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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닭의해 치킨점 명암(中-성공사례)

재벌 회장도 단골인 그들만의 비결 ‘색다른 치킨’

골목 치킨전쟁서 대박 3인3색 사장님…같은 닭재료 ‘나만의 치킨’ 재탄생

길해성기자(hsgil@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1-02 0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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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미치킨, 금강바비큐치킨, 계열사(사진 왼쪽부터) 등 세 곳의 치킨점은 자신들만의 색다른 노하우로 성공해 수십년째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는 이들의 치킨 맛을 보기 위해 손님들이 찾는다.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고강훈 위원·정성문 팀장·유은주·길해성 기자] 최근 ‘문과생은 졸업후 치킨집, 이과생은 실직 후 치킨집’이란 자조 섞인 말이 나돈다. 치킨집은 꽤 오래전부터 ‘레드오션’ 업종으로 꼽혔지만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해 은퇴하는 베이비 부머 세대뿐 아니라 청년들까지 이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013년 발표한 ‘국내 치킨 비즈니스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치킨집은 창업 후 3년 이내에 휴·폐업 하는 비율이 절반(49.2%) 가까이 되며, 창업 10년 이후 최종 생존확률은 2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치킨집에 도전하는 이들이 시장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결과라고 평가한다. 특히 올해는 AI 여파로 치킨 시장은 안갯속을 걷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자신들만의 색다른 노하우로 수십년 째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들이 있어 화제다. 정유년을 맞아 치킨점으로 성공한 3명을 찾아 그들에게 ‘치킨공화국’에서 살아남는 노하우를 취재했다.
 
#1…3번 구운 바비큐로 30년 성업 비결…레시피만 받아 운영하면 도태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대로변에 위치한 ‘금강바비큐’는 닭을 숯불에 구워서 양념소스나 소금으로 조리를 한 바비큐 치킨을 판다. AI여파로 손님이 없진 않을까 우려했던 기자의 생각과는 달리 밤 8시가 넘자 매장 내에는 직장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손님들 가운데 분주하게 매장을 관리 중인 한정수(55) 사장이 있었다.
 
충남 금산에서 상경한 한 사장은 창업자금을 모으기 위해 치킨집 주방 보조로 일했다. 어깨 너머로 숯불에 닭을 굽는 기술을 익혔고, 월급과 빌린 돈을 합쳐 약 9평 규모로 점포를 열었다.
 
초반에는 장사가 잘되지 않았다. 임대료가 몇 개월씩 밀리고, 점포 바닥에서 잠을 자기 일쑤였다. 맛으로 승부를 내기 위해 메뉴 개발에 매달렸다. 당시엔 닭을 두 번 구워내는 게 보통이었지만 한 사장은 닭의 부드러운 육질을 유지하기 위해 세 번 구워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고윤석] ⓒ스카이데일리
 
이후 맛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자 전국에서 비결을 알려달라는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이렇게 30년이 흘러 금강치킨은 현재 지상 1, 2층 규모의 가게로 성장했다.
 
한 사장은 “10년 전만 해도 우리 가게가 영업이 잘되면서 주변에 13개까지 치킨집이 늘어났었다. 당시 구청에 치킨 거리를 지정해달라고 했지만 무산됐다. 이후 다른 집이 하나 둘 씩 떠나갔고, 지금은 두 가게만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한 사장은 메뉴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음식 트렌드를 좇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치킨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도 주기적으로 음식문화가 잘 발달된 일본·중국 등을 오가며 트렌드 변화를 연구한다.
 
그는 “가끔 외국 음식점에서 백종원 씨를 종종 마주치는데, 그는 ‘아이고 형님 웬일로 오셨어요’라며 너스레를 떤다.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뿐만 아니라 맛집이라 불리는 사장들은 전 세계를 다니며 음식 트렌드를 연구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일본 음식 문화가 부산으로 도착해 대구를 거쳐 서울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본에서 바로 서울로 음식 문화가 전해진다. 그만큼 다들 음식 연구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동네에서 치킨 판다고 그냥 레시피만 받아서는 크게 성공할 수 없다”며 치킨집 사장들도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 사장은 현재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도 맡고 있다. 경제 신문에 ‘자영업 창업 전략’이란 주제로 기고문을 올리기도 한다.
 
 ▲ 한정수(55) 금강바비큐 사장은 30년째 같은 자리에서 치킨집을 운영 중이다. 그는 최근까지도 음식문화가 잘 발달된 일본·중국 등을 오가며 트렌드 변화를 연구한다. 이외에도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경제신문 기고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그는 “일반 치킨으로는 어지간해서는 힘들다. 바비큐 치킨이나, 숙주나물을 곁들어 파는 부암동의 사이치킨처럼 가게의 색깔이 필요하다. 더 이상 치킨이 간식이 아니라 요리로 연구하고 손님들에게 어필해야 하는 세상이 온 것이다”고 조언했다.
 
#2…튀김옷 얇게 만들고 남은 재료 버려… 튀기기 전 양파 넣고 한번 끓여
 
한 사장이 변화를 강조했다면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계열사’의 박선옥(64) 사장은 한 우물만 팠다. 경력 26년째인 박 사장의 계열사에서는 후라이드 치킨 한 가지만 한다. 튀김옷이 얇고, 주문받은 다음에 바로 반죽을 해서 튀겨낸다.
 
