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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감축설이 불거지는 가운데 한미 양국 국방부와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6·25 전쟁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이 가운데, 미국 국방 정책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데 안보가에서는 유럽 주둔 미군 감축 논의부터 중국의 대만 침공 시 한반도 확전 시나리오까지 다양한 안보 현안이 부상하고 있다.
26일 미 국방부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25일(현지시간) 미국 현충일(메모리얼 데이) 주간을 맞아 워싱턴DC의 한국전쟁 참전 기념 공원을 방문해 자녀들과 더그 콜린스 미 보훈장관과 함께 기념비와 조각상 청소 작업에 참여했다. 그는 청소를 마친 뒤 “한국(6·25)전쟁이 무엇이었는지, 왜 중요했는지, 전략적 환경은 어땠는지, 누구와 싸웠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됐는지, 왜 우리가 여전히 그곳(한국)에 있는지 등을 아이들에게 상기시키는 기회였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우리는 어린 아이들의 마음과 영혼에 매우 의도적으로 이 의미를 심어줘야 한다”며 “그래야 그들이 이것이 왜 특별한지 이해하고, 다음 세대에 전달하고 싶어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보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행정부가 주한미군 4500여 명을 괌 등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뒤, 미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대한민국 방어에 굳건히 헌신하고 있다”며 감축설을 부인한 직후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재확인하며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나라를 방어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밝혀 동맹 운용 원칙 변화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 국방부가 4성 장군과 장성급 장교 감축 계획을 공개하면서 주한미군사령관의 지위 변화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미래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같은 헤그세스 장관의 6·25 전쟁 의미 강조는 한반도 주둔의 역사적·전략적 정당성을 미국 사회와 차세대에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트럼프 정부들어 미국의 국방전략은 주한미군의 임무를 기존의 ‘북한 억지’에서 ‘중국 견제’로 점차 확장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주한미군 일부를 괌이나 필리핀 등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순환배치하거나, 한반도 유사시 대만해협·남중국해 등에 투입하는 시나리오도 논의되고 있다.
특히 유럽 주둔 미군 감축 논의부터 중국의 대만 침공 시 한반도 확전 시나리오까지 다양한 안보 현안이 부상하는 가운데, 초고성능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골든돔’ 가동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일단 올해 하반기 유럽 주둔 미군 감축 논의를 공식화할 전망이다. 매슈 휘태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재 미국 대사는 16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6월 말 나토) 정상회의 이후, 올해 하반기쯤 우리는 그런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유럽 내 미군 병력 감축 논의 계획을 밝혔다.
국제전략연구소(CSIC)는 유럽 주둔 미군 8만 명 철수 시 NATO가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2260억 달러에서 3440억 달러를 투입해야 하며, 향후 25년간 무기와 장비 수명 주기 비용을 고려하면 1조 달러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상군 대체 비용은 510억 달러에서 930억 달러, 공군은 880억 달러에서 1250억 달러, 해군은 860억 달러에서 12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유럽 동맹국들의 막대한 방위비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은 미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DTRA)의 지원을 받아 지난 21일 ‘2030년 중국의 대만 침공 시 한반도 확전 시나리오’를 가정한 테이블톱 훈련(TTX, Tabletop Exercise)을 실시했다.
이번 TTX는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경우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와 확전 가능성 △미국과 동맹국의 대응 방안 △북한의 전략적 선택 등 다양한 변수를 시뮬레이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훈련에는 미국 국방·외교 전문가, 전직 고위관료, 동북아 안보 전문가 등이 참여해, 한반도에서의 군사 충돌 가능성과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의 한미동맹·주한미군 역할·북한의 도발 시나리오 등에 대한 다각적인 토론이 이뤄졌다.
시나리오는 △대만 문제로 미중 간 재래식 전쟁 발발 △중국의 주일미군 기지 공격 △북한의 핵실험 감행과 주한미군에 대한 미사일 공격 △중국의 한반도 분쟁 개입과 한미 전투기 교전 △대만에 대한 주한미군의 군수품 지원 등 5단계로 구성됐다. 이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보 불안이 고조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급력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백악관에서 발표한 ‘골든돔(Golden Dome)’ 프로젝트와 맞물린다. 미국 본토를 겨냥한 극초음속 미사일 등 신형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미사일 방어(MD) 체계다. 1750억 달러(약 240조 원)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며, 2029년 1월까지 실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록히드마틴·보잉·팔란티어·앤두릴, 부즈 알렌 해밀턴 등 미국의 주요 방산·기술 기업들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든돔의 가장 큰 특징은 ‘우주 기반 요격 체계’다. 기존의 지상 레이더와 요격체계로는 탐지가 어려운 극초음속 미사일이 혹은 지구 반대편·우주에서 발사된 미사일까지도 인공위성에 탑재된 센서와 우주 공간에 배치된 요격기를 활용해 상승 단계에서부터 탐지·추적·요격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중·단거리 로켓과 드론 방어에 특화된 것과 달리, 미국 본토를 겨냥한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무기까지 포괄적으로 방어하는 체계다.
골든돔 구상의 배경에는 러시아·중국·북한 등에서 다량 보유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이 있으며, 1980년대 ‘스타워즈’(SDI) 구상과 유사하지만, 당시와 달리 민간 우주기술의 발전과 대규모 위성망 구축이 현실화되면서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미국 내에서는 수백~수천 기의 위성과 우주 요격기, 레이저 무기 등 첨단 기술이 필요해 천문학적 비용과 기술적 한계, 실효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주한미군 감축설도 이 같은 트럼프 해정부 미국 국방 체제의 전반적 태세 조정과 맞물려 있다고 본 소식통은 “트럼프 정부의 ‘임시국가방위전략지침(Interim National Defense Strategic Guidance)’에서 중국 위협에 대응하여 미국 본토와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를 최우선 과제로 명시 하였다”며 “그 외 지역에서의 위험(risk)은 감수하며 동맹의 안보는 스스로 담당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미군의 재조정과 준비태세 변화가 조정되고 있으며, 올해 3월24일 일본 자위대를 통합지휘하는 통합작전사령부를 창설하였고, 일본 방위상은 한반도를 포함한 하나의 전구(one theater) 구상이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에게 공유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 트럼프 정부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과 세계적인 미군의 재배치 움직임을 고려시 주한미군의 감축이나 재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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