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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일 오후 4시6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택 인근에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체포했다. 적용된 혐의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폐지되면서 위원장직에서 자동 면직된 지 불과 이틀 만에 전격 체포가 이뤄진 것이다.
이날 경찰은 이 전 위원장이 세 차례 이상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며,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체포영장은 통상적으로 소환 요구를 반복적으로 거부할 때 발부된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법에 정해진 요건에 맞춰 영장을 집행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수사 상황 공개는 거부했다. 경찰은 체포 후 이 전 위원장을 영등포경찰서로 압송했으며, 조사를 마친 뒤 유치장에 수감할 예정이다.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3일 중 결정된다.
경찰은 이 전 위원장이 지난해 9월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한 발언을 문제 삼고 있다.
당시 그는 “민주당이나 좌파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보수의 여전사는 가짜 좌파들과 싸우는 전사들” “다수의 독재로 가면 민주주의가 아닌 최악의 정치 형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경찰은 이러한 발언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을 뿐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저지하려는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감사원도 지난 7월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며 이 전 위원장에 ‘주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민주당은 앞서 4월 해당 발언을 근거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전 위원장 측은 경찰의 영장 집행을 강하게 반발했다. 법률대리인 임무영 변호사는 “지난달 27일 조사에 출석하려 했으나 국회 본회의 일정으로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했고, 구두 통보와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했다”며 “그럼에도 불응했다고 주장하며 체포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또한 “소환 통지서가 뒤늦게 도착한 경우가 있었다”며 절차적 하자를 지적했다.
체포 직후 영등포경찰서에 도착한 이 전 위원장은 수갑이 채워진 상태에서 기자들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재명이 시켰습니까, 정청래가 시켰습니까, 아니면 개딸들이 시켰습니까”라며 “방통위라는 기관 하나 없애는 것도 모자라 이제 이진숙에게 수갑까지 채우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말만 듣지 않았다고 저를 자르고 기관까지 없앤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하며 영등포경찰서를 항의 방문했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조사가 끝난 뒤 즉시 귀가 조치해야 한다”며 “집행 과정의 문제점을 국민께 알리겠다”고 밝혔다. 조배숙 의원도 “일정을 조율해도 될 사안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진숙 죽이기’ 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별도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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