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계 기업 한국지사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의 중심에 선 곳은 스웨덴 국적의 가구기업 이케아의 한국법인 이케아코리아와 미국계 유통기업 코스트코의 한국법인 코스트코코리아다. 두 곳 모두 우리나라 근로자들에 대해서만 열악한 처우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처우 수준이 해외 법인 소속 근로자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해지고 있다.
임금은 마트, 휴업일은 가구회사…한국인 근로자 기만하는 이케아의 두 얼굴
이케아 노조는 현재 △의무휴업보장 △일 최소 6시간 근무 △출·퇴근 사이 14시간 휴식 보장 △임금체계 개편 △병가제도 확대 △무상급식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케아코리아는 대형마트처럼 식품과 가구를 판매하지만 가구전문점으로 분류돼 유통산업발전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에 대형마트가 매달 둘째 주와 넷째 주 일요일에 의무적으로 쉬는 반면 이케아는 1년 중 추석·설날 당일에만 문을 닫는다.
정윤택 이케아코리아지회장은 “의무휴업일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법이 바뀌면 따르겠다고 주장한다”며 “임금을 놓고 이야기를 하면 마트에 맞추고 휴업일을 이야기하면 가구회사라고 주장한다”고 토로했다.
이케아코리아의 직원 처우는 해외 이케아 매장은 물론 국내 대형마트 등에 비해서도 비교적 열악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더해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케아를 비롯한 북유럽의 많은 기업들은 탄력근무제를 사용하고 있다. 이케아 본사 역시 탄력근무제를 도입한 상태다.
정 지회장은 “외국에서도 탄력근무제를 이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근무시간을 5개로 쪼갠 곳은 없다”며 “근무시간을 쪼개고 스케줄을 무작위로 배분하다 보니 일상생활은 물론 건강까지 악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이런식으로 시간을 쪼개서 얻는 이익이 한달에 약 13억원 정도라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케아 노조에 따르면 이케아코리아는 이케아 해외법인과 국내 대형마트 등의 근로환경을 비교해 유리한 것만 취사선택한다고 토로했다. 일례로 유럽 이케아의 경우 식대를 근로자와 회사가 절반씩 부담한다. 반면 국내 대형마트의 경우 직원들에게 식대를 모두 지원한다. 이케아코리아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유럽 이케아와 동일하게 적용했다.
반면 평균 시급은 유럽 등 해외 법인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케아 해외 법인의 경우 글로벌 평균 시급 15달러(약 1만7000원)을 지급하고 단시간노동자는 25%를 추가 지급하는 등의 저임금노동자 보호 정책을 실시한다. 그러나 이케아코리아가 우리나라 근로자에게 책정한 시급은 절반 수준인 9000원대에 불과하다.
정윤택 지회장은 “이케아 본사는 임금정책에 있어 차별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무직과 현장직의 임금 격차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며 “이케아 본사에서는 3년 연속 임금제도를 개편하고 주말수당 등을 지급하라고 주의를 주고 있지만 이케아코리아는 지키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해외 이케아의 대다수 사업장에서 지급하면서 이케아 코리아에서만 지급하지 않는 급여나 복리후생은 없고 또한 2개월 단위로 근무 스케줄을 운영하며 스케줄 변경이나 휴가 신청 등은 매니저와 협의해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노조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건전한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고객의 쇼핑경험에 영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열악한 처우→퇴사율 증가→업무환경 악화→산재사고 빈도증가 ‘악순환’
코스트코 공동설립자가 세계에서 장사 잘되는 나라는 한국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코스트코코리아는 해외 타 법인에 비해 매출이 높은 편이다. 코스트코코리아의 2019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총 매출액은 4조5229억원에 달한다. 국내 코스트코 매장은 총 16개로 전체 매출을 16개 지점으로 나누면 한 지점에서 매달 월평균 약 235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코스트코코리아의 경우 해외 타 법인에 비해 직원처우는 열악한 편이다. 코스트코 노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근무 환경이 더 열악해졌다고 토로한다. 박건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장은 “업무 중 물을 못 마시고 직원 식당도 폐쇄됐다”며 “양치질을 할 경우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건물 외곽에 스티로폼 판넬로 설치된 간이 개수대에서 해야한다”고 말했다.
박 지회장은 “휴게시간에 대해서도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지키지 못하는 부서가 아직 존재한다”며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이 제공돼야 하며 근로자는 휴게시간을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심지어 노조 설립 전에는 매출에 따라 사측이 강제적으로 연차를 사용하도록 했다”며 “지금은 강제성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매출이 좋지 않으면 직원들에게 연차 사용을 권유해 자유롭게 사용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코스트코 노조에 따르면 직원 월급은 노조 설립 전까진 1년에 200~300원 수준으로 인상됐고 노조 설립 후에는 700원이 인상됐다. 사원에게 인센티브는 없고 부장급 이상에 인센티브와 스톡옵션 등을 몰아주는 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스트코 실적이 꾸준히 오르는 반면 직원 숫자는 감소했다.
적은 인원수로 업무를 하다 보니 산재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양평점에서 산재사고 10건이, 일산점에서 안전사고 50건이 발생했다. 박건희 지회장은 “일은 많은데 사람을 뽑지 않아 많은 직원들이 근골격계 질환을 가지고 있고 안전사고가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며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승의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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