장이라도 뛰어야 할 판이라고도 했다
 
또 다른 전문의 B씨는 특히 좌 편향한 언론들이 의사를 특권 집단화하며 이들의 소득 수준을 우려먹고 김모 교수처럼 사회주의 의료체계를 신봉하는 이들의 말만 받아 써 오지 않았느냐윤석열정부 의료패키지 2000명 증원에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의사를 악마화하는데 주류 세력도 의사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전공의들은 결코 현장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전임의와 교수들도 재계약 거부로 전공의들과 한 편에 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한 달 동안 주요 매체는 곳곳에서 중증 환자 아우성치는데 의사들이 집단이기주의에 빠져 죽어가는 환자를 방치한다’ ‘사람 목숨을 담보로 잇속만 챙기는 건 의료사태를 장기화하는 것’ ‘의사 때문에 간병인·구급대원·대형병원 환자 방까지 깡그리 몰락할 판’ ‘의사들 2000명 늘려서 고령화 시대 대비하자’ ‘지방의료 공공의료 발전을 위해서라도 의대 증원 불가피하다는 등의 현재 의사들의 목소리와 정 반대방향의 보도를 이어왔다
 
의사들은 의대 정원 증원 원점 재논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즉각 중단 불합리한 정책 패키지 추진 즉각 중단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의사를 2000명 증원한다면 의료비·건강보험료 등 각종 늘어나는 사회적 비용으로 말미암은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정부와 언론에 정반대의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집회장에는 의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진 The All Back!! (디올백)이라는 제목의 컨텐트 패러디 퍼포먼스도 시선을 끌어모았다. 내용은 △모든 정책을 원래대로 돌려놓자 △한국의료시스템을 원상복구시켜 달라 △의사들은 환자를 보러 다시 돌아가게 해 달라 △모든걸 되돌려 달라!! 디올백!! 독자 제공
 
한편 지난달 29일 기준 오후 5100개 수련병원 기준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는 총 565(전체 13000여 명 대비 4.3%)이다. 정부는 집단사직으로 먼저 의료 현장을 떠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등 전공의 13명에 대해 복지부 장관 명의의 업무개시명령 공시송달(공고)’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들에 대한 정부의 처분 절차가 곧 시작된다는 의미다. 공고문에서 복지부는 즉시 업무 복귀를 주문했으나 전공의들은 의사면허를 다시 따더라도 현장에는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응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복지부는 연휴 기간 복귀한 이들에 대해서는 추가로 판단한다는 입장으로, 연휴까지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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