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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서울 아파트 거래 과정에서 ‘가격 띄우기’ 의심 사례 8건을 적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부동산 실거래가 제도를 악용한 허위 신고나 시세 조작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로, 거래 당사자 일반인이 직접 수사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는 12일 “서울시 부동산 거래 해제 건 중 가격 띄우기가 의심되는 사례를 집중 조사한 결과, 명백한 불법 정황이 드러난 8건을 확인했다”며 “이 중 2건은 이미 지난 10일 경찰청에 수사의뢰를 완료했고, 나머지 6건도 조만간 절차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부동산 실거래가 제도를 이용해 허위 신고로 시세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국토부는 2023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지역 거래 해제 사례 425건을 전수 조사 중이며, 이 가운데 2023년 135건, 2024년 167건, 2025년 123건을 ‘가격 띄우기’ 가능성이 있는 사례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 일부 거래에서는 고의적인 시세 부풀리기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기존 시세인 20억 원보다 높은 22억 원에 거래를 신고한 뒤 계약을 해제하고, 이후 제3자에게 22억7000만 원에 매도한 사례가 있었다.
또 매수인 사유로 계약이 해제됐음에도 매도인이 계약금과 중도금을 모두 돌려주고 추가 금전을 제공한 경우도 있었다. 이 밖에도 친족 간 거래를 통해 해제 신고 후 1억 원을 더 올려 제3자에게 매도한 정황도 확인됐다.
국토부는 이번 수사의뢰가 “공인중개사뿐 아니라 거래 당사자 일반인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되는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개정된 부동산거래신고법 제26조는 부당한 재산상 이익을 얻기 위해 허위 신고를 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상경 국토부 1차관은 지난 10일 오후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과 회동을 갖고 ‘가격 띄우기’ 등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 근절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차관은 “주거 안정을 위해 부동산 시장 질서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불법 거래에 대해서는 양 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주 본부장은 “의도적 시세 조작과 같은 시장 교란 행위를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공정하고 투명한 부동산 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향후에도 기획조사를 통해 확인되는 불법 거래나 편법 증여, 세금 탈루 등의 정황이 발견되면 경찰청과 국세청 등 관계 기관에 신속히 정보를 공유하고 조치를 요청할 방침이다.
이 차관은 “악의적인 집값 허위 신고는 부동산 시장을 왜곡시키고 국민의 내 집 마련 의욕을 꺾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투기 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시장의 투명성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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