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있는 삶의 역습…500만원 주고 부업 노하우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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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직장인 ‘투잡(Two Job)’ 열풍

퇴근 후 또 다른 돈벌이 고민하는 직장인들
탈잉·클래스101·프립 등 강의 플랫폼 각광

홍승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8-28 13:10:23

▲ 재능연결 플랫폼 스타트업 ‘탈잉’에서는 ‘네이버 카페로 돈버는 법’ 수업이 시간당 5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고가의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투잡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수강생 숫자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스타트업 ‘탈잉’이 입주한 건물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주 52시간 여파로 수입이 줄어든 직장인들 사이에서 부업 열풍이 불고 있다. 이른바 ‘투잡족’으로 불리는 이들은 퇴근 후에도 가능한 돈벌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덕분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창업·재테크 수업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수업은 비교적 고가의 수강료에도 불구하고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한 시간 수업 500만원 내시면 네이버 카페글 상위 노출 하는 법 알려드려요”

소셜미디어 ‘블라인드’가 직장인 22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3분의 1 가량은 ‘투잡’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잡을 위해 시작하고 싶은 취미로는 ‘유튜브 및 SNS 운영’이 31%로 가장 높았고 ‘쇼핑몰 및 온라인 상거래’가 22.7%로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투잡에 나서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비교적 수입이 쏠쏠한 돈벌이 방법을 알려주는 강의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현직자들이 직접 창업에 대해 알려주는 강의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월 평균 1만5000명이 이용하는 재능공유 매칭어플 ‘탈잉’에서는 1시간당 수강료가 500만원에 달하는 강의가 진행되기도 했다. ‘네이버 카페로 돈 버는 방법’ 제목의 강의는 최대 인원 2명으로 건국대학교 근처 스터디룸에서 진행됐다.

▲ 온라인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에서도 최근 부업과 관련된 수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DB]

해당 수업은 마케팅 담당자가 없는 1인 사업가, 1~2년차 초보 마케터,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 사업가 등을 대상으로 네이버 카페글이 상위에 노출되는 노하우를 공유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탈잉과 유사한 플랫폼인 ‘프립’에서도 242만원짜리 수업이 진행됐었다. 해당 수업은 주 1회에 총 13주로 이루어진 ‘커스텀 주얼리 1인 창업반’이었다. 재료구매, 이론수업, 제작수업 등으로 구성됐으며 수업을 다 듣고 난 뒤 한국디자인쥬얼리연구협회에서 인정하는 민간 자격증을 딸 수 있었다. 이 밖에 120만원 짜리 마카롱 가게 창업 수업도 있었다. 주1회 3주 과정으로 총 3번에 강의와 수업 종료 후 직접 카페 운영시 피드백도 제공하는 수업이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에서도 최근 부업과 관련된 수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를 통한 돈벌이가 각광받는 요즘에는 영상 기획·제작·편집·채널 키우기 등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강의가 특히 강광받고 있다. 클래스101 유튜브 패키지 수업은 유튜버 ‘대도서관’, ‘씬님’, ‘회사원’ 등이 진행하는 60강 짜리 강의와 일상 유튜버 ‘슛뚜’의 브이로그 강의 35개 등으로로 구성돼있다. 브이로그 강의는 유튜브를 처음 시작하는 입문자용 강의다.

자기계발 목적으로 시작한 취미, 잘만 이용하면 ‘쏠쏠한 돈벌이’ 가능

최초 자기계발 목적으로 시작한 일을 하나의 수익 활동으로 발전시킨 직장인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탈잉’에서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는 브런치 작가 ‘스테르담(필명)’의 경우 본업은 일반 회사원이다. 그는 5권의 책을 내고 강연 활동까지 펼치고 있지만 회사생활은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 직장인들은 수익창출 뿐만 아니라 자기계발 활동의 일환으로 부업을 시도한다. 사진은 직장인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DB]

자신의 사례를 바탕으로 직장인의 자기계발 활동이 수익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스테르담’의 수업은 4.9점의 높은 평점을 받은 상태다. 이 밖에도 부업 활동 자체를 자기계발 활동의 일환으로 인식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불고 있는 투잡 열풍에 대해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투잡은 다니고 있는 직장생활 만으로 부족한 수익을 창출하는 활동이자 자아실현 욕구의 표출로 보인다”며 “특히 취미가 수익활동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해보고 싶었던 것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가 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프로슈머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소비자와 공급자의 경계가 허물어진 것이 소비자가 직접 창업을 시작하는 주된 원인이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실무에 도움이 되는 창업 관련 클래스의 인기를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 소득이 올라간다는 것은 결국 국가경제에 보탬이 되는 일이므로 정부 차원의 지원도 고려해 볼 만 하다”고 강조했다.

[홍승의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홍승의 기자 suh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