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춘천 
강릉 
안동 
부산 
)
정부는 지난해 10월 취약업종 구조조정을 위해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했다. 당시 수주 절벽으로 유동성 악화에 처한 대우조선해양 위기감이 어느때보다 높아지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협의체는 5대 경기민감형 기간산업으로 채권단에 의해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업을 제외한 철강, 석유화학, 건설, 해운업 전망과 함께 경쟁력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 구조조정의 경우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만큼 채권은행 주도하에 나서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지난 1년동안 정부 주도하에 펼쳐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정책행보만 봐도 업계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실 구조조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거졌던 서별관회의, 대우조선 방만·비리 경영 등 각종 논란을 제쳐두고 결과만 보더라도 당시와 비교해 가시적인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31일 제6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발표한 ‘조선·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나와 이목이 집중된다. 스카이데일리가 정부의 조선·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둘러싼 업계 및 전문가들 반응 및 목소리 등에 대해 진단했다. 
|
▲ 정부는 31일 제6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조선·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문가 및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혈세로 초대형 응급수혈을 할 뿐 근본적인 자력방안이 빠진 연명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 ⓒ스카이데일리
최근 정부가 위기에 빠진 조선·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주 가뭄이 근본적인 원인임에도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내놓기보단 ‘일단 버티고보자’ 식의 단기성 대책에 천문학적인 혈세를 퍼붓기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간 대우조선해양 등 부실기업에 막대한 혈세를 퍼부어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18조원에 달하는 ‘연명식 금융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는 추가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정부의 방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만큼 정부대책이 전형적인 탁상행정에서 짜여진 ‘땜빵 설계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다.
조선·해운업 18조 천문학적 혈세투입, 자력 생존방안 제쳐두고 ‘생명연장’ 선택
31일 기획재정부 및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까지 조선업과 해운업에 각각 11조2000억원, 6조2000억원 가량의 금융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먼저 정부는 수주절벽에 처한 조선업 지원의 일환으로 수요 창출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선박 250척 이상을 발주한다. 군함(6조6700억원), 경비정(4362억원), 기타 관공선(3800억원) 등 공공선박 63척을 조기 발주하는데 총 7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또 3조700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활용해 대형선박과 여객선, 에코쉽 등 75척 이상 선박발주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 자료: 클락슨 ⓒ스카이데일리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866만CGT(표준화물선 환선 톤수)로 지난해보다 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수주량은 작년보다 87% 줄었다. 전 세계 발주 감소량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사실상 당장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공급 과잉 및 수요 부족 등 해소를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 수주를 지원하는 셈이다. 글로벌 시황이 회복될때까지 자금을 퍼부어 ‘버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 정부는 조선산업 구조개편을 위해 비핵심자산 매각, 설비·인력 조정 등을 통한 자구계획도 이행한다. 조선 3사의 도크 수를 현재 31개에서 2018년까지 24개로 23%가량 줄이고 직영 인력 규모도 6만2000명에서 4만2000명으로 32% 감축하기로 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비핵심사업과 비생산자산 매각, 유상증자 등을 추진한다. 정부와 채권단은 이행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해운업 지원을 위해 정부는 자본금 1조원 규모의 가칭 ‘한국선박회사’를 설립한다. 정책금융기관 등이 공공성격의 선박회사를 설립해 선사의 원가경쟁력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다.
▲ 자료: 기획재정부 [도표=한지은] ⓒ스카이데일리
이를 통해 세계 5위권의 초대형 글로벌 원양선사를 육성하는 동시에 중견 선사가 세계 15위권의 차세대 대형 선사로 도약할 수 있는 저변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현대상선과 더불어 한진해운을 대체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초대형 선사를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수주절벽 해소 알맹이 빠진 초대형 응급수혈…연명책 설계안 좋지만 결국엔 ‘독’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조선 시황과 대우조선의 재무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정부의 이번 방안이 ‘유명무실’한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업 위기의 근본 원인인 공급 과잉 해결 방안은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이번 계획은 2018년부터 글로벌 경기침체가 회복된다는 가정하에 세워져 있어 결국 버티기에 성공한다해도 그 이후 시황이 회복되지 않으면 돈은 돈대로 퍼붓고도 경쟁력 확보는 요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경기가 언제 회복될지를 두고 전문기관마다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어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의 이번 계획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마디로 정부의 방만지원이라는 비판적 견해들이 적지 않다.
▲ 자료: 상하이 및 발틱 거래소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영국의 분석기관 클락슨에서 발표한 최근 보고서를 기반으로 세워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수주량은 1600여 척이다.
반면 앞서 정부의 제안으로 조선3사가 수억원의 비용을 부담해 컨설팅 받았던 맥킨지에서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수주량을 550척으로 전망했다. 전문기관마다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컨설팅 맡겼던 업체 보고서가 아닌 다른 기관의 보고서를 채택한 것에 대해서도 잡음이 무성하다.
사실상 당장 국내 조선·해운업계가 버텨낸다 해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조선업계 한 전직 중역은 “이번 조선·해운업 방안은 당장 수주 가뭄을 일부 해소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쏙 빠져있는 단기 응급대처 방안이다”며 “중장기적으로 확실한 수주전략이 마련되지 않으면 정부가 제대로된 근거도 없이 장밋빛 전망에만 의존한 채 국민 혈세를 마구 퍼붓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 정부는 그저 그림만 좋은 ‘초대형 응급수혈’을 한 책임을 훗날 짊어져야할 것”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이런 연명식 임식 구명책이 당장은 좋아 보일지 모르지만 한국 조선·해운업은 끝내 치명적인 독에 마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