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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도시재생사업 실효성 논란

“시장님, 집에서 물 새는데 도로정비·가로등설치 왜 하나요”

서울시 “연내 완공 가까워졌다” 성과 과시에도 정작 주민들은 ‘심드렁’

엄도현기자(dhum@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6-03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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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신·숭인동 일대는 지난 2012년 뉴타운지구에서 해제된 뒤 방치되다가 2014년 도시재생구역으로 지정돼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창신・숭인동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서울시가 이달 ‘1단계 도시재생활성화지역’ 8곳의 주거재생 선도·시범사업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창신・숭인 △해방촌 △가리봉 △성수 △신촌 △장위 △암사 △상도 등 8곳의 192개 사업 중 158개 사업이 완료돼 낙후지역들의 주거여건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서울시와 사뭇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 주민들은 도시재생의 효과가 체감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주민들은 준공 20년 이상 건축물이 80%를 넘길 정도인데다 도로의 경사도 높아 재개발이 진행되지 않는 한 주민들이 감당해야 하는 위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서울도심 낙후지역 주민들 “동네가 낡았는데 가로등 추가한다고 해결이 되나”
 
“어제 오늘 천장에서 물이 샜어요. 비가 오면 물이 새는 것은 예삿일이라 미리 알았더라면 지붕에 비닐을 깔았을 텐데 깜빡 잊고 대처하지 못했어요. 천장 고칠 돈이 없어서 지금은 그냥 바가지를 받쳐 놓고 살아요. 재개발이라도 되면 맘 놓고 살텐데”
 
노윤택 씨(66)는 얼마 전 갑작스레 쏟아진 폭우로 물벼락을 맞았다. 노 씨가 거주하는 빌라가 노후해 천장에서 물이 샌 것이다. 노 씨가 거주하는 집 벽지는 빗물이 새 누렇게 물든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노 씨가 거주하는 창신동은 서울시가 200억을 들여 도시재생 선도사업을 진행한 지역이다. 서울에서 가장 먼저 진행한 도시재생사업 지역이다. 시는 골목길 안전을 강화하겠다며 가로등·CCTV를 추가했고 보도와 차도도 확장·정비했다.
 
노 씨는 이런 사업이 정작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는 크게 동 떨어져있다고 토로한다. 노 씨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낡은 것이 문제인데 도로에 색을 칠하고 전등을 새로 단다고 뭐가 달라지겠나”고 말했다.
 
▲ 창신·숭인동에 도시재생사업으로 백남준기념관, 이음피움 봉제역사관 등의 문화시설이 들어섰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문화시설보다는 주거여건 향상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사진은 이음피움 봉제역사관. ⓒ스카이데일리
 
창신동에서 20년째 의류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윤희 씨(가명·42·여)는 “가게로 올라오면서 봤겠지만 이 동네는 워낙 경사가 높고 바닥에 패인 곳이 많다”며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면 노인들이 행여 넘어지지나 않을까 마음을 졸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건을 옮기는 용달차들은 볼 때도 불안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며 “자칫 옆으로 넘어가기라도 한다면 끔찍한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심 내 낙후지역 주민들은 지난 총선을 전후로 갑작스럽게 또 다시 재생사업을 표방한 각종 공사가 급작스럽게 진행되면서 이런저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창신동의 편의점에서 일하는 최은철(23) 씨는 “총선 직전부터 갑작스럽게 시작된 도로 공사로 물건을 납품하는 트럭 기사님들이 화를 많이 냈다”며 “내 잘못은 아니지만 괜히 죄송스러웠다”고 회상했다.
 
통보 없이 진행된 도시재생사업에 불만을 표하는 주민은 해방촌에도 있었다. 해방촌에 거주하는 박준상(54) 씨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도로가 포장되면서 집 앞의 배수구가 막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안 그래도 이 동네는 오르막이 심해서 비가 오면 물이 줄줄 흐르는데 배수시설을 추가해주기는 커녕 그나마 있던 배수구까지 시멘트로 막아놨다”며 “인부들에게 물어보니 구청에 따로 민원을 제기해야 한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수백억 예산 헛돈 된 도시재생사업…“주민 의견 무시한 일방통행 행정이 문제”
 
현재 창신동의 곳곳에서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리모델링 및 주차장 공사 등이 이뤄지고 있다. 도심 속 낙후지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받던 노후주택과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다.
 
앞서 종로구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2018년 창신·숭인동 일대를 리모델링 활성화지역으로 지정했다. 기존 건축물에 대한 대수선 또는 일부 증축 등 리모델링을 하는 경우 종로구건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존 건축물 연면적의 최대 30%까지 증축할 수 있으며 용적률·건폐율·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건축물 높이 제한과 대지 안의 공지에 관한 건축기준을 최대 30%까지 완화해 적용받을 수 있다.
 
그러나 창신·숭인 주민들 중 상당수는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경제적으로 리모델링을 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아 그 마저도 어렵다는 주민도 있었다. 숭인동에 겨주하는 박준상 씨(52)는 “리모델링을 하면 당장은 살기 좋다 해도 동네가 전체적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금액 일부를 저리로 빌려준다고 해도 결국 빚인데다 동네가 전체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해 불편을 감수하고 살다가 돈을 모아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 창신동 소재 한 부동산 관계자는 “학원이 많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창신동이 이제는 공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고 회상했다. 사진은 창신동의 한 공실 상가. ⓒ스카이데일리
 
송명섭 명인 공인중개사 대표는 “여기에 처음 들어올때만 하더라도 속셈학원이니 피아노학원이니 여러 학원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모두 떠났다”며 “도시가 재생이 되려면 나라에서 억지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들어올 만한 환경을 조성하고 젊은 층이 들어와야 하는데 이제는 차마 떠나지 못하는 노인들만 남았으니 당연히 의견반영도 되지 않고 개발의지도 떨어지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경주 창신·숭인 도시재생협동조합 상임이사는 200억원을 들여 5년 동안 진행한 사업이 주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은 애초부터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 진행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주민들이 원하는 도로의 획기적인 확장과 같은 사업은 기존의 건물들을 철거해야 가능하고, 그렇다면 도시재생이 아닌 재개발 수준의 사업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지역 규모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예산으로 사업을 진행하려다 보니 뚜렷한 성과를 보이기 힘들다는 점도 지적했다.
 
손 이사는 “우리가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는 해도 4년 동안 200억이라는 한정된 규모에서 이 넓은 지역을 균등하게 발전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며 “비교적 사업이 쉬운 언덕 아래쪽부터 먼저 도로를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말마따나 ‘마중물 사업’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방향을 수립하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심형석 SWCU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지나치게 도시재생에 관여하는 측면이 깊어서 주민들의 기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다”고 진단했다. 심 교수는 “도시재생사업이건, 재개발 사업이건 모두 민간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데 정부가 깊이 관여해서 좌지우지하게 되면 주민들이 받는 효과는 극히 미미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식의 사업진행은 결국 주민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그 사업에 관여하는 사람들만 이득을 보는 ‘세금 구멍’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도시재생사업 진행비가 쓰이는 명목을 정확하게 추산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며 “지자체 주도로 수천억의 혈세가 투입된 사업인데 막상 주민들은 체감도 못하고 그 세금으로 이득을 얻는 사람은 따로 있을 것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엄도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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