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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제 135회 서울 코믹월드 행사가 열렸다. 전시관 밖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제각기 코스프레를 하고 있었다. 사진은 현장에서 만난 다양한 의상의 코스어(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 ⓒ스카이데일리
최근 젊은이들은 ‘덕’이라고하면 덕후의 덕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덕후는 일어 오타쿠(おたく)의 한글 음차인 ‘오덕후’에서 나왔다. 오타쿠, 오덕후는 한 분야에 열중하는 이를 뜻하고, 덕질을 그 행동을 말한다. 그냥 줄여서 덕이라고도 한다.
덕후들은 애니메이션·만화·게임에 광적으로 열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그들의 위한 축제가 있다.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있고 한국에도 있다. 축제는 한달에 한번씩 열리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덕후들을 위한 제135회 서울 코믹월드 행사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총 375개 팀이 자신들만의 작품을 출품했다. 그 외에도 1000여명의 사람들이 코스프레를 하는 등 줄잡아 수천여명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에스이테크노 주식회사에서 주최하는 코믹월드는 지난 1999년 시작해서 올해까지 15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서울과 부산에서 진행되며 해외에서는 일본·홍콩·대만·중국·북미·남미·하와이 등에서도 개최된다.
국내에서는 각각 서울 코믹월드와 부산 코믹월드라는 이름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서울 코믹월드의 경우 올해 10월로 135회째를 맞는 역사가 오래된 국내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아마추어 만화 종합 행사이자 동인 축제이다.
코믹월드는 서브컬쳐 문화를 좋아하는 모든 이들이 모이는 행사로 각자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서로 교류하며 커뮤니케이션을 공유하는 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행사 때도 동아리 판매전을 통해 아마추어 만화가들이 직접 창작한 창작품을 전시 및 판매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캐릭터로 분장하는 코스프레와 만화주제가를 부르는 만화노래자랑 이벤트를 비롯해 서브컬쳐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됐다.
▲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표를 사기 위해 매표소 앞에서 줄을 서서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aT센터 내부 로비와 외부도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2층 무대 앞 역시 노래를 들으려는 사람들도 가득 차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행사가 진행된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였다. 기자가 10시 30분에 aT센터에 도착했을 무렵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표를 사기 위해 매표소 앞에서 줄을 서서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연령대가 낮아 보였다.
표를 구매하기 위한 대기줄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 관람객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였다”라고 하면서 “인터넷으로 표를 구매하지 못하고 오로지 현장 판매만이 가능해 아쉽다”고 의견을 말했다.
400개 부스, 다양한 종류 상품 판매…“본업 따로, 비영리·취미로 활동”
동아리 판매전에 펼쳐지고 있던 aT센터 행사장 내부에도 캐릭터 상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해서 발을 디딜 틈조차 없었다. 400개에 가까운 동아리들은 제각기 부스를 차리고 자신들이 만든 캐릭터 상품들을 진열해 놓고 팔고 있었다.
각 동아리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종류는 그야말로 다양했다. 기본적으로 각 동아리에서 자체적으로 창작해서 발행하는 일러스트·만화·문학작품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일종의 잡지와 비슷한 동인지나 회지를 판매했다.
그 외에도 각자의 동아리에서 그린 일러스트가 그려진 엽서·책갈피·포스터·뱃지·족자·안경닦이·미니네임텍·볼마크·쿠션·스티커·아크릴자 등 상상이 가능한 모든 팬시류가 있었고 캐릭터가 그려진 아크릴 스탠드 등도 판매되고 있었다. 기자 역시 지인에게 선물을 해주기 위해 몇 가지 물품을 구입했다.
▲ 행사장 내부는 사람들로 발을 디딜 틈조차 없었다. 각 동아리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종류는 그야말로 다양했다. 기본적으로 각 동아리에서 자체적으로 창작해서 발행하는 동인지나 회지 외에도 엽서·책갈피 등 다양한 팬시류가 있었다. 일러스트 사진은 해당 동아리의 허락을 받고 촬영됐다. ⓒ스카이데일리
동인지나 회지 같은 경우 그 내용에 따라서 연령 등급을 나누어서 판매하도록 되어있었다. 특히 19세 미만 판매 금지인 동인지나 회지 같은 경우 반드시 구매하는 사람이 신분증을 보여주어야만 구입이 가능하게 되어있었다.
‘絃’(현)이라는 이름의 동아리 부스를 운영하고 있던 한 사람은 “본업인 직업이 따로 있고 이것을 취미로 하는 것”이라며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비영리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산물파티’라는 이름의 동아리의 한 팀원은 “이번에는 11명 정도가 팀을 짜서 참가를 했다”고 하면서 “몇 십만원 정도의 수입이 생기기는 했지만 개인으로 나누면 한사람 앞에 만원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하며 “비영리이고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말했다.
‘내가 마이너라면 자네는 잡덕이란 말인가’라는 이름의 동아리 부스에 있던 사람도 “우리 팀은 1년에 4번 정도 참가하는 편”이라면서 “판매하는 물품의 종류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고 자주 참가하는 편도 아니지만 열정은 최고”라고 말했다.
미국·일본 뿐 아니라 한국 캐릭터도…“코스프레가 너무 좋아”
동아리 판매전이 열리는 전시관 밖으로 나오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언뜻 보아도 최소 수 백명에서 1000명은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제각각 다양한 코스프레 복장을 입고 수천명이 넘어 보이는 일반 관람객들과 섞여서 제각기 사진을 찍히거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전시관 밖으로 나오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제각각 다양한 코스프레 복장을 입고 일반 관람객들과 섞여서 제각기 사진에 찍히거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코스프레 복장의 종류는 정말로 다양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미국·일본의 애니메이션 또는 게임의 캐릭터 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웹툰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코스프레를 하기로 했다. 조선시대 선비나 저승사자 같이 한국적인 캐릭터나 전화기 또는 지하철 같은 일반적인 물건을 코스프레 하기도 했다.
