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으로 1도씩”… 시험대 오른 장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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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리 만나 여·야 협치 강조… “기회 만들어 달라”
전한길 거리두기 ‘슬슬’… 당내 지지 기반 흔들 우려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01 14:44:09

▲ 김민석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오른쪽)를 예방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일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장 대표는 ‘대여 강경 투쟁’ 기조에서 한발 비켜서며 ‘여·야 협치’의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김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산적한 민생문제가 있고 해결해야 할 여러 어려운 문제들이 있는데, 국회가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 여야가 손을 잡기에는 거리가 너무 먼 것 같다”며 “(여당이) 미래로 나아가자고 하면서 계속 과거의 일로 무리하게 야당을 공격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면서 야당도 여당과 협치의 손을 내밀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일방독주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민생이 타들어 가는데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을 향해 과거와 단절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언론에서조차 위헌적이라고 하는 ‘내란특별재판부를 만들겠다’며 강행을 예고하고 있고, 3대 특검 연장도 강행처리를 예고하고 있다”며 “노란봉투법이나 상법이 기업 우려를 담아낼 보완조치 없이 일방 통과된 데 대해서도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충분한 협의 없이 법안이 통과되면 그 짐은 고스란히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여·야가 협치할 수 있도록, 총리께서 여러 역할들을 해 주고, 여·야·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장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일대일 회동’을 역제안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실타래를 풀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총리는 장 대표에게 이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지도부 회동에 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총리는 “대통령은 취임 후 야당 지도자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자주 만나려고 노력하고, 그런 마음을 가져왔다”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이후에도 과거에 그랬듯이 여야 지도자들에게 순방 결과를 보고하고 설명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회동을) 제안을 했다. 지금 아마 협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속히 (협의가) 이루어져서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대목들을 장 대표가 직접 듣고 묻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다”며 “경제 상황도 그렇고, 한미정상회담 후속으로 할 일이 많다. 그런 일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 집권 경험이 있는 야당 의원들의 지혜를 많이 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장 대표가 최근 들어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점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을 ‘관군’, 전 씨를 ‘의병’에 비유하며 “의병처럼 밖에서 적을 막아주고 당과 함께 싸웠다”고 말해 전 씨와의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당 정책위의장에 4선 김도읍 의원을 내정하며 극우색채를 누그러트린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내 ‘반탄파’로 분류되는 신동욱 최고위원은 1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전한길 씨는 당 밖에서 의병 역할이 가장 잘 맞다라고 한 장동혁 대표의 생각은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전한길 씨라든지 이런 분들이 지금 저희 당에 무슨 들어와 계시는 분들도 아니고 그냥 일반 당원일 뿐인데 그분들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저희가 지나치게 평가하고 분석하고 거기에 영향받고 이럴 일은 앞으로 저는 없다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난항을 겪고 있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와의 회동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같은 인터뷰에서 “지금 어쨌든 그런 문제(이 대통령과 장 대표 간 일대일 회동)를 포함해서 물밑에서 지금 조율 중이다. 잘될 것”이라며 “조만간 만나기 위해서 지금 여러 가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 대표가 당내 최대 우군세력인 아스팔트 극우 세력을 멀리하진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 당내 친정체제를 구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지 기반마저 흔들릴 경우 최악의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는 우려 때문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장 대표가) 당대표가 되시고는 약간 오른쪽에서 1도씩 계속 왼쪽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오른쪽으로 확 치우쳐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전향적으로 왼쪽으로 돌려야 내년 지방선거에 저는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간 선거 때랑 당대표 된 이후에 확실히 스탠스가 좀 다르긴 한 것 같다”며 “저는 안 만날 수도(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진강 기자 kjk2156@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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