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춘의 인공지능세상] 부상하는 中 저공경제 산업, 대응 전략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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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춘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5-27 00:02:40

▲ 권희춘 세경대학교 인공지능드론센터 교수·(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대표

최근 글로벌 산업 지형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저공경제(Low-altitude Economy)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저공경제란 유·무인 항공기의 저고도 비행을 기반으로 여객·화물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광·농업·응급 구조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하여 발전하는 경제 형태를 말한다.

중국의 저공경제 산업은 2024년 기준 글로벌 시장 규모 5280억 위안(약1020조 원)을 기록하며 연평균 28% 성장 중인 초성장 산업이다(중국산업정보원, 2024.06). 특히 정부 주도의 적극 지원으로 드론 생산·수출 70% 점유율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eVTOL(전기 수직 이착륙기) 시장도 선점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저공경제를 14차 5개년 계획(2021~25년)의 핵심 산업으로 선정하고,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24년 1월에는 ‘드론 비행관리 임시조례’를 발표하여 드론 주도의 저공경제를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또한 민간 항공국은 eVTOL 등 플라잉카를 비롯한 저공경제에 대한 육성 방침을 확고히 하고, 2025년을 저공경제 상업화 운영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방 정부들도 저공경제 발전에 적극적이다.

베이징시는 2024~27년 행동계획 초안을 발표하여 드론과 공공교통을 조합한 새로운 물류 모델 개발과 비행 차량의 통근 활용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3년간 저공경제 관련 기업 수를 5000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1000억 위안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상하이시는 2024년 ‘상하이 저공경제 산업의 고품질 발전을 위한 행동 방안’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관련 산업 규모를 500억 위안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중국의 저공경제 발전에는 민간 기업의 활약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항(eHANG)은 세계 최초로 2인승 eVTOL 항공기 ‘EH216-S’에 대한 생산 인증을 획득하고, 자율주행 전동 수직 이착륙기(eVTOL)의 대규모 양산을 위한 생산 인가증을 발급받았다. 또한 메이투안은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주요 도시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저공경제의 실용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민간 기업의 활약은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맞물려 저공경제 산업의 빠른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민간항공국은 초기 eVTOL 사용을 촉진하고 항공 교통 관리 인프라를 개발하기 위해 여러 UAM(Urban Air Mobility·도심항공교통) 데모 사이트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며, 중국의 저공경제는 2025년까지 1조5000억 위안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

반면 한국은 아직 저공경제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제도와 생태계가 미흡한 실정이다. 정부는 UAM 로드맵을 수립하고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공역 분할과 통합관제 시스템 구축이 더디고 드론 활용 역시 규제 중심의 접근이 강하다. 민간 기업은 기술력은 있으나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어려운 시장 환경과 수익 모델 부재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 지방 정부의 역할도 상대적으로 미미해 지역 간 실증·운용 격차가 존재한다.

한국은 중국의 저공경제 전략에서 다음과 같은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얻는다.

첫째, 공역 개방 및 관제 체계의 혁신이 필요하다. 현재 군 중심의 공역 통제에서 벗어나 민간·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협업 모델이 시급하다.

둘째, 민간 기업의 기술 상용화를 위한 규제 샌드박스 확대 및 실증단지 조성에 집중해야 한다.

셋째, 저공경제 관련 표준화 작업과 함께 국제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글로벌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중국의 저공경제 산업 육성 전략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미래 사회와 도시 구조 자체를 혁신하는 국가적 시도이다. 한국 역시 신속한 제도 개선과 민·관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공경제는 단지 하늘을 나는 산업이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비상하게 하는 새로운 성장 엔진임을 인식해야 한다.

권희춘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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