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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협약 후속 협의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미국이 대미 투자액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기를 요구하고 있으나 한국이 요구를 들어주기는 힘든 상황이다.
산업통산자원부(산업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오전 10시25분경 한미 관세 협약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다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14일 미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고 귀국한 데 이어 여 본부장이 다시 출국하며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여 본부장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등 미국 통상 관계자들을 만나 협상 후속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미 관세 협약 후속 협의의 핵심은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다. 7월31일 체결된 한·미 관세 협약에서 미국 정부는 투자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한국 대통령실은 재투자 개념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한국 정부는 투자의 상당수가 보증 형태로 구성됐다고 밝혔으나 미국 정부는 반대로 현금 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약 체결 당시에도 내용에 대해 이견이 있었고 미국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 한·미 관세 협상이 계속 늘어지는 모양새다.
3500억 달러는 8월 말 기준 한국 외환 보유액(4163억 달러)의 84%에 달하는 금액이다.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최악의 경우 외환 위기까지 언급되고 있다.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되는 일본의 경우 대미 투자액 5500억 달러 전액 현금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투자액이 크지만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1조3240억 원으로 한국의 약 3배에 달한다. 일본 엔화는 기축통화기 때문에 외화 조달이 더 자유로운 것도 강점이다.
한국 정부는 외환 시장 충격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통화 스와프를 요구했으나 미국 정부는 통화 스와프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양보보다는 높은 관세로 상대국을 압박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스트롱맨’ 전략을 선호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통화스와프를 순순히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한 자동차 품목 관세를 아직 25%로 유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높은 관세를 유지한다면 한국 수출 기업들이 실시간으로 타격을 입는 만큼 한국 정부는 선택지가 제한되게 된다.
정부는 계속해서 협상을 이어나가며 합의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의 이익이 우선시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부분을 열고 협상하고 있다”며 “외환 시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서 통화스와프도 고려하며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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