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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자율가격제’가 확산하고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일부 가맹점에 배달 전용 가격을 허용하면서 점포별 가격 차이가 현실화되고 있다. 본사가 소비자 권장가를 제시하더라도 가맹점주가 실제 판매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 일부 매장은 전날부터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앱에서 판매되는 대표 메뉴 ‘허니콤보’ 가격을 수천 원 인상해 판매하고 있다.
교촌치킨 측은 이에 대해 “현재 일부 가맹점에서 배달 전용 가격을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가맹사업법에 따라 가맹본부는 가맹점의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권장할 수 있지만 강제적으로 구속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치킨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변화다. bhc치킨은 지난 6월부터 본사 차원에서 배달 메뉴 자율가격제를 정식 도입했다. 앞서 4월에는 자담치킨이 매장 가격보다 배달앱 가격을 2000원 높게 받는 ‘이중가격제’를 선보이며 논란을 불러왔다. 맥도날드, 맘스터치, 롯데리아, 이디야커피, 본죽 등도 배달앱 가격을 더 비싸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를 시행하고 있다.
자율가격제 확산의 배경에는 배달앱 수수료와 임차료, 인건비 등 점주들의 비용 부담이 자리한다. 특히 임대료가 높은 특수 상권의 경우 본사와 협의를 거쳐 권장가보다 1000~2000원 높은 가격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 교촌 경기 지역 일부 매장은 권장가보다 최대 3000원 비싸게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가 가격을 강제하지 못하는 구조 속에서 가맹점주의 현실적인 선택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발은 만만치 않다. 같은 브랜드 제품이라도 매장마다 가격이 다른 상황은 소비자 혼란과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배달앱 중심의 소비가 일상화된 가운데, 동일 메뉴의 가격이 지역과 매장에 따라 달라지면 ‘치킨값 거품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자율가격제가 단기적으로 점주들의 수익 방어에는 도움이 되더라도, 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충성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본사와 점주, 소비자가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가격 체계를 마련하지 못하면 자율가격제 확산은 결국 업계 전체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배달앱 수수료 구조 개선 등 근본적 해결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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