사람이 너무나 많았기에 그만큼 코스프레의 무대도 넓었다. aT센터 내부 로비와 외부 주차장만으로는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인파이었기에 다리 건너 양재시민의 숲도 코스프레의 장이 됐다. 하지만 잔디밭으로 들어가거나 삼풍 참사 위령탑에 올라가거나 하는 비상식적인 무례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이 질서를 지키는 모습이었다.
10월의 따사로운 햇살과 어우러져 수천명의 사람들이 다같이 공원으로 소풍을 나와 다함께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즐겼다. 전날 행사에서 폭행사건이 일어났다는 뒤숭숭한 소문이 인터넷에서 떠돌기도 했지만 최소한 기자가 바라본 코믹월드의 참가자들은 지킬 것은 지키면서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 코스프레 복장의 종류는 정말로 다양했다. 사진은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다이얼식전화기, 서울 지하철 1호선 초기모델, 한국 웹툰 레바툰의 캐릭터 읭읭이, 한국 애니메이션 김치전사의 주인공 김치전사, 조선시대 선비, 저승사자. ⓒ스카이데일리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 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코스프레 하는 사람을 찍는 사람들이 있었다. 코스프레 한 사람을 찍기 전에 먼저 정중하게 찍어도 되느냐고 물어보고 찍고 난 이후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는 기본 예의를 사진을 찍는 모든 사람들이 지키고 있었다.
‘도라에몽’에 나오는 캐릭터인 ‘도라에몽’·‘이슬이’·‘진구’·‘퉁퉁이’·‘비실이’ 등을 코스프레 하던 팀이 거의 공연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에 100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반원형으로 둘러싸고 사진을 찍으며 ‘도라에몽’ 코스프레 팀의 유머에 웃음을 터뜨렸다.
‘나루토’의 한 캐릭터를 코스프레하고 있던 한 사람은 “그냥 하다보니 코스프레를 즐기게 됐다”고 하면서 “코스프레가 재미있고,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된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옷을 구입하는데 10만원 정도 썼다”면서 “코스프레도 개인적인 취향이니 만큼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이라는 애니메이션의 ‘히바리’라는 캐릭터를 코스프레하던 사람 역시 “코스프레를 해서 너무 좋다”고 말해 앞서 인터뷰한 코스어와 비슷한 이유를 말했다. 이어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버리기를 바란다”면서 “여유가 없는 사람들도 코스프레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캐릭터를 코스프레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히바리’라는 캐릭터를 너무 좋아해서 코스프레를 해보았다”고 하면서 “이 옷 뿐만이 아니라 다른 옷들까지 여러 벌을 한꺼번에 구입했기 때문에 모두 합쳐서 80만원 정도의 돈을 썼다”고 이야기 했다. 인터뷰를 한 사람은 여성이었고 ‘히바리’라는 캐릭터는 남성캐릭터이다.
▲ ‘도라에몽’에 나오는 캐릭터를 코스프레 하던 팀은 거의 공연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에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반원형으로 둘러싸고 사진을 찍으며 유머에 웃음을 터뜨렸다. 사진은 코스어를 사진 찍기 위해 둘러싼 인파. ⓒ스카이데일리
2층 무대에서는 만화노래자랑과 코스프레 무대행사 그리고 만화퀴즈대회 등이 열렸다. 기자가 2층 무대로 갔을 때는 마침 만화노래자랑이 한창 진행되는 중이었다. 2층 무대 위에서는 사전에 참가 신청을 한 사람들이 차례로 올라와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노래를 불렀다.
이미 무대 앞은 노래를 들으려는 사람들도 가득 차 있었다. 관객들은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노래를 무대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박수를 치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참가자들의 노래에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노래자랑의 우승상품은 코믹월드 1년 무료입장권과 고급과자세트였다.
코믹월드를 주최하는 에스이테크노 주식회사 측에서는 “입장료는 4000원이며 입장권은 행사 당일날 행사장 매표소에서 구입이 가능하다”면서 “입장객수와 행사수익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참가동아리 리스트는 배포된 카탈로그와 홈페이지의 판매전 참가리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코스프레란? 코믹월드에서 나온 용어 정리 |
▲ ⓒ스카이데일리 ▲ 코스어: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코스플레이어의 준말이다.
▲ 동인지(同人誌): 정식 유통경로가 아닌 동인지 즉매회나 위탁판매를 통해 유통되는 책자를 말한다. 다른 말로 회지(會誌)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등 오타쿠 계열의 2차 창작 출판본을 뜻하는 말로 쓰이나, 1차 창작물인 오리지널 동인지도 존재한다.
▲ 나루토: 슈에이샤의 주간 소년 점프에 연재된 닌자무협만화. 1999년부터 연재를 시작해 올해 완결이 됐다. 총 16년 동안 연재했다.
▲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 일본의 만화로 아마노 아키라(天野明)가 지었다. 주간 소년 점프에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연재됐다.
▲ 히바리: 히바리 쿄야(雲雀 恭弥).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의 등장인물이다.
▲ 도라에몽: ‘도라에몽’(ドラえもん, Doraemon) 일본의 SF 만화. 작가는 故 후지코 후지오이다.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뒤 국민적인 인기를 자랑하고 있으며, 일본의 3대 국민 애니메이션의 하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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