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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취임

과거 직함 내걸고 핵무기전력 과시…“한반도 新냉전시대 개막”

김정은, 총비서 등극 동시에 핵공격 능력 과시

국내·외 전문가들 “군사력 강화 사실상 천명”

북핵 포기 가능성 희박…대응책 마련 서둘러야

오주한기자(jhoh@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1-25 13: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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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노동당 대회 기념 차원에서 지난 14일 이례적으로 열린 열병식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은 양복 대신 가죽 롱코트를 입고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그의 총비서 등극과 이례적으로 열린 열병식을 두고 한반도 냉전기류 심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앞세운 문재인 정부 바람과는 달리 북한이 한반도 긴장관계가 최고조에 달했던 과거 시점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얼마 전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비서제를 부활시키고 추대 형식으로 총비서에 취임해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 이를 두고 경제성장 대신 군비증강을 최우선시하는 과거 선군(先軍)정치가 부활해 ‘제2의 고난의 행군(북한 내 심각한 경제적 위기)’이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친 반열 스스로 오른 김정은, 명실상부 1인 독주체제 확립
 
앞서 북한은 당 규약을 개정해 당 위원회 체제를 비서국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김 위원장 직책 역시 당 위원장에서 비서국 체제 최고직함인 총비서로 변경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1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8차 대회 6일차 회의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총비서 추대가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매체는 “리일환(노동당 비서 겸 근로단체부장) 대표가 전당(全黨)과 전체 인민의 총의를 모아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본 대회 앞에 정중히 제의했다”며 “전체 대표자들은 장내를 진감(진동)하는 열광적 박수로써 전적인 지지, 찬동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총비서 취임 정황은 수년 전부터 감지돼온 사안이다. 그는 2012년 4월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조선노동당의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고 자신은 제1비서를 자칭한 바 있다. 그로부터 약 4년 후인 2016년 6월 김정일 위원장을 ‘영원한 수령’으로 격상시키며 총비서직을 공석으로 남겼다.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총비서 등극은 그 의미가 남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상징성 때문이다. 북한 사회주의 헌법은 최고 지도기관으로 노동당을 꼽고 있기에 김 위원장은 총비서 취임을 통해 당 위원장이라는 불완전한 지도자에서 명실상부한 백두혈통 직계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앞서 김일성 주석은 1994년 사망 때까지 총비서직을 역임했으며 아들인 김정일 위원장 역시 1997년 총비서에 취임해 사망 시점까지 직위를 유지했다.
 
▲ 최근 김여정 부부장의 권력 위기설을 두고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 1인 독재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열병식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같은 복장을 하고 등장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가운데). [사진=뉴시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총비서라는 직함이 위원장보다는 김정은의 권위, 위상 강화에 훨씬 유리하다. 북한에서 위원장은 너무 흔한 직함이어서 김정은의 당 수반 직함과 잘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랍 31일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당 대표증을 수여한 것에 대해 “그들의 동의 아래 그들의 당 직함을 공식적으로 이어받는다는 형식적 절차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대남관계에서 전면에 나서서 ‘공동통치설’까지 흘러나왔던 김여정 부부장 권력 위기설 역시 김 위원장 1인 독재체제 확립을 상징적으로 알리기 위한 일종의 연막작전으로 보고 있다. 김 부부장이 정말로 숙청 기로에 섰다기 보다는 김 위원장 위상을 드높이는 차원에서 상징적으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김 부부장은 14일 노동당 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과 함께 가죽 롱코트를 입고 등장해 건재를 과시했다. 해당 코트는 김 위원장이 2019년 12월 양강도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 때 처음 입었던 옷과 흡사하다. 열병식에서 가죽 롱코트를 입었던 인물은 김 위원장, 김 부부장, 조용원 비서, 현송월 당 부부장 외에는 없었다.
 
태 의원은 “비록 김여정이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했지만 위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며 “당 권력 중심에 김씨 일가가 있는 한 북한에서 진정한 권력서열은 누가 김정은에게 가까이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여정이 남북협상 등에 나서기 위한 공직이 필요할 시 김정은은 얼마든지 만들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 문책성 인사가 있었음에도 김여정 위상은 높아졌다. 최초로 당 집행부 39명 중 20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김 위원장 바로 뒷줄이고 이번에 초고속 승진을 한 조용원(노동당 비서) 바로 옆에 앉았다”고 설명했다.
 
총비서 등극과 동시에 이뤄진 군사력 과시…“한반도 新냉전 시대 도래했다”
 
주목되는 사실은 김 위원장의 총비서 등극이 단순히 내부용이 아닌 외부용 전략으로도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북한 내부정세에 대대적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전조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변화보다는 다시 과거로 복귀했다는 상황을 무겁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 북한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진)은 잠수함에 실려 상대국 영토에 근접한 뒤 기습사격이 가능하다. 오로지 핵공격을 목표로 한다. 한미동맹이 와해되고 북한 잠수함이 한반도 제해권을 장악할 경우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북한에 의해 대륙과 단절된 한국은 비전시에도 해상무역봉쇄 등 위기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 연구위원은 김정일 시대처럼 남북 간 군사적 대립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김 위원장 의상 변화 등에 대해 “2016년 7차 당대회 때는 양복을 입었고 일반 사회주의 국가에는 없는 정무국을 신설해 자신은 당 위원장으로 새롭게 출발했다”며 “그런데 이게 5년 동안 실패했다. 이번에는 양복 대신 전통적 인민복을 입고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파격적으로 평창올림픽, 4‧27 판문점회담, 6‧12 싱가포르 회담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지만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실패한 후 좌절을 겪었다”며 “본인은 야심차게 변화를 노렸는데 손에 쥔 건 없었기 때문에 과거의 관성을 택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지난 14일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은 과거로의 회기를 방증하는 현상으로 꼽았다. 조 연구위원은 “당 대회는 당이 중심이라 군을 내세우지 않는데 김 위원장은 (당대회에서) 아주 오랫동안 국방력 강화를 강조했다. 당 규약에도 국방력 강화를 못 박았다”며 “김 위원장은 2018년 4‧27 회담 전에 경제건설을 선언했는데 성과를 못 내자 군사적 성과를 내세우고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이번 열병식에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등장했다. 이를 두고 조선중앙방송은 “이름만 들어도 적대세력들이 전율하는 당의 믿음직한 핵무장력에 관중들은 열광적 환호를 보냈다”며 “첨단무기들은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 지위를 확증해줬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당 대회를 기념해 열병식을 개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북한 내부적으로도 ‘제2의 고난의 행군’을 우려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력에 집중하는 이상 민생경제에 투자해야 할 자금이 급감하는 건 불가피하기에 경제대란은 예고됐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대북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지난해 10월 말 거물 환전상 처형 등에 대해 “북한이 김정일 시대 경제정책으로 회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일 집권 시기인 1990년대 중후반 발생한 고난의 행군 당시 북한에서는 최소 수십만명으로 추정되는 주민이 아사했다. 1997년 탈북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그 규모를 ‘300만명’으로 추산한 바 있다. 당시 이 같은 비극의 원인으로도 선군정치가 꼽혔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지금까지 북한이 핵폐기를 위해 실질적으로 한 건 아무것도 없다”며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는 미국 핵우산과 주한미군 철수를 뜻하지 그들의 핵무기 폐기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0년 개정된 노동당 규약 서문은 ‘전국적 범위에서의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 혁명과업’을 명시하고 있다”며 “정부는 북한 사기극에 속은 잘못을 속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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