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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세계가 주목하는 미국에 대한 중국의 도전

‘세계 기준(Global Standard)=미국 기준’에 대한 중국의 정면충돌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11-23 11:12:44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미국과 중국의 충돌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약해지고 있는 힘과 강해지고 있는 힘의 대립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한 평가다. 미국의 힘이 과거 같지 않고, 중국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 정확한 판세의 흐름인 것은 분명하다. 기존 패권국인 미국과 신흥 강대국인 중국의 주도권 쟁탈 전쟁이라는 점에서 고대 그리스의 역사에 빗대어 ‘투키디데스의 함정(Tuchididdes Trap)’에 비유되기도 한다.
 
세계 1차 대전 이후 약 100년에 걸쳐 패권국으로 군림해 온 미국에 제대로 된 상대가 나타난 것이다. 한때 일본이나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연합국(EU)이 미국의 아성에 도전하기도 했지만 한 방에 나가떨어졌다. 미국의 처지에서 보면 중국이 일본이나 독일과는 전혀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진 국가라는 점에서 그 파장이 크다. 새뮤얼 헌팅턴 교수는 이를 ‘문명의 충돌’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하고 있기도 하다. 오랜 인류 역사에서 점철돼 온 동양과 서양의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으로선 결코 좌시할 수 없고, 중국으로서도 빼내든 칼을 칼집에 다시 넣을 것 같지는 않다.
 
이를 큰 틀에서 하나로 요약하면 가치 기준의 싸움이다. 18세기 말 산업혁명 이후 지구촌의 가치는 서구에 의해서 짜이고 있다. 영국에서 미국으로 말만 갈아탔지 본질은 유사하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광범위한 포용과 관용이 세계화로 연결되면서 중국도 이에 자연스럽게 편승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도 사회주의라는 이념의 체제에서 일부 수정해 시장경제를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에 대해 미국 등 서구는 중국이 자신들의 가치 기준에 완전히 흡수될 것이라는 정치적 판단도 작용했다.
 
그러나 중국의 힘이 거대해지면서 예상이 빗나가기 시작하고, 거대한 착각에서 깨어나는 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중의 격돌은 중국이 서구의 가치에 반기를 들면서 생겨나고 있는 반작용인 셈이다. 이렇게 본다면 단기간에 끝날 공산은 희박하고 최소한 10년 혹은 그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누구든 백기를 들지 않으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국도 멀찌감치 2050년까지 목표를 늘려 잡는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패권이란 글로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가치의 기준을 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구상에는 하나의 기준만 있고 또 다른 기준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 패권 국가의 일관된 자세다. 미국 기준(American Standard)이 세계의 기준(Global Standard)이 되는 것도 이에서 연유한다. 대부분의 나라가 싫든 좋든 이에 익숙해져 있으며, 대부분의 일상(日常)이 이에서 연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며, 이 프레임 속에서 산업화와 민주화의 긴 여정을 밟아 나오고 있기도 하다. 또 이 기준에 의해 지난 수십 년간 가장 많은 혜택을 받아온 국가 중의 하나로 지목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지구촌 상당수의 국가가 미국의 기준이 불합리하고 못마땅하다는 불만을 품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제3 세계나 중동 혹은 아프리카의 이슬람 국가들에 이런 현상들이 더 자주 목격되기도 한다. 미국에 반기(反旗)를 드는 사례들이 종종 발생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새로운 세계 기준이 되려는 중국 기준이 미국 기준보다 우월하지 않으면 나무아미타불
 
이러한 분위기와 움직임에 중국은 무척 영리하고 치밀하다. 미국에 미온적인 나라들의 틈새를 교묘하게 비집고 들어가는 전략을 터득하고 과감하게 구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시도가 바로 글로벌 기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미국 기준에 정면으로 맞서 중국 기준(Chinese Standard)을 끼워 넣으려는 시도이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라는 팬데믹이 중국의 행보를 더 빠르게 변신시키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앞으로 도래할 미래 기술에 대해 중국의 기준이 세계의 기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숨겨진 의도이다. 대부분 기술에서 미국이 앞서가기는 하지만 격차가 그리 크지 않고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인공지능 관련 논문 건수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고 있을 정도다. 화웨이에 이어 위챗과 틱톡 등에 대해 미국이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것도 미국의 긴장감에서 비롯되고 있는 강력한 조치들이다. 싸움은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고, 더 큰 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다.
 
중국은 이에 더해 미국의 힘이 상대적으로 미치지 못하는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의 국가들에 대해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거대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추진하면서 연결 선상에 있는 국가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공을 들이는 중이다. 전 세계 162개국에 공자학원 혹은 공자학당이 1700여 개나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중국의 막대한 자금력(China Money)이 이들 국가를 현혹하기에 충분한 미끼가 되는 듯하다. 미국의 패권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는 이들에게 중국의 손길이 그리 나쁘지가 않다. 외견상으로만 보면 이들의 밀착이 가시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시간이 갈수록 많은 잡음과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 21세기판 신(新)제국주의라고 중국에 대한 비판마저 나오고 있는 판이다. 여우를 피했더니 호랑이를 만난 꼴이다. 일부 약삭빠른 국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를 교묘하게 드나들면서 이익 챙기기에 분주하기도 하다.
 
미국 일방주의에 대한 중국의 도전은 이미 예견된 시나리오다. 미국과 다른 가치 기준으로 도전하는 중국을 미국이 가만히 두고만 볼 리가 만무하다. 트럼프에서 바이든으로 미국 정권의 색깔이 바뀌더라도 이러한 노선이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선 미국이 무차별적으로 중국에 공세를 가하면서 동맹으로부터도 빈축을 사기도 했다. 반면 바이든 정부는 우월적인 원칙과 명분으로 동맹과 반대 진영의 국가들을 아우르면서 중국의 굴기를 정교하게 저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처지에서 보면 트럼프보다 더 버거운 상대를 만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기존 패권인 미국 기준과 새로운 패권이 되려고 하는 중국 기준을 두고 세계가 어느 편의 손을 들어 것인가 하는 점이다. 패권 국가의 이익만이 아닌 이익의 공유와 보편적 혹은 도덕적 기준 측면에서 누가 더 우월적이냐에 따라서 판가름이 날 것이다. 중국 기준이 얼핏 매력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이기적 잣대를 남발해서는 미국 기준을 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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