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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상생금융포럼 기획
[벼랑 끝에 선 소상공인]㊥ 은행선 찬밥… 고리 사채가 ‘생명줄’
사채 자금 융통, 법정 이자율의 3~4배 고금리 이자 부담
"소상공인 위한 금융시스템 부재 해결 시급"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1 15:42:50
▲ 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금융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출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가 45.9% △대출 한도 제한에 따른 추가 대출 불가 31.3% 차지했다. ⓒ스카이데일리
 
[편집자주] 소상공인이 고금리·고물가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가게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제1금융권으로 달려가지만, 신용등급이 낮아 사업자 대출을 받지 못하는 소상공인들이 대부분이다. 정부는 대출 빚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필요한 대출자금을 수혈해주고 있다. 그러나 저신용 등 취약계층 소상공인은 대출 상담에서 실행까지 많은 금융 애로가 발생하지만 정부는 특별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1 A씨는 수도권의 농수산 도매시장에서 보증금 1500만 원, 월세 100만 원의 4~5평 가게를 임대해 농수산물 중개도매업을 하고 있다. A씨는 점포 운영에 필요한 2억 원 가량의 긴급 자금이 필요했지만 도매시장 인근의 은행을 찾지 않고 바로 농수산 도매시장에서 사채놀이를 하고 있는 사채업자 B씨를 찾았다. B씨는 A씨가 필요로 하는 2억 원을 바로 차용해줬다
 
A씨는 사채업자에게 연리 40%에 달하는 이자를 지불해야 했다. 은행이 요구하는 각종 필요서류를 준비하기에도 시간이 촉박했지만 필요서류를 제출한다 해도 은행이 필요자금을 융통해 준다는 보장이 없었기에 은행 이자의 10배에 달하는 이자를 부담하면서까지 사채업자에게서 자금을 융통했다.
 
#2 용인시의 농촌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씨는 매일 동네를 순회하는 사채업자 박 씨에게서 일수돈을 빌려 쓰고 있다. 김 씨는 박 씨로부터 500만 원을 빌리고 일 6만 원씩 100일동안 변제하는 사채를 이용한다
 
박씨의 사채이자는 연리 70%에 달하는 고리대금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씨는 박 씨로부터 일수돈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김 씨가 사채를 써야 할 만큼 급전이 필요하거나 몫돈 들어갈 사용처가 생기지 않았음에도 김 씨가 일수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김 씨는 제가 운영하는 미용실 근처에는 은행도 없고 ATM기계도 없다면서 사는 지역이 변두리이다 보니 도무지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없기때문에 금융기관의 역할을 대신해 주는 사채업자를 통해 금융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앞서 나열한 두 명의 사례자는 현행 금융제도의 허점 때문에 발생한 고리대금업의 피해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명의 피해자는 법률이 정하고 있는 적정 이자율보다 3~4배가 높은 고금리 이자를 부담하면서도 사채업자에게서 자금 융통을 하고 있다. 그들은 왜 사채업자에게서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금융서비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일까?
 
인터넷은행 K-뱅크는 출범하면서 미성년자에게 통장을 개설해 주지 않았다. K-뱅크는 미성년자 통장 개설 불가의 이유로 신원확인이 어렵다는 변명을 했다. K-뱅크와 함께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했던 카카오뱅크는 K-뱅크와 달리 미성년자에게 통장을 개설해 주고 있었다
 
K-뱅크의 이같은 행위는 결국 미성년자 인권차별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됐고 그 해 국정감사장의 의제로 다뤄졌다. 이후 당시 만 15세까지 발급받을 수 있는 여권을 이용한 온라인 신원확인을 위해 관련법이 개정됐다. K-뱅크 또한 온라인으로 신원확인이 가능한 미성년자에게도 통장개설을 허용했다.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시스템의 부재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의 금융접근성 문제는 역대 어느 정권도 해결하지 못했다. 불법 사채업자들만이 그들의 갈증을 해소해 줬을 뿐이다.
 
사업(가게) 운영자금을 조달받기 위해 제1금융권 문을 두드리지만 금융권은 소상공인의 신용을 적절하게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않다. 보수적인 운영방침에 젖어 있는 금융권은 오로지 객관적 수치에 의존한 정량평가를 통해 소상공인의 신용도를 평가한다. 소상공인이 운영중인 가게가 위치한 상권의 프리미엄이나 권리금 따위는 전혀 신용도에 반영되지 않는다.
 
2004년 제정된 성매매특별법은 집창촌이던 길음동(미아리 텍사스촌)이나 전농동(청량리 588)인근 은행의 지점장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법령이었다. 성매매특별법으로 인해 집창촌의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이른바 포주들의 수입원이 모두 끊겼기 때문이다. 당시 집창촌 인근의 은행지점들은 매춘업소의 포주들에게 지점장 직권으로 수천만 원의 신용대출을 실행했다
 
정량적 평가로는 도저히 수치화되지 않는 신용도임에도 수천만 원의 신용대출이 실행되었다는 점은 은행들이 지점장에게 신용평가에 있어서 정성평가를 해도 된다는 무언의 지침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물론 성매매특별법으로 인해 집창촌 인근의 지점장들은 모두 실업자가 됐지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할 것이다.
 
소상공인의 금융 접근성 문제는 여신분야에서 두드러지는데 사업 유지 및 확장 생계비 코로나19 피해 복구 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자금의 수요는 넘쳐난다. 그러나 신용평가와 담보 요구 이자 부담 낮은 신용도 등으로 인한 대출 공급 부족으로 자금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는 수요와 공급의 괴리가 엄청나게 발생하고 있다.
 
올 해 초 소상공인연합회의 소상공인금융실태조사에 따르면 공급부족의 원인은 대출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가 45.9% 대출 한도 제한에 따른 추가 대출 불가 31.3% 복잡한 대출 절차 및 구비서류가 8.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상생금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상생금융은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의 고통을 분담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것을 말한다
 
고금리·고물가 지속으로 소상공인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공공적 성격을 강화해 이행하는 사회공헌의 일환이다. 수수료 및 금리 인하 연체율 이자 감면 원금상환지원 채무 감면 등을 비롯한 새희망홀씨 등의 지원들이 포함된다.
 
그러나 이제껏 진행됐던 대부분의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들은 일회성에 지나지 않았다. 소상공인의 인권보호 차원이 아닌 단순 시혜성 프로그램으로 끝났기 때문에 소상공인의 금융접근성 문제는 정권이 바뀌어도 세상이 바뀌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남아 있다.
 
소상공인 금융접근성 문제와 관련해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은 대출을 원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굳이 새로운 시스템까지 만들어서 소상공인 대출 상품을 취급하겠느냐정부에서 소상공인 도와주라고 할 때마다 생색이나 조금 내면 그만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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