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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6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법사위 간사 선임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부결됐다. 전례 없는 무기명 투표 절차가 도입되면서 여야 간 충돌이 이어졌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법사위원 10명이 무기명으로 투표한 결과, 전원이 반대 표를 던져 안건은 부결됐다. 회의장에 투표소가 설치되는 이례적 장면까지 연출됐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간사 선임을 표결로 처리한 적은 없었다”며 반발하며 퇴장했고, 민주당 주도로 표결이 진행됐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표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의회 독재의 또 다른 역사를 썼다”(나경원 의원), “상임위 회의장에 기표소를 세우고 자기들끼리 야당 간사를 부결시킨 사례가 대한민국 헌정사에 있었느냐”(신동욱 의원)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나 의원이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받은 점을 들어 이해충돌이라며 간사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 중에도 재판을 받으며 간사를 맡은 사례가 있었다”며 “여당의 일방적 부결은 헌정사 유례 없는 폭거”라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여야 고성이 오가며 회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특히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나경원 의원이 법사위 간사를 맡으면 법원장인 남편까지 욕을 먹지 않겠느냐”고 지적하자,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그럼 의원님 부인은 뭐하시냐”고 맞받아쳤고, 박 의원이 “돌아가셨다”고 답하면서 회의장은 한때 술렁였다.
한편 전날(1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장찬)는 2019년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결심 공판에서 나 의원에게 징역 2년을,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징역 10개월과 벌금 200만 원, 김정재·이만희 의원에게 징역 10개월과 벌금 30만 원 등을 각각 구형했다.
나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행위는 헌법 질서와 의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폭력이 아닌 농성·구호 제창·철야 농성 등 정치 행위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도 “범죄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불가피한 저항이었다”며 무죄를 호소했다. 선고는 11월 20일 내려질 예정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나경원 의원이 있을 곳은 법사위가 아니라 법정”이라며 “이해충돌이니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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