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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달러의 이중적 특성 때문에 한국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15일 한국은행 경제모형실 손민규 연구원은 ‘달러패권과 미국발 충격의 글로벌 파급 영향’ 보고서를 통해, 미국발 금융충격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한 외부 충격 수준을 넘어서는 이유가 달러의 이중적 역할에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는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안전자산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국제 무역에서는 주요 결제통화로 사용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금융과 무역 두 영역에서 모두 중심적 역할을 하는 달러의 특성 때문에, 미국에서 금융불안이 발생하면 전 세계적으로 달러 수요가 급증하게 되고, 이로 인해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한국경제에 복합적인 경로로 충격이 전이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되면 글로벌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미 국채와 달러 수요가 동반 증가한다. 이에 따라 달러 강세가 발생하고, 달러화로 표시되는 국제 거래 가격이 상승하며 한국의 수입물가와 국내 금리가 동반 상승하는 경로로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준다.
특히 기업들이 운전자본을 달러로 차입해 중간재를 수입하는 구조에서, 달러 강세는 차입비용 증가와 신용위축으로 이어져 생산활동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달러가 주된 무역결제 통화라는 점도 한국 경제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대부분의 수출이 달러 기준으로 이뤄지는 한국의 경우, 달러 강세는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우리 제품의 현지가격을 상승시켜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달러 강세가 수출에 유리하다’는 전통적 인식과는 배치되는 결과다.
보고서는 실험적 모형 분석을 통해 달러의 국제금융통화 역할이 제외될 경우 미국발 금융충격으로 인한 국내 생산 감소폭이 약 60% 줄어들고, 무역통화 역할을 제거할 경우 약 25% 감소한다고 밝혔다.
손 연구원은 "달러패권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는 불확실하지만, 신흥국을 중심으로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과 함께 달러의 지위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분석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수출입 결제에 활용될 경우 달러 가치 변동에 따른 국내경제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책적 대응방안으로 원화의 지역통화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금융불안기 공적 수출입 신용지원을 강화해 국내기업의 환위험 및 자금조달 리스크를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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