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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이 이공계 인재 유출로 이어지며 '브레인 드레인'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일영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연수을)은 미국 국무부 자료를 인용해 매년 5천명 이상 국내 이공계 박사급 인력이 EB-1, EB-2 등 미국 취업이민비자를 통해 이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인구 10만 명당 11.3명 수준으로, 일본 0.66명, 중국 0.96명, 인도 0.88명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윤석렬 정부는 2023년 31조1천억 원이었던 R&D 예산을 올해 25조9천억 원으로 16% 삭감했다. 이로 인해 바이오, AI, 반도체 등 신성장 분야 55개 핵심 과제가 중단됐고, 637억원의 매몰비용이 발생했다. 여기에 더해 연구 현장의 불안이 커지면서 인재유출을 더욱 가속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고급 이공계 인력의 해외 이탈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2024년 미국 EB-1, EB-2 비자 발급자 수는 5847명으로 201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제도적 장벽도 낮아졌다. 2025년 1분기 EB-1A 비자 청원 건수는 전년 대비 56% 증가했으며, 승인율도 75%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주요 연구기관들이 글로벌 인재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국내 연구인력 유출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수급 인력에 대한 해외 스카우트도 심각하다. 서울대와 과학기술원(KAIST, GIST, DGIST, UNIST) 소속 정교수 61.5%가 최근 5년 내 해외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고, 이 중 82.9%는 중국 기관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 의원은 “단기성과 중심의 예산 구조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이 연구환경을 붕괴시켰다”며 “다년 단위 R&D 지원체계 도입, 민간 R&D 세제 지원 확대, 연구인력 고용 안정성과 처우 개선 등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자신청 준비기간 등을 고려할 때 더 많은 인재유출이 우려되는 만큼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EB-1은 노벨상, 퓰리처상, 올림픽 메달 또는 그에 준하는 성과를 거둔 세계적 수준의 인재, EB-2는 고학력 또는 특별한 기술을 가진 전문직을 위한 영주권 비자다. 두 비자 모두 미국이 글로벌 인재를 빠르게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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