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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모레퍼시픽이 오프라인 가맹점과의 상생은 외면한 채 본사 돈벌이에 치중한 판매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거센 비판을 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AP(아모레퍼시픽)몰, 아리따움몰 등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는데, 가맹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거나 온라인 전용 기획상품을 내놓는 등 차별을 두면서 가맹점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 죽이는 중구난방 가격 정책…가맹점은 ‘정가’ 온라인은 ‘반값’
아모레퍼시픽 제품은 유통 채널별로 상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판매가가 온라인 매장 판매가에 비해 높다. 스카이데일리가 지난달 말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제품의 유통채널별 판매 가격을 조사한 결과 ‘NEW미장센 퍼펙트세럼 오리지널 80ml’ 제품은 아리따움 오프라인 매장에서 정가 1만5000원에 판매중인 반면 올리브영, AP몰 등에선 50% 할인된 금액인 7500원에 판매됐다. 심지어 ‘쿠팡’에서는 62% 할인된 5690원에 구매가 가능했다.
이니스프리 ‘리프팅사이언스안티에이징밴드(눈가 7개)’ 제품은 쿠팡, AP몰, G마켓 등에선 60% 할인된 금액인 8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반면 이니스프리 오프라인 매장에선 정가 2만원에 판매중이다.
‘한율 달빛유자수면팩 60ml’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과 AP몰에서는 2만5500원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15% 할인된 가격이다. 반면 쿠팡, G마켓에선 각각 1만5100원, 1만5700원에 구입이 가능했다. 온라인을 통해 구입할 경우 50%에 가까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마몽드 에브리데이 아쿠아 선크림 40ml’은 올리브영, AP몰, 오프라인 매장이 동일하게 30% 할인을 적용해 1만2600원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그런데 G마켓과 쿠팡 등 온라인 채널에선 60%에 가까운 할인율이 적용된 7300원에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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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
판촉 조건도 차이가 컸다. 가맹점에선 찾아볼 수 없는 기획상품이 온라인 매장이나 ‘올리브영’ 등 타 유통채널에선 버젓이 판매됐다. 이니스프리와 아리따움 공식 온라인몰 홈페이지엔 ‘온라인 몰에서만 제공하는 다양한 제품들을 만나보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온라인 전용관이 마련돼 있다. 이니스프리 온라인 전용관엔 50개 제품이, 아리따움 온라인 전용관에선 59개 제품이 판매됐다.
아모레퍼시픽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들은 아모레퍼시픽의 온라인 전용관 제품들을 전혀 공급받지 못했다. 가맹점주들은 가격과 판촉 등에서 본사 온라인몰은 물론 기타 온라인 유통채널보다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고 하소연했다.
지방 광역시 소재 한 아리따움 매장 점주는 “온라인에서는 가맹점 공급가보다도 저렴한 가격에 제품이 팔리고 있다”며 “온라인에서 더 편하고 저렴하게 제품을 살 수 있는데 굳이 소비자가 매장까지 와서 제품을 살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전용관에 팔리는 상품들은 매장에 전혀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데다 가맹점에는 단품 제품을 주면서 올리브영 등 타 유통채널엔 기획상품을 납품하고 있다”며 “타 유통채널에 상품을 공급하는 건 좋지만 우리에게도 동일한 할인율과 판촉 조건이 주어져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아모레퍼시픽의 가격정책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나친 할인가로 온라인 판매에 나설 경우 가맹점들의 피해는 물론 브랜드 전체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채널별로 상이한 판촉 전략이 결국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나치게 싼 가격이나 유통채널마다 다른 가격은 소비자에게 신뢰도와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 유통에서 지나친 덤핑 가격으로 팔리는 것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고 있는 추세긴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홍보효과 등 오프라인 매장은 상품 판매 이상의 역할을 갖고 있다”며 “가맹점주들과 소통을 통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맹점 피해 눈덩이…“아모레 상생경영, 결국 헛구호”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모레퍼시픽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본사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윤리강령에는 ‘아모레퍼시픽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공정한 거래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생 경영을 추구해야 한다’는 문구가 있지만 헛구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전혁구 전국화장품가맹점주연합회(화가연)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의 상생 경영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며 “그렇지 않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국 매장이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데, 아모레퍼시픽의 차별적인 가격 정책은 가맹점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상생경영을 내걸고 추진하고 있는 ‘마이샵 제도’도 온라인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마이샵 제도는 소비자가 단골매장을 지정하면 온라인 구매 시 일부 수익이 지정된 매장에 돌아가는 제도다.
전 회장은 “소비자들은 온라인 구매를 할 때 인터넷 최저가를 검색하기 때문에 이니스프리 온라인 직영몰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 아니다”며 “그마저도 이니스프리 온라인몰 이용자의 36%만 마이샵 제도를 이용하고 있어 가맹점에 돌아오는 수익은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전국아리따움가맹점주협의회(전아협) 관계자는 “아리따움에도 마이스토어를 지정해 지정 매장에 수익이 돌아가는 비슷한 제도가 있었지만 유명무실했다”며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수익은 매장 평균 10만원도 안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까지는 어느정도 본사와 소통이 가능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대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회사측은 ‘아리따움 점주 모임’을 통해 가맹점주와 소통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대다수 가맹점주들은 그런 모임이 있는지도 모르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아모레퍼시픽은 가격 정책에 문제될 부분은 없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시기와 유통 채널별로 납품하는 상품의 종류가 많아 가맹점주 답변만으로는 채널별로 판촉이 다르다는 주장은 사실 확인이 어렵다”며 “모든 물건이 온라인에서 더 싸게 팔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큰 할인폭은 화장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유통사의 가격이 더 싼 것은 인정하지만 각 유통사에서 팔리는 금액은 관여하는 부분이 아니다”며 “계속해서 온라인 판매처에 지나치게 싼값에 파는 것을 자제하도록 요청하고는 있다”고 덧붙였다.
가맹점과의 상생과 관련해서는 “상생 노력은 지속하고 있으며 가맹점주들과의 대화도 이어가고 있다”며 “대화가 끊겼다는 가맹점주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밝혔다.
[홍승의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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