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세뱃돈, 받으면 증여세 납부해야 할까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이재명 세무사의 ‘세무테크’…축하금 과세 판단 기준

‘사회 통념상’ 인정되면 비과세…저축·투자 등에 사용 시 과세

이재명 필진페이지 + 입력 2018-10-08 16:34:51

새해가 되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린아이들이 부모님과 친척 어르신들께 세배를 한다. 그러면 어른들은 건강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라는 덕담과 함께 세뱃돈을 주는 것이 전형적인 명절 아침 풍경이다. 이때 세뱃돈은 과연 증여대상이 될까.

우선 자녀계좌 관리의 문제는 누가 얼마나 입금하고 관리하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부모가 자신의 자산분산이나 금융소득종합과세 회피목적으로 자녀계좌를 만들고 입금하면 차명계좌가 된다. 그리고 금융실명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차명계좌가 아니라면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아 증여재산공제금액(성년 5000만원, 미성년 2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

다만 부모가 자녀 명의의 예금계좌에 입금한 금전의 원천이 앞에서 살펴본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축하금 등일 경우에는 비과세대상 증여재산이 된다. 그리고 객관적 증빙에 의해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 금전에 대해서 증여세가 과세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자녀가 세뱃돈 또는 용돈을 모아 계좌에 저축하는 것도 증여로 본다는 점이다. 자녀가 세뱃돈이나 용돈을 받아 실제 용도로 사용하면 과세하지 않는다. 그러나 저축하는 경우는 증여로 본다. 당연히 저축해서 부동산의 취득자금으로 쓴다면 이것도 증여로 본다.

정리하면 부모가 자녀계좌에 돈을 넣고 관리할 때 그 돈 자체가 부모 돈이고 자신의 금융소득종합과세 회피 목적이면 차명계좌가 된다. 무상으로 재산을 넘길 목적이면 증여가 돼 공제금액 초과액은 증여세가 나올 수 있다. 또 원천 자체가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축하금 등이면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그러나 세뱃돈 또는 용돈을 모아 다른 곳에 쓰면 이는 증여로 본다.

결국 명절 때 받은 세뱃돈, 용돈에 증여세가 나오지 않는 경우는 △세뱃돈 또는 용돈을 자녀가 용도에 맞게 쓰는 경우 △자녀계좌에 있는 금액이 증여공제금액(성년 5000만원, 미성년 2000만원) 이하인 경우다. 이 외에 경우에는 증여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참고로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축하금은 생일 및 입학 등의 사유로 증여받은 축하금이다. 이러한 축하금은 비과세 된다. 그런데 증여세에서 항상 논란이 되는 것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금액이다. 금액이 딱 정해져 있지 않고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금액으로 돼있기 때문이다. 국세심사사례에 따르면 외손자에게 송금한 축하금 400만원은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생활비나 교육비도 마찬가지다. 자녀에게 교육비∙생활비로 일정액을 입금했는데 자녀가 이를 교육비나 생활비로 쓰지 않고 저축하거나 자동차 구입비용으로 쓴다면 이 금액은 증여로 본다.

따라서 생활비 또는 교육비로 지급한 금액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증여세 비과세대상인지 검토하고 해당 금액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 않아야 증여세 문제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재명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