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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19일 열린 마지막 TV토론회는 ‘혁신’보다는 ‘내홍’만을 부각시키며 보수 정당의 혼란상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찬탄파(탄핵 찬성)’와 ‘반탄파(탄핵 반대)’로 나뉜 후보 간 공방은 격해졌고, 당의 미래 비전보다 과거 정쟁에 대한 집착이 부각되면서 실망스러운 토론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자 TV토론회’ 에서 김문수 후보는 “국민의힘이 체제 전쟁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반공·색깔론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이재명 정부를 “‘반미·친북 정권’이라 규정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인권 침해’로 규정하며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경태 후보는 “철 지난 색깔론을 자꾸 이야기하는 김 후보를 보면 측은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장동혁 후보는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 씨에게 공천 가능성을 시사하며 논란을 자초했다. 그는 “전 씨는 탄핵 당시부터 당을 위해 싸워온 분”이라며 “열심히 싸운 이에게 공천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조경태 후보는 “전 씨는 내란 동조 세력”이라며 “그런 인물에게 공천을 준다는 발언은 우리 당이 헌법정신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 후보는 장 후보에게 “정통 보수 정당에 헌법을 부정하는 세력은 있어선 안 된다”며 사실상 탈당을 요구했다.
안철수 후보 역시 장동혁 후보의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계엄령을 옹호하는 인물에게 공천을 주겠다는 생각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그런 분은 국민의힘이라는 정통 보수 정당에 남아서는 안 되고, 차라리 밖으로 나가 새로운 정당을 차리는 것이 맞다”고 직격했다.
안 후보는 토론 중간에 김문수 후보를 향해 다소 이색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안철수후보의 “케데헌(K-POP Demon Hunters)을 아느냐”라는 돌발 질문이었다. 케데헌은 K-팝과 게임·애니메이션을 결합한 최근 글로벌 콘텐츠로, 젊은 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문화 아이콘이다.
케데헌을 모른다는 김문수 후보에 안철수 후보는 “정치가 20세기 냉전 언어에 머물러선 안 된다. 세계가 공유하는 문화 콘텐츠 속에서 시대적 흐름을 읽고 미래 세대와 호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토론 직후 언론의 관심을 크게 끌었다. 정치적 논쟁에 매몰된 다른 후보들과 달리, 안 후보가 문화·세대 감각을 전면에 내세우며 ‘새로운 보수 리더십’ 이미지를 부각하려 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탈당’ 공방으로 확전… 안·조 단일화도 무산
토론은 ‘전한길 공천’ 논란을 넘어 ‘당에 남을 자격’ 논쟁으로까지 확전됐다. 장동혁 후보는 토론회 후반부에 조경태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만약 우리 당이 계엄령을 옹호하고 내란에 동조한 세력으로 국민에게 평가받는 상황이 온다면, 조 후보께서는 그런 당에 계속 남아있을 것인가”라고 압박성 질문을 던졌다. 보수 정당의 정체성을 ‘계엄 동조 세력’이라는 굴레로 묶어 조 후보의 입지를 흔들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이에 조경태 후보는 곧장 반격에 나섰다. 그는 “정통 보수 정당에는 헌법을 존중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착한 사람들’이 남아야 한다”며, “반대로 헌법을 부정하고 내란을 동조하는 ‘나쁜 사람들’은 남아선 안 된다”고 강하게 맞받았다. 단순한 탈당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이 당의 주인이어야 하며 어떤 가치가 당의 정체성을 지탱해야 하는가에 대한 원칙적 문제를 제기한 셈이었다.
조경태 후보가 제안한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는 이날까지도 성사되지 않았다. 안 후보는 “공식적인 단일화 제안을 받은 적 없다”며 선을 그었고, 조 후보는 “국민과 당원이 단일화를 이뤄달라”며 지지를 호소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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