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이 노태우 정부 비자금의 기여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재산 분할금 규모를 다시 책정하게 됐다.
대법원 1부는 16일 열린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에서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판결의 최대 쟁점은 재산 분할금이다. 이혼 소송 1심에서는 재산 분할금 규모가 665억 원에 그쳤으나 항소심에서 노 관장의 어머니인 고(故) 김옥순 여사가 남긴 메모지가 증거로 인정되면서 재산 분할금이 크게 뛰었다.
항소심에서는 노태우 정부가 선경(SK그룹의 전 이름)그룹에 비자금 300억 원을 제공했고 이 돈이 그룹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부부 공동 재산인 4조115억 원 중 35%에 해당하는 1조3808억 원을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SK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고 불법 비자금에 따른 이익을 국고에 환수하는 것이 아니라 재산 분할금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한 논란도 컸다.
최 회장 측도 해당 판결이 단순한 재산 분할의 문제가 아니라 SK그룹의 명예를 실추했다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대법원은 노태우 정부의 비자금을 노 관장의 재산 기여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불법 자금이 재산 분할에서 인정받을 수 없다고 해석했다.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이 1991년경 최종현 선대 회장에세 300억 원 정도의 금전을 지원했다고 해도 이 돈의 출처는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수령한 뇌물로 보인다”며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불법적이고 보호 가치가 없는 이상 이를 재산 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재근 최 회장 측 변호사는 “항소심 판결 배경으로 작용했던 ‘SK가 노태우 정권 비자금을 통해 성장했다’는 부분에 대해 대법원이 명확하게 잘못이라고 한 게 큰 의미”라며 “이런 주장에 대한 억측이나 오해가 해소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K그룹 측에도 이번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문의했으나 특별히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없으며 변호인단 측의 입장을 참고하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대법원이 노 관장의 재산 기여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고등법원이 재산 분할금을 재책정할 예정이다. 재산 분할금이 1조3808억 원으로 증가한 근거가 노태우 정부 비자금이었던 만큼 재산 분할금 규모가 작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법원은 최 회장이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에게 증여한 재산을 재산 분할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최 회장이 친인척에게 증여한 주식은 이혼 소송 제기 당시 이미 처분한 재산이기 때문에 분할 대상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편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을 지급하는 것은 확정됐다.
대법원은 “이 판단에 위자료 액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재량의 한계를 일탈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