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이 범죄도피처인가”…민주, 형소법·선거법 개정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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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시 재판 정지’ 형소법 개정안 법사위 소위 통과
행안위, ‘허위사실 공표해도 無처벌’ 선거법 개정안 처리
국힘 “민주당 아닌 ‘명주(明主)당’ 행태”…법무부 ‘우려’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07 15:10:13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 : 국토종주편’에 나선 6일 충북 영동군 영동전통시장의 한 떡집에서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재판을 정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됐다. 민주당은 허위사실공표죄 조항을 손질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독재를 향한 개악”이라고 맹렬히 성토했다.

법사위는 이날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피고인이 대통령 선거에 당선된 때에는 법원은 당선된 날로부터 임기 종료 시까지 결정으로 공판 절차를 정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새롭게 포함됐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 중이다. 그러나 내란·외환 이외의 죄로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에 대통령으로 당선된 경우 형사재판을 계속 진행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허위사실공표죄 구성 요건에서 일부를 삭제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처리했다. 지난 2일 신정훈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은 ‘선거 후보자가 행위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하더라도 처벌하지 않는다’가 골자다.

국민의힘은 형사소송법·선거법 개정안 모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방탄’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는 무죄로 뒤집혔으나 1일 대법원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독재를 향한 개악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 맞춤형 입법 로비 기관이 돼버린 지 오래”라며 “노골적인 (이 후보) 맞춤형 입법으로 법치국가 근간을 훼손하고 국민 신뢰를 저버리겠다는 반헌법적 행위를 손쉽게 저지르고 있다. 민주가 아닌 ‘명주(明主)당’ 의원들의 사전 공적 쌓기와 눈도장 찍기 경쟁 레이스는 부끄러움도 잊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대선 후보라도 재판받을 수 있다는 건 지극히 민주주의적이며 건강한 사회체제 현상”이라며 “후보의 범죄 혐의, 진실 여부를 알고 유권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민주당은 재판 수용과 투명한 공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무부도 우려 입장을 내놨다. 7일 법조계에 의하면 법무부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특정인을 위한 법률안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국민적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취지의 신중 검토 의견을 법사위에 제출했다.

법무부는 “자격 없는 피고인으로 하여금 부당하게 그 임기를 보장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대통령직이 범죄 도피처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국민 신뢰를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대외 신인도 및 국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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