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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에게 금거북이를 건네고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13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두 번째로 출석했다. 휠체어를 탄 채 광화문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이 전 위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소환은 단순 참고인 조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검이 이 전 위원장의 선물 공세가 실제 인사 청탁으로 이어졌는지 묻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특검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이 2022년 4월 진관사에서 김 여사를 만나 위원장 임명 관련 자료를 전달하고 같은 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4~5돈짜리 금거북이를 선물한 정황을 포착했다. 시가는 약 500만 원 상당으로 평가된다. 6월에는 이 전 위원장이 인사 적격성 문서를 김 여사에게 건넸다.
불과 석 달 뒤 그가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된 만큼 대가성 청탁 여부는 수사의 핵심 포인트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이 제출한 인사 적격성 문서와 김 여사 측의 회신 경로 그리고 이후 인사 경위 전반을 추적 중이다.
이 전 위원장의 소환은 김 여사를 둘러싼 명품 수수 의혹이 잇따라 드러나는 가운데 이뤄져 더 큰 파장을 낳고 있다. 하루 전 열린 김 여사 재판에서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건네받은 샤넬 가방 3점과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이 법정에 공개됐다. 재판부가 직접 실물을 확인하며 사용 흔적을 검증하자 “청탁 대가로 명품을 받았다”는 특검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검 조사에 따르면 김 여사가 명품을 가장 많이 받은 시기는 2022년 3월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였다. 서희건설 측이 인사 청탁과 함께 1억 원대 ‘장신구 3종 세트’를 건넨 시점도 이 무렵이다. 이 시기 김 여사를 향한 각종 선물 행렬이 줄을 이었고 금거북이와 명품 가방은 모두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게 특검의 분석이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이 김 여사와 진관사 회동뿐 아니라 2023년 경복궁 행사에 함께 촬영된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개인적 친분을 넘어 끈끈한 비즈니스 유대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특검은 앞서 “명품 수수와 인사 청탁이 맞물린 구조적 관계를 규명하는 게 목표”라며 “윤 전 대통령의 인지 여부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힌 바 있다.
민중기 특검팀은 26일 윤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금거북이에서 샤넬 가방으로 이어진 선물 릴레이를 통해 권력 주변에서 오간 청탁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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