박 사장은 “멕시칸 치킨이 6000원이던 시절, 1993년에 대전에서 치킨집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 부암동에 테이블 3개를 놓고 장사했는데, 한 잡지사 편집장이 우리 집에서 조용히 먹고 가서 기사를 썼더라. 그 이후로 대박이 났다”고 전했다.
 
작은 가게였지만 깔끔한 인테리어와 맛으로 가게가 별로 없던 부암동에 소문이 금방 퍼졌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있었다.
 
박 사장은 싱싱하고 좋은 닭을 사용했다. 10년 동안 믿고 거래하는 거래처가 있다. 염지(원료육에 식염, 육색 고정제, 염지 촉진제 등의 염지제를 첨가해 일정기간 담가 놓는 공정)도 그곳에 맡겨서 일관성 있게 한다. 또 지금도 하루가 지난 야채는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테이블이 3개 있던 작은 매장에서도 당일 남은 재료들은 재활용하지 않고 바로 버렸다.
 
다음으로는 좋은 기름을 사용해 튀겨낸다. 계열사는 말통에 들은 식용유를 사용하지 않고 작은 포장의 샘표 식용유를 사용한다. 튀김에 사용한 기름을 재사용하는 법이 없다. 이것이 가장 큰 비결이라고 한다.
 
식용유에 양파를 넣어 한번 끓인 다음, 그 기름에 닭을 튀긴다. 옛날 시장에서 튀기던 방식이다. 또 감자를 크게 잘라서 닭과 함께 튀겨내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감자는 깎는 사람을 따로 둘 정도로 신경 쓴다고 했다.
 
계열사는 박용만 전 두산 회장(현·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회장)이 찾는 단골 치킨집으로도 유명하다고 박 사장은 전했다. 그는 박 전 회장 아들의 결혼식에도 참석할 정도로 이제는 각별한 사이가 됐다고 한다. 박 사장은 “박용만 회장이 일주일 전에도 출입처 기자들과 치킨을 먹고 가기도 했다. 김영란법 때문에 많이 먹지는 못했지만 자주 오는 편이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박 회장 같은 단골손님들은 조리법 재료 등이 조금만 바뀌어도 알아차린다. 기본을 지킨다는 건 쉽고도 어려운 일이다. 누구나 마음을 먹으면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게 성공 비결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계열사는 현재 숙대입구, 대학로, 부천 등 세 곳에 체인점을 열었다. 배우고 싶다고 찾아온 이들 모두에게 요리법을 전했다. 박 사장은 오픈 초기 3000만원 정도만 받고, 레시피와 경영 노하우를 전수한다. 거래처까지 모두 알려주고 더 이상의 로열티는 받지 않는다.
 
#3…요식업 경험 전무, 소스 만들기 수백번 시행착오…오픈 이전에 맛 잡아야 
 
지난 2000년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문을 연 감미치킨은 17년 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치킨집은 숯불 바비큐 치킨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SBS프로그램인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출연해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가게 이름이 올라가기도 했다.
 
감미치킨은 풍납동 현재의 자리에 오픈했다. 홍병환(57) 감미치킨 사장은 11년을 근무한 동아건설에서 나와 인천공학 무역 협력업체 사장을 거쳐 부인과 함께 치킨집을 차렸다. 요식업계에 일한 적이 없던 그는 무작정 바비큐 치킨의 핵심인 소스개발에 매달렸다.
 
 ▲ 풍남동 ‘감미치킨’ 의 홍병환(57) 사장은 그의 부인과 함께 숯불 바비큐 치킨집을 17년 째 운영하고 있다. 감미치킨은 최근 SBS프로그램인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출연해 더욱 유명해졌다. 유명세를 탄 이후에도 그의 메뉴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홍 사장은 “맛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한 겨울 뻑뻑한 물엿을 아랫목에 놓고 돌리기도 했다. 천연재료들을 빼고 넣고를 수백 번 했다. 1년이 안 돼 지금의 소스를 완성했다”며 “손님들은 처음에 맛이 없으면 그 이후에 맛있게 한들 찾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초반에 맛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스가 개발된 후 입소문이 퍼지자 윤홍근 BBQ 회장이 5~6마리를 사가기도 했다. 이후에도 많은 치킨집 사장들이 감미치킨을 다녀갔다.
 
홍 사장에게 최근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물었다. 홍 사장에 따르면 그동안 방송사에서 섭외문의는 많이 왔었다. 하지만 다 거절했다. 대부분의 방송사에서 촬영비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는 “돈 내고 방송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그것은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방송 전까지 작가가 3번을 우리 가게에 방문했는데, 마지막으로 방문한 날 저에게 출연 의사를 물어왔고 고민 끝에 출연 결정을 했다. 그들은 별도의 촬영비를 요구하지 않았고, 진짜 맛을 위해서 촬영한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방송 이후 감미치킨의 매상은 20~30% 올랐다고 한다. 홍 사장은 지금도 방송 이후 찾아오는 다양한 손님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홍 사장은 “손님 중 몇몇이 소스에 밥이나 라면사리 등을 비벼 먹기도 했다. 그래서 기름에 튀긴 떡을 넣어 같이 내놨는데, 반응이 좋았다. 이후 다른 치킨집에서도 바비큐 안에 떡을 넣어 팔기 시작했다. 지금도 소스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 개발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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