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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경제역군들의 땀과 노력(中-자영업자)

“실패 이겨낸 비결은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는 자세죠”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정,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일군 그들의 성공기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5-27 00: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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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재필(사진) 대표는 사업실패 이후 숱한 고생 끝에 재기에 성공한 인물이다. 막노동을 전전하다 몸을 다친 경험도 지녔다. 이런 조 대표가 역경을 이겨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사랑하는 가족을 책임지겠다는 마음이었다.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이철규·박광신 부장, 조성우·강주현 기자] 최근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으로 자영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성공사례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성공의 달콤함만을 바라본 채 구체적인 계획이나 목표 없이 막연하게 도전하는 이들이 적지 않아서다. 문턱이 낮다는 이유로 인생의 탈출구로 자영업을 택하는 이들도 많아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온다. 한 번쯤 자영업에 도전해 본 사람이면 자영업으로 성공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날 확률보다 어렵다는 사실에 깊이 공감한다.   
 
옷 장사 실패 딛고 기술 습득부터 새롭게 출발…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로 일군 성공
 
패션시장에서 동대문 의류도매 시장만큼 치열한 곳은 없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활기차고 열정적인 곳도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디자인에서부터 생산, 납품까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 그 치열한 현장 속에서 남다른 성실함과 열정으로 성공을 이뤄낸 인물이 존재한다. 주인공은 새한상사 조재필 대표(50·남)다.
 
누구라 그렇지만 조 대표 역시 처음부터 성공한 자영업자는 아니었다. 과거 그는 의류 생산이나 납품이 아닌 도매업을 했다. 소위 말하는 동대문 옷가게 주인이었다. 당시 그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도태되고 말았다. 인터넷 쇼핑몰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가게 매출이 날로 떨어졌다.
 
“처음 가게 문을 열 때는 동대문이든 남대문이든 새벽시장 문만 열어놓아도 손님이 찾아오던 시절이었어요. 스마트폰이 활성화되기 전이니까 옷을 사려면 직접 보는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의류 도매시장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소매업을 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싼값에 물건을 팔기 시작했어요. 저같이 몸으로 일하는 게 익숙한 사람들에겐 컴퓨터라는 기계는 다가가기 쉽지 않은 존재였죠”
 
판매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면서 조 대표는 빚이 쌓이기 시작했다. 창고에 쌓인 옷은 처음에 그저 몇 개에 불과했지만 어느 순간 작은 둔덕이 되더니 나중에는 산처럼 높아졌다. 둔덕이 산이 돼가는 과정만큼 그의 빚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결국 조 대표는 옷가게 시작한지 6년여 만에 가게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큰딸이 초등학교 2학년, 작은 딸이 유치원 때였죠. 어느 정도 널찍했던 집도 작은 곳으로 옮겼고 하루하루 일거리를 찾아다녔죠. 지금도 기억해요. 집을 옮기던 날 큰딸과 작은 딸은 ‘이제 우리 집은 어떻게 되는 거야’라고 묻더군요. 초롱초롱한 아이의 눈을 보는 순간 목이 메여 말을 할 수 없었어요”
     
▲ 늦은 나이에 미싱과 재단을 배운 조재필(사진) 대표는 옷 장사 경험과 밤샘 연습을 바탕으로 빠르게 기술을 습득해 나갔다. 절실함을 바탕으로 재기에 성공한 조 대표는 열심히 사는 삶이 굉장히 행복한 일이라고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장사만 할 줄 알았지 다른 건 배운 게 없었던 그는 하루하루 빚독촉에 시달렸다. 결국 그는 그나마 문턱이 낮은 막노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마저도 녹록치 않았다. 결국 그는 공사현장에서 쏟아지는 모래더미를 피하지 못하고 몸을 다쳐 막노동을 그만둬야 했다.
 
공사장에서 몸을 다쳤지만 누워있을 수만은 없었다. 자칫하다간 어린 두 딸을 데리고 길거리에 나앉아야 할 상황이었다. 결국 그는 아내의 눈물어린 요청을 받아들여 아내가 다니던 의류 공장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실밥을 제거하는 일이 전부였다. 옷가게까지 하던 사람이 이런 단순한 일을 배우러왔나 하는 생각에 자존심이 상하고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그때마다 생각이 나는 건 집에 있는 두 딸이었다. 다시금 마음을 고쳐먹고 미싱과 재단 등 하나하나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재단 일에 재능을 발견한 그는 직접 의류를 생산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 미싱이 서툴러 손도 많이 다쳤죠. 다행히 옷 장사 경험이 있어서인지 재단이나 옷 디자인 일이 어렵진 않았어요. 물론 미싱을 하던 아내가 많이 도와줬죠. 재단이나 디자인을 하면 그 자리에서 아내가 바로 만들어 줬으니까요”
 
그는 남들보다 부지런해야 한다는 생각에 하루 일과가 끝나면 남은 천을 가지고 밤새 연습을 하곤 했다. 덕분에 그는 아내와 함께 새한상사를 차리게 됐다. 물론 시작은 쉽지 않았다. 동대문 옷 가게의 특성상 새로운 업체와의 거래는 꺼려하기 때문이다. 다행이 조 대표는 옛 지인들을 통해 거래처를 넓혀 나갈 수 있었다. 주문량만큼만 옷을 생산하고 납품하는 방식을 채택해 재고부담을 덜었다.
 
