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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행정구역 분구(分區)
초대형개발 수혜지역 이면엔…간단한 행정업무도 ‘하세월’
고양시 “인구 급증 덕양구, 행정수요 임계점”
기흥·화성 행정구역 개편 요구에 행안부 외면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8-21 14:31:31
▲ 고양시가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으로 인구가 급증한 덕양구를 대상으로 분구를 추진하고 있지만 분구 경계에 위치한 주민들의 반발과 고양시의회 반대로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은 고양시청. ⓒ스카이데일리
 
늘어난 행정수요에 따른 시민의 불편을 덜기 위한 ‘행정구역 분구(分區)’ 노력이 일부 주민의 반대, 중앙정부의 소극적 대처 등의 장벽에 부딪혀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최근 유입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인구 느는데 공무원 숫자는 제자리…고양 덕양 인·허가 행정업무 타 지역 보다 2배 걸려
 
창릉3기신도시·향동지구·삼송지구 등 대형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인구가 급증한 경기 고양시 덕양구는 주민들의 반발로 ‘덕양 북구-남구 분리안’(가칭)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주민들이 신도시 관할구로 편입돼야 분구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38만6817명이던 덕양구 인구는 2018년 45만449명으로 10년 새 16.5% 증가했다. 2019년 창릉3신도시 발표 이후에는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해 2020년 7월 기준 47만4118명까지 늘었다. 현 추세라면 2025년 54만7000명, 2030년 55만4000명 등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덕양구 내에서도 대규모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의 인구 증가폭은 특히 크다. 창릉3기신도시가 들어서는 흥도동 인구는 2020년 7월 기준 4만5155명으로 2010년 대비 11배 이상 증가했다. 3기 신도시가 완료될 경우 인구는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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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동지구가 속한 화전동 인구는 2만3131명으로 2010년 대비 3.5배 이상 증가했고 삼송지구가 위치한 원신동·삼송동·창릉동 인구도 각각 2만3871명·2만2248명·2만492명 등으로 10년 새 11.2배·3.7배·4.3배 급증했다.
 
인구가 급증했지만 덕양구의 행정지원 여건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덕양구 면적은 고양시 전체의 61.7%, 인구는 43.7%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인구수 대비 공무원 수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무원 1인당 주민 수를 보면 인근 일산 서구의 경우 844명, 동구 787명인데 반해 덕양구는 922명에 달한다. 분구를 통한 공무원 증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25년에는 공무원 한 명이 담당해야 하는 주민 수는 1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기자] ⓒ스카이데일리
 
 
박성식 고양시 주민자치과장은 “분구가 되지 않으면 공무원 증원이 되지 않는다”며 “덕양구의 경우 행정의 임계점에 다다른 상태다”고 전했다. 이어 “일산 동·서구의 경우 인허가 업무가 하루면 가능하지만 덕양구는 이틀이 걸리는 실정이다”며 “이대로라면 덕양구의 경우 행정수요 급증과 넓은 면적으로 인해 행정서비스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법 제3조 제3항과 행정구역 조정업무 처리에 관한 규칙 제7조에 따르면 인구 20만명 이상인 경우 분구가 가능하다. 덕양구 인구가 40만명을 넘어선 만큼 2개 구로 분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고양시는 지난해 ‘덕양구 분구 타당성 조사연구’ 용역을 실시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 주민 의견조사와 설명회를 가졌다.
 
고양시가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한 분구 계획안에 따르면 덕양구를 북구(25만여명)와 남구(21만6000여명)로 나눈다. 북구에는 고양동, 관산동, 능곡동, 성사1·2동, 원신동, 주교동, 행주동, 화정1·2동 등이 편입된다. 남구에는 대덕동, 삼송동, 창릉동, 행신1·2·3동, 화전동, 효자동, 흥도동 등이 속하게 된다. 남구에는 신청사를 마련하고 공무원 145명도 증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덕양구 분구 계획은 시도도 하기 전에 백지화 될 위기에 처했다. 북구와 남구 경계선에 위치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센데다 고양시의회가 의견수렴 부족을 이유로 제동을 건 상태이기 때문이다.
 
