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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5년 동안 구속영장 청구 8건, 기소 6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위공직자 전담 수사기관으로 설치된 공수처의 수사 실적이 초기 설립 취지와 괴리를 보이면서 제도 운용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16일 나경원·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 공수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공수처가 청구한 구속영장은 총 8건이며 이 중 발부된 건수는 2건이다. 이로써 구속영장 발부율은 25%에 그쳤고 같은 기간 검찰의 평균 발부율 80%대와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공수처의 구속영장 발부 사례는 2023년 12월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사건과 2024년 1월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 두 건뿐이었다. 반면 감사원 간부와 경찰 고위직 등에 대한 청구는 모두 기각됐다.
또한 연도별 청구 건수를 보면 △2021년 2건 △2022년 0건 △2023년 3건 △2024년 3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의 경우 윤 전 대통령 사건 1건을 제외하면 구속영장 청구가 없었다. 이와 함께 체포영장 발부율은 42.9%로 나타났다. 출범 이후 체포영장 14건 중 6건이 발부된 것이다.
압수수색영장 발부율은 70.6%, 통신영장 발부율은 70.3%였다. 반면 같은 기간 검찰의 구속영장 발부율은 △2021년 82.2% △2022년 81.3% △2023년 79.5% △2024년 76.9%로 80% 안팎을 유지했다.
아울러 공수처의 기소 실적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출범 이후 재판에 넘긴 사건은 총 6건이며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한 건수는 14건이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검찰은 연간 약 130만 건의 사건을 접수하고 50만 건 이상을 기소했다.
사건 접수 건수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공수처는 2022년 3월까지 약 1년 2개월 동안 3025건을 접수했으나 2023년에는 2401건, 2024년에는 1687건으로 줄었다. 기소 건수 역시 2023년 1건, 2024년 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사 실적 부진에는 인력 문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수처의 인력 구성은 정원에 미달한 상태로 지난달 기준 검사 정원 25명 중 4명, 수사관 40명 중 2명이 결원이다. 현재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수사 경험이 많은 인력 확보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더구나 공수처 검사 4명과 수사관 6명이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있어 실질적인 수사 가능 인력은 더욱 줄어든 상태다.
또한 최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구속영장 기각 사건에서도 공수처 검사들이 특검 수사에 참여했다. 공정성 문제를 피하고자 공수처 검사, 경찰, 특검 특별수사관, 군검찰이 함께 수사를 진행한 것이다. 이처럼 핵심 인력이 외부 파견 등에 활용되면서 공수처 내부의 수사 역량은 더욱 제한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더불어 예산 구조 역시 인건비 비중이 높아 조직 운영의 상당 부분이 인력 유지에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예산 83억8100만원 중 85.4%가 인건비로 집행됐다. 이로 인해 수사 역량 강화나 조직 기능 확대와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사건 처리 건수가 줄고 인력 충원도 제한적인 상황이 맞물리면서 수사·기소 실적 저조는 더욱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공수처의 실적 부진은 정치권 공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박준태 의원은 “공수처가 수사와 기소권을 모두 보유하고 있으나 실적이 낮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2019년 설치법이 제정되고 2021년 1월 출범했다. 고위공직자 수사와 권력기관 견제를 목적으로 했지만 낮은 구속영장 발부율과 기소 건수, 인력 운용 문제 등이 지속되면서 향후 제도 개편과 존립 논의가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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