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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핵심 예금’ 1년 새 3兆 이탈… 인뱅에도 밀릴 판
지방은행 5곳 요구불예금 41조→38조 급감… 순이익도 마이너스
가계대출 부문도 카뱅·케뱅에 거의 따라잡혀… “정책적 지원 필요”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3 10:48:00
▲ 5개 지방은행(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의 지난해 요구불예금 규모는 38조9638억 원으로 전년(41조8340억 원) 대비 6.7% 감소했다. 연합뉴스
 
지역경제 버팀목인 지방은행이 수익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요구불예금 등 핵심예금이 1년 새 3조 원 가까이 이탈하면서 고금리 호재에도 순이익은 뒷걸음질을 쳤다. 최근에는 디지털 금융을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에 가계대출 시장마저 밀리는 분위기다. 지방균형발전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위해서라도 지방은행에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23일 지방은행(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은행의 지난해 요구불예금 규모는 38조963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1조8340억 원) 대비 6.7% 감소한 규모다. 요구불예금은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는 상품으로 금리가 0.1% 내외로 낮다. 적은 이자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수익성이 큰 저원가성 예금으로 꼽힌다.
 
은행별로 광주은행이 1조1583억 원(-18.3%), 경남은행이 6703억 원(-10%), 전북은행이 4110억 원(-11.8%), 대구은행이 3375억 원(-1.8%), 부산은행이 2931억 원(-4.8%)의 요구불예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이 기간 주요 시중은행 4곳(국민·신한·하나·농협)은 요구불예금이 370조1898억 원에서 361조894억 원으로 2.5%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요구불예금은 지난해 말 26조764억 원에 이르렀다. 지방은행 전체 3분의 2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 같은 부진은 지방은행이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사이에서 이렇다 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은 주거래계좌 고객이 많아야 늘어날 수 있다. 요구불예금이 감소했다는 건 지방은행이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에 기존 고객을 뺏겼거나 신규 고객을 더 많이 유치하지 못했다는 걸 의미한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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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리서치 전문 연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매주 500명의 20~69세를 대상으로 ‘어떤 은행을 거래하고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 거래율은 △KB국민은행 16.3% △NH농협은행 11.7% △신한은행 9.7% △우리은행 6.5% △하나은행 4.9% △토스뱅크 4.0% △카카오뱅크 3.9% △IBK기업은행 3.4% △대구은행 1.1% 순으로 나타났다. 대구은행만 1%를 넘었을 뿐 나머지 지방은행 4곳은 0.2~0.7% 수준에 머물렀다.
 
핵심 예금이 이탈하고 고객 유입이 적다 보니 지방은행은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방은행 5곳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4454억 원으로 전년(1조5608억 원) 대비 7.4% 감소했다. 경남은행만 1.3% 늘었을 뿐 부산은행(-16.1%)·광주은행(-6.8%)·대구은행(-6.2%)·전북은행(-0.3%)은 감소했다. 고금리 기조 속 예대마진 등을 통해 작년에도 플러스 성장을 이어간 국민은행(+15.5%)·하나은행(+12.1%)·농협은행(+3.6%) 등 주요 시중은행과 상반된 실적이다.
 
대출 부문도 위태롭다. 인터넷전문은행에 역전당하기 직전이다. 지방은행 5곳과 인터넷전문은행 2곳과 가계대출 잔액 격차는 2022년 25조 원에서 2023년 21조 원으로 4조 원가량 줄어들었다. 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는 32조9478억 원을 기록하며 지방은행 1·2위인 부산은행(18조3743억 원)·대구은행(19조8074억 원)을 10조 원 이상 앞섰다. 케이뱅크(11조9017억 원)도 전북은행·광주은행을 크게 따돌리고 경남은행(12조2135억 원)을 바짝 쫓고 있다. 낮은 대출 금리와 비대면 편의성 등 금융 경쟁력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밀리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지방은행이 지역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만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지방은행은 필요한가? : 지방은행의 역할, 필요성,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지역 중소기업 자금 공급 및 지역민 은행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시중은행 전환을 지원해 은행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지방은행들은 지역경제 침체와 금융환경 변화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부 지원 없이 시장에서 경쟁할 경우 지방은행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면서는 존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서 정책당국은 먼저 지방은행 본연의 역할에 대해 정책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수도권 및 해외진출을 늘리며 규모가 커지고 있는 지방은행에 대해서는 시중은행 전환을 지원해 주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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