주민 반발이 가장 거센 곳은 남구와 북구 경계에 위치하면서 계획 상 북구로 편입될 신원동이다. 삼송택지지구에 속한 신원동이 다른 삼송지구와 달리 북구로 편입된 데는 분구 경계를 법정동이 아닌 행정동으로 구분짓기 때문이다. 법정동인 신원동은 행정 구역상 원신동 내에 속해 있어 원신동과 함께 북구로 편입됐다. 법정동은 법률로 정한 행정구역을, 행정동은 행정편의를 위해 설정한 행정구역을 말한다.
 
신원마을 주민들은 삼송지구 내에서 신원동만 떼어내 북구에 편입한 것은 주민의 편의성을 무시한 처사라는 입장이다. 특히 가까운 덕양남구청(가칭)을 두고 거리가 먼 북구청을 이용해야 하는 등 주민불편이 가중될 것이란 주장이다.
 
신원마을 주민 이석면(62·남·가명) 씨는 “신원동 생활권은 누가 봐도 삼송역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며 “주민생활의 편의성을 위해 분구한다면서 오히려 더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주민인 이화경(33·여·가명) 씨는 “(법정동인) 원흥동은 행정동 분리에 들어갔다는 말이 있다”며 “형평성에 맞게 신원동도 원신동과의 행정을 분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덕양구 분구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신원마을 외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또 있다. 북구와 남구 경계선에 위치한 지역주민들은 삼송지구와 가까운 덕양남구 편입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전동 일부 지역은 신도시인 향동지구 편입을 위해 분동(分洞)을, 덕은동 일부지역은 서울 편입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경기 용인시는 처인구 분구안을 지난 3월에, 화성시는 3개 일반구 설치안을 지난해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행안부는 ‘검토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행정서비스 확대가 시급한 지자체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화성시청. ⓒ스카이데일리
  
고양시는 고양시의회가 의견수렴 보강을 지시함에 따라 우선 공청회 등을 통한 주민의견 수렴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연내에 주민의견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분구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에 제출한다는 방침이지만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지방선거가 본격화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에 분구안이 결정돼야 한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3~4년 더 늦춰지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어 “덕양구 인구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분구를 통한 공무원 증원은 물론 소방서 등 주민생활에 필수인 각종 공공기관들 설치가 시급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인구 급증한 용인·화성, 행안부 늦장 행정에 주민 행정편의 노력 차질
 
고양시와 달리 이미 분구 또는 일반구 설치안을 행안부에 제출한 경기 용인시와 화성시 등의 경우 결정이 지연되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 3월 기흥구 분구안을 경기도를 거쳐 행안부에 제출했다. 기흥구 인구는 지난 6월말 기준 44만5658명으로 2010년 대비 22.7% 증가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인구 증가에 따라 동백동을 동백1·2·3동으로, 영덕동을 영덕1·2동으로, 상갈동을 보라동으로 각각 분동하면서 10개동에서 15개동으로 늘어난 상태다. 상미지구 등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인구증가는 지속될 전망이다.
 
전종수 용인시 자치지원팀장은 “기흥구는 인구 증가율이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며 “(분구에 대한) 자체 용역을 진행한 뒤 의회의 승인을 거쳐 경기도에 분구안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구가 완료되면 공무원 한 명이 담당해야 할 주민수가 줄어 주민들의 생활여건도 편해질 뿐 아니라 경찰서나 소방서 같은 필요시설이 같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용인시는 현재 기흥구 플랫폼시티 내에 소방서 신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80만명을 넘은 화성시 또한 행안부에 3개구 설치안을 제출했지만 1년 넘게 감감무소식이다. 화성시 인구는 지난 7월 기준 83만9493으로 2010년 대비 57.7% 급증했다. 경부고속도로·서해안고속도로 등의 개통으로 교통여건이 개선되고 현대기아차·삼성연구소·LG전자 등이 들어선 결과다. 화성시 인구는 앞으로 서해선복선전철·제2외곽순환고속도로 등의 개통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결정권자인 행안부는 ‘내부검토 중’이란 의견만 되풀이 하고 있다. 김선희 행안부 자치분권제도과 사무관은 “분구안에 대해 전문가 자문과 지자체 의견 조회 등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현장답사 계획이 연기되는 등 다소 검토가 지연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지금까지 분구 사례가 없다’는 표면적 이유와 함께 과거 ‘인구 25만명 이상이 돼야 분구가 가능하다’는 내부기준을 내세워 기흥구 분구안을 거절한 바 있어 이번 용인시와 화성시의 분구·일반구 설치 계획 또한 장기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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