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 “담합해도 과징금 솜방망이… ‘남는 장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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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담합 적발 497곳, 과징금 매출대비 2% 남짓
알고리즘 담합 대응, 공정위 앞장서야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6 10:34:34

상위 대기업들의 담합 행위가 연이어 적발되고 있지만 제재는 여전히 미약해 ‘남는 장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담합이 기업에게 사실상 ‘이익 남는 장사’가 되니 대기업까지 가담하는 현실”이라며 “솜방망이 과징금으로는 담합 억제가 불가능하다. 자진신고제도 보완 등 근본적인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6일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담합 매출액은 12조 2,953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 규모인 8조 3,212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같은 기간 과징금은 2,192억 원으로 담합 매출 대비 1.8%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담합 매출액은 91조 6,398억 원에 달했다. 반면 과징금 총액은 2조 2,764억 원으로 담합 매출의 2.5% 남짓에 그쳤다. 담합으로 얻은 불법 이익에 비해 제재 수위가 지나치게 낮다는 진단이다.

특히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대기업 집단인 상호출자제한기업 소속 대기업 39곳의 담합행위가 적발됐다. 대표적으로 현대제철은 4조 8천억 원 규모의 담합 매출을 올리고도 과징금은 1천700억 원대에 머물렀다.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조달청 납품 과정에서 단가담합을 저지른 현대제철 등 11개 제강사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역시 담합 매출이 각각 2~3조 원대였지만 과징금은 300억~400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 3월 공정위는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를 위한 판매 장려금 담합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1140억 원 부과한 바 있다. 이후 7월 최종 의결서 발송과정에서 알뜰폰 이탈 번호이동 등의 매출 조정으로 3사에 부과된 과징금은 963억 원으로 경감됐다.

또한 3사의 번호이동의 혜택을 줄이는 담합의 결과로 일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2014년 2만8872건에서 2022년 7210건으로 지속 감소했다.

허 의원은 담합은 철강, 해운, 물류, 식품 등 주요 산업 전반에서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담합 매출이 1조 원을 초과한 상호출자제한기업만 10곳에 달했으며 대기업이 담합에 가담할 경우 시장왜곡 효과가 중소기업과 소비자 전반으로 확대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최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알고리즘 담합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공정위가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한발 앞선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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