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부지급 수단된 의료자문...선정 구조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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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의원, 자문의사 선정구조 공정성 강화 필요

주경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10-10 11:39:32

▲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 의료자문의사 선정의 공정성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사진=허영 의원실

보험사 의료자문이 보험금 부지급의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논란 속에 자문의사 선정 구조마저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허영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10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1개 생명보험사 및 16개 손해보험사 의료자문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 6개월간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에서 각각 26만5682건, 8만9441건의 의료자문이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자문은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제3전문의의 의견을 구하는 절차지만, 실제로는 보험사가 자문결과를 보험금 지급 거절 또는 감액의 근거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허 의원에 따르면 의료자문에 동의한 생보사 고객 중 전액 지급받은 비율은 2020년 38.2%에서 올해 상반기 27.2%로 하락했고, 전액 부지급 비율은 19.9%에서 30.7%로 증가했다. 의료자문 동의 고객 10명 중 8명은 보험금을 전부 또는 일부 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현행 포준약관은 보험사는 자문의사를 고객과 합의해 선정토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77%에 달하는 생보사 의료자문 건이 보험사가 자체 보유한 풀(pool) 내 의사를 통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문비용은 보험사가 전액 부담하며, 보험사가 선정한 전문의 자문료는 건당 27만3460원, 고객이 선정한 제3의사는 건당 31만9836원이었다.

특정 자문의에게 자문이 집중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동일 전문의에게 182건, 삼성화재는 585건의 자문을 의뢰했다. 이들 보험사가 해당 전문의에게 지급한 자문료는 각각 최대 4836만원, 1억5305만원으로 추산됐다.

문제는 이 같은 자문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채 보험금 지급 판단에 결정적으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2021년 의료자문 표준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한 이후 후속 제도 개선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발표된 '보험개혁방안'에 포함된 자문의 공정성 확보 대책 또한 실행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허 의원은 “많은 보험사들이 자문의가 누군지는 밝히지 않으면서 고객이 의료자문에 동의하지 않으면 보험금 지급 절차 자체를 무기한 중단하는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자문 동의를 강요하기에 앞서, 제도의 신뢰를 바로 세우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의료자문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도록 촉구하고, 국회 차원에서도 보험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주경준 기자 gjju@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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