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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 - 여의도 직장어린이집 부족 실태

어린이집 없는 증권메카…엘리트 주부들 뿔났다

직장인들 “아이 맡길 곳 없다”…기업들 “규제 장벽 높아 설치 어려워”

정수민기자(smju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0-03 12: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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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 어린이집은 회사가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이른바 ‘직원복지’ 차원에서 설립이 의무화 돼 있다. 상시근로자 500인이상 또는 여성근로 300인이상 사업장이 의무대상이다. 그런데 여의도 증권사들 중 상당수가 어린이집 설치 의무 대상에 포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직장어린이집 ‘푸르니 어린이집’ ⓒ스카이데일리
 
직장 어린이집 설치 의무화가 실행된 지 수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여의도 증권가에는 아이 맡길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주부 직장인들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에 위치한 대형 증권사들이 비용 부담과 각종 규제 사항 때문에 회사 단독으로 운영하는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은 상시 근로자 500명(여성근로자 300명) 이상인 사업장은 직장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출산을 장려하고 직원들의 육아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지난 4월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6년 직장어린이집 실태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집 의무 설치 기준에 포함되는 기업의 설치 이행률은 81.5%에 달한다.
 
그러나 정작 여의도에 위치한 대형 증권사들은 직장어린이집 의무 설치 대상임에도 설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을 제외하면 증권사가 단독으로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없는 실정이다. 증권사 대부분은 이들 두 기관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위탁보육을 하고 있다.
 
현행법상 의무사업장은 직장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영유아보육법 14조1항에 따르면 의무사업장의 사업주가 직장어린이집 단독 설치가 어려운 경우에는 사업주 공동으로 직장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하거나 지역의 어린이집과 위탁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엘리트 주부 직장인 모인 여의도 증권가, 직장 어린이집 단 2곳 불과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자료 : 근로복지공단 2017년도 직장어린이집 설치와 운영 [표=배현정]
  
여의도 증권가에 다니는 주부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직장어린이집은 단 2곳에 불과하다. 30개 증권사가 공동운영하는 ‘금융투자협회 푸르니 어린이집’과 7개 증권사와 3개 증권유관기관이 공동운영하는 ‘한국거래소 KRX 푸르니 어린이집’ 등이다. 이들 두 곳의 수용인원은 각각 102명, 195명이다. 이는 여의도 증권가에 근무하는 주부 직장인들의 자녀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2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지혜(38세·여) 씨는 “여의도에 있는 증권회사 수에 비하면 직장어린이집 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다가 아이가 아직 어려 직장어린이집이 간절하다”며 “부모 입장에서 직장 근처에 아이가 있으면 안심하고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한 증권사에 다니는 이준수(37세·여·가명) 씨는 “우리 부서 인원이 12~13명 정도 되는데 1명만 여의도 내 직장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아무래도 다른 증권사들과 함께 이용하다 보니 직장어린이집 이용 경쟁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푸르니 어린이집’의 경우 30개 증권사 직원들이 공동으로 이용하고 있다. 회원사가 많다보니 회사 규모별로 일정비율 인원을 배정한 뒤, 신청을 받고 추첨을 통해 입소가 결정된다. 만약 A회사 직원 12명이 신청하더라도 배정된 인원이 10명이라면 나머지 2명은 대기해야 한다.
 
여의도의 한 증권사에 근무하는 박진상(40세·남)씨는 “아내가 직장어린이집 이용을 원해서 푸르니 어린이집을 알아보고 신청해 봤다”며 “아쉽지만 추첨에서 떨어져 입소시키지 못해 집근처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어린이집도 직원 복지 가운데 하나인데 추첨을 통해 결정된다는 점이 아이러니 하다“고 덧붙였다.
 
비용은 둘째 문제, 각종 규제 수두룩…직장 어린이집 설치 발목 잡는 규제 해소 시급
   
▲ 직장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근로자는 직장이 직접 어린이집을 운영하기 때문에 믿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또한 자녀와 가까운 곳에 있어 심적으로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사진=스카이데일리DB]
 
증권사들은 어린이집 설치 요건이 까다로워 현실적으로 단독으로 직장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간부급 인사는 “어린이집 설립과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에 쉽게 결정짓기 어렵다”며 “비용 외에도 어린이집 위치를 비롯해 고려해야할 이해관계가 많아 단독 설립과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의 어린이집 설치기준 등에 따르면 어린이집은 원칙적으로 건축물의 1층에 설치해야 한다. 다만 지방보육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처 영유아의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5층 이하에 설치할 수 있다.
 
어린이집 건물이 1층 이상 5층 이하일 경우 영유아의 안전관리를 위해 해당 건물에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도록 돼 있다. 영유아 1명당 2.64제곱미터 이상의 공간을 확보해야 하고, 전체 정원 및 면적 산정 시에는 보육실, 거실, 공동놀이실 등을 포함해야 한다.
 
옥외놀이터가 불가능한 경우엔 옥내놀이터를 설치하거나. 인근의 놀이터 관리주체의 승낙을 받아 사용하고 6세 미만의 영유아가 이용할 수 있는 놀이기구가 3종 이상 설치돼 있어야 한다.
 
이처럼 직장 어린이집 설치 운영의 장애요소로 비용과 더불어 각종 까다로운 규제까지 더해지자 정부에 대한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대두되는 분위기다. 현행 중소기업에만 적용되는 어린이집 설치비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한편, 직장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설치 규정에 예외 항목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여의도 소재 대형 증권사에 근무하는 강미영(41·여·가명) 씨는 “회사에 문의해보니 비용 문제와 더불어 각종 규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회사 내에 직장 어린이집 설치가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막상 회사의 입장을 듣고 보니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식적으로 회사 내에 어린이집을 설치하자고 외부인을 출입 막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직장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설치 규정을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면 아무래도 기업 입장에서도 직장 어린이집 설치를 기피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정수민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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