“처음엔 디자인 트렌드를 따라갈 수 없어서 운동복이나 반바지 등 작업복 위주로 제작을 했어요. 반바지나 운동복은 손실되는 천의 양도 많지 않아 좋았죠. 일을 마치면 밤새 디자인 공부를 했어요. 옷이란 예뻐야 하니까요”
 
조 대표의 새한상사는 하나 둘 직원이 늘기 시작해 이제는 6명이 됐다. 6명의 직원 중 4명이 미싱사다. 그만큼 제작할 옷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현재 새한상사에서는 하루에 1000벌 이상의 옷이 만들어지고 있다.
 
“운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제가 절실했던 것 같아요. 두 아이의 아빠로서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다고 생각했죠. 경기가 좋질 않아 의류업계도 타격이 있는 건 사실지만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자신 있어요. 공사판 모래에도 깔려봤는데요. 죽으란 법은 없는 거 같아요. 돌아보면 나를 힘들게 했던 일로 다시 재기했으니까요. 노력하다보면 언젠가 좋은 날은 있게 마련이더라구요”
 
‘치킨홍수 시대’에 당당하게 성공…남다른 감각으로 이태원 핫플레이스 부상
     
▲ 이새암(사진) 대표는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네키드 윙즈’를 운영하고 있다. 비록 어린 나이지만 두 번의 실패를 딛고 당당히 성공한 그의 사례는 최근 무분별하게 자영업에 뛰어든 이들에게 적지 않은 교훈을 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치킨’은 자영업에 도전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이템 중 하나다. 문턱이 낮은데다 트렌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서다. 하지만 그만큼 많다 보니 경쟁 또한 치열하다. ‘치킨홍수 시대’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이새암(30·남) 씨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네키드 윙즈’라는 치킨 브랜드로 당당히 성공을 일궈낸 인물이다. 그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손쉽게 자영업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이 대표는 ‘네키드 윙즈’가 유명 치킨 브랜드 반열에 올랐지만 여전히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신사업에 신경을 쓰느라 주방에 들어가는 시간이 줄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든 일을 다 도맡아서 처리했다. 하지만 여전히 목요일 오후와 금요일 오전에 이태원 본점 주방에서 일을 한다. 지난해 방송에 출연한 이후에는 더욱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새로운 소재와 소스를 개발하는 노력도 열중하고 있다. 덕분에 네키드 윙스는 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주 6일 근무해요. 출근은 10시, 퇴근은 밤 11시죠. 회사에 4개의 팀이 존재하는데 팀별로 주간 회의, 팀별 회의 등을 진행하고 있죠. 외부미팅도 진행해야 해서 유동적으로 일정을 조절하고 있지만 하루 24시간이 너무나 짧죠. 지난해 KBS VJ특공대, 수요미식회 등에 출연하게 됐어요. 덕분에 가맹점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엄청나게 많은 손님들이 몰려오기도 했죠. 방송 출연 후 서비스와 맛과 서비스를 한결 같이 유지하고 싶어 더욱 철저히 관리하고 있어요”
        
▲ 이새암(사진 오른쪽) 대표는 신사업과 투자 유치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주방과 홀에서도 일을 하고 있다. 그는 30명 남짓 앉을 수 있는 공간에서 월 매출 7000만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직원들과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이새암 대표 ⓒ스카이데일리
 
항상 승승장구했을 것만 같았던 이 대표도 남다른 아픔을 가지고 있다. 어린 나이에 두 차례나 창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아이디어를 재미있게 현실화 시키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이를 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더 늦기 전에 다시 한 번 도전해 보자는 생각에 시작한 것이 네키드 윙즈다.
 
창업 초기 그는 미국유학 시절을 떠올렸다. 치킨의 본 고장인 미국의 치킨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고 어떤 노하우가 숨어 있는지 다시 한 번 곱씹어봤다. 이후 그는 밤이면 친구들과 함께 치킨, 소스 등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집에서 직접 윙을 만들어 맛을 보고 어느 정도로 치킨 옷을 입혀야 하는지 얼마나 간을 해야 하는지, 일일이 맛을 보며 찾아나갔다.
 
어느 정도 맛이 괜찮은 것 같으면 손님들이나 주변 사람들을 불러 시식을 했다. 또한 가게를 차리기 전엔 시장조사는 물론 설문조사 등을 실시하기도 했다. 두 번의 실패를 통해 창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2번의 창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어요. 그래서 5년차 스타트업에 잠시 취업해 노하우를 배웠죠. 이후 더 늦기 전에 내 것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그 때 생각한 것이 망해도 내가 다 먹을 수 있는 치킨을 해보자는 것 이었죠”
 
철저한 시장조사와 연구 끝에 창업에 성공한 그는 다음 과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F&B사업 확장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를 만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밤이면 주방에서 또 다른 소스와 맛을 연구 중이다. 이런 이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청년 창업이 성공하기 어려운데 저희는 치킨집이다보니 더욱 힘들었죠. 그래서 주변에서도 많이 말렸어요. 하지만 얼마만큼 준비하고 중간 중간 방향을 수정해갈 용의가 있느냐, 욕심이 있는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것 같아요. 이미 있는 아이템이라 해도 철저히 준비하고 연구해서 나만의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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