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7º
습도 75%
춘천 26º
습도 90%
전주 27º
습도 80%
)
한국은행이 연간 110조원을 웃도는 정부 국고보조금의 디지털화 지급 실험을 ‘한강 프로젝트’ 2단계 사업의 핵심 구성으로 추진한다. 지급 수단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아닌, 조건부 사용이 가능한 예금토큰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보조금 디지털 지급 시스템은 한국은행이 진행하는 ‘한강 프로젝트’의 2차 실증 사업으로 편입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기존 현금 또는 종이 바우처 형태로 지급되던 정부 보조금을 디지털화폐 형태로 수급자에게 송금하는 구조다. 디지털화폐는 상업은행이 발행하고 한국은행이 블록체인 장부를 통해 실시간 관리하는 방식이다. 화폐의 가치는 원화와 연동되며, 스마트폰 기반의 전자지갑을 통해 수급자에게 전달된다.
이 총재는 “디지털화폐로 보조금을 지급하면, 예를 들어 원청기업이 하청기업과 계약할 때 바로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특정 사업 목적의 보조금일 경우 관련 업체에서만 결제되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기능은 지급 통제를 통해 재정 누수를 막고 행정비용을 줄이는 데도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2차 실증 프로젝트는 참여 은행을 선별적으로 운영한다. 이 총재는 “110조원이 넘는 규모이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도 참여 유인이 충분하다”며 “1차 프로젝트에서의 경험을 반영해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개발과 인프라에 투자할 의지가 있는 은행을 중심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까지 1차 프로젝트를 마무리했으며, 당시 일부 은행들이 인프라 비용 부담과 기술적 책임 분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총재의 이번 발언은 이러한 1차 프로젝트 참여 경험을 고려한 운영 방향 전환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실증은 중앙은행이 직접 화폐를 발행하는 CBDC 모델과 달리, 상업은행 주도의 예금토큰 구조로 구성된다. 기존 CBDC가 어디서든 사용 가능한 통화인 데 비해, 이번 실험의 디지털화폐는 정부 보조금의 수급자와 관련 사업자 간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한국은행은 이 구조를 통해 지급 목적에 따른 조건부 거래 기능을 구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총재는 “구윤철 부총리가 현재 1년에 한 110조 원 정도의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데 이 보조금 지급을 더 효율성도 높이고 더 투명성을 높일 방향이 있느냐라고 하시면서, AI나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서 집행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라고 지난번에 한국은행 방문하셨을 때 아이디어를 주셨다" 며 "이 아이디어가 한국은행의 한강 프로젝트 2차 테스트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번 디지털 보조금 실험을 통해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민간 기반 디지털화폐가 자본시장 및 금융정책에 미칠 영향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은 외환자유화와 자본이동 통제 등 거시정책 측면에서 영향이 클 수 있다”며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와 함께 관련 법·제도 정비 논의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1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