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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자본 회수시장이 ‘IPO 일변도’ 구조에서 벗어나 ‘M&A 중심’으로 다변화돼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사)한국금융센터와 함께 1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8층 대회의실에서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주요 과제 : 민간 벤처투자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서는 벤처 투자 생태계와 모험자본 회수시장, 한국형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의 과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패널들은 “스타트업 등 모험자본의 회수 방식을 바꾸는 일은 단순히 투자금을 어떻게 돌려받을지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한국 산업의 체질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모험자본은 기술·벤처기업 등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불확실성이 큰 기업에 고위험을 감수하고 공급하는 장기 투자자금이다.
발표에 나선 윤선중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와 한재준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한국의 모험자본 회수는 IPO에 너무 치우쳐 있다”고 진단했다. 창업 초기부터 여러 차례 투자를 받았더라도, 상장에 성공하지 못하면 결국 투자금 회수가 막히고 스타트업과 투자자 모두가 지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여기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문제가 겹쳐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벤처 투자의 상당 부분이 RCPS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회수 시점이 되면 스타트업이 상환과 배당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RCPS는 ‘일종의 언젠가는 돈을 돌려줘야 하는 우선주’로 투자자가 일정 시점에 원금과 이자를 상환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두 교수는 “이러한 구조에서는 기업이 성장에 써야 할 돈을 빚 갚는 데 써야 한다”며 “장기 성장과 재도전이 어렵다”면서 “상장만을 유일한 출구로 보는 인식을 버리고 M&A를 통해 더 빠르고 우연하게 회수하는 시장을 키워햐 한다”고 제언했다.
예를 들어 같은 업종의 대기업·중견기업이 유망 스타트업을 인수하면, 투자자는 조기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스타트업은 더 큰 조직 안에서 기술과 서비스를 키울 수 있다. 패널들은 미국·유럽에서 M&A가 스타트업 회수의 주요 통로로 자리잡은 것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장 참여자와 제도를 함께 손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BDC와 CVC, 공적기금의 역할을 나눠 설명했다. BDC는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장기 펀드로 ‘비상장 기업전용 장기 주식형 펀드’에 가깝다. 올해 도입되는 한국형 BDC가 지분투자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 상장 전 단계의 기업들에게 꾸준히 자금을 공급하면서 M&A나 부분 매각을 통해 유연하게 회수하는 중간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다.
CVC(기업형 벤처캐피털)는 대기업·중견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벤처 투자 조직이다. 윤승영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국내 CVC는 재무적 투자의 성격이 강하고 전략적 M&A와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금산분리 규제 완화, CVC 외부출자 비율 상향, 독립법인 형태 CVC 확대 등을 통해 중견기업까지 CVC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적기관이 공적 중개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예를 들어 기술보증기금, 산업은행과 같은 정책금융기관이 유망 스타트업이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누구와 어떤 구조로 인수·합병하는 것이 유리한지 조언해 주고, 가격 산정과 계약 조건을 조율하는 데 전문적으로 개입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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