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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 강남상권을 가다<180>]-논현가구거리

이케아 태풍 휩쓴 강남부자 가구거리 ‘식물상권’ 전락

유통구조 변화, 이케아 열풍 등 악재 직격탄…2년 째 공실 점포도

배태용기자(ty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1-01 12: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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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가구 판매거리인 ‘논현가구거리’가 최근 큰 쇠퇴기를 맞고 있다. 다수의 개인점포가 호황을 누렸던 과거의 영광과 달리 현재는 직영점을 제외한 개인점포들은 문을 닫는 추세다. 사진은 논현가구거리 표지판 ⓒ스카이데일리
  
 
지하철 7호선 논현역에서 학동역 사이 대로변에 조성된 ‘논현가구거리’는 국내·외 유명 가구 브랜드부터 부엌가구, 침대가구, 욕실가구 등 여러 가구 브랜드 직영점이 옹기종기 몰려 있다. 과거 고급 수입가구 등을 취급하는 점포가 즐비했던 이곳은 강남 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었다.
 
하지만 현재는 과거의 영광을 잊은지 오래다.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경제 불황과 세계 최대 가구브랜드 ‘이케아’의 국내 진출로 큰 쇠퇴기를 맞고 있다. 직영점이 아닌 개인 점포는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폐점을 하는 추세며 주인이 떠난 점포는 장시간 임차인을 찾지 못해 공실로 방치돼 있다.
 
쇠퇴기 접어든 논현가구거리…줄어든 손님 발길에 공실로 방치된 점포 즐비
 
논현가구거리는 1970년대 초반 가구업체들이 강남 개발 바람을 타고 논현동에 하나 둘 씩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과거 이곳에는 혼수용 가구 공예가구, 사무용 가구 등 100여개 업체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강남 지역으로 부유층이 대거 몰리면서 ‘부잣집 가구’를 구할 수 있는 곳으로 이름을 날렸다.
 
1994년 ‘논현가구 번영회’가 설립된 후 이곳은 전성기를 맞이했다. 번영회가 논현가구거리축제 개최 등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면서 고객의 발길이 급증했다. 1996년 강남구청이 이곳을 가구 특화거리로 지정하면서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2000년대 들어서도 ‘고급가구’를 구할 수 있다는 메리트 덕분에 논현가구거리의 인기는 지속됐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정의섭]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2010년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세계 최대 가구 브랜드인 ‘이케아’의 한국 상륙과 부동산 경기침체, 조혼인율 감소 등의 요인으로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직영점을 제외한 개인점포들이 속속히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공실로 방치된 점포 또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소상공인상권정보 자료에 따르면 논현가구거리 가구 및 침대 판매업소의 월 평균 매출액은(올해 2월~7월, 카드사 매출 기준)은 2억2976만원이다. 올해 월별 평균 매출액은 △2월 2억8477만원 △3월 3억1885만원 △4월 2억5244만원 △5월 1억7689만원 △6월 1억7888만원 △2억 22967만원 등이었다. 월별 평균 거래 건수는 △2월 438건 △3월 529건 △4월 320건 △5월 313건 △6월 276건 △7월 261건 등으로 각각 조사됐다.
 
논현가구거리에 만난 소비자들 중 상당수는 유통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해 논현가구거리만의 특색이 사라진 게 이곳 상권의 쇠퇴를 불러왔다고 입을 모았다. 청담동 주민 강인혜 (33·여) 씨는 “최근 이사를 앞두고 집을 엔티크(골동품적인)한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이곳을 찾았다”며 “하지만 이곳에 있는 수입 브랜드 제품들은 대부분 인터넷에도 있고 가격차이도 크게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I가구 직영점 직원은 “가구거리의 명성도 옛말이다”며 “요즘은 온라인 판매점들의 제품이 워낙 다양하고 불경기까지 이어져 오프라인 매장은 점점 더 힘들어지는 추세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이 하루에 5명도 채 오지 않았던 날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개인점포 떠나고 직영점만 남은 가구거리…“개인 매장 사실상 생존 힘들어”
 
경기침체, 유통구조 변화 등 다양한 악재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논현가구거리에는 1년이 넘도록 비어 있는 점포가 여럿 존재한다. 호황기를 누리며 다수의 개인점포가 존재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가구 브랜드 직영점만이 살아남은 상태다. 다수의 전문가은 논현가구거리는 개인 사업자가 자리잡기에는 여러 가지 악재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 논현가구거리는 경기 불황과 유통구조의 변화로 상권이 점차 쇠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장시간 공실을 유지하고 있는 점포도 여럿 존재했다. 사진은 논현가구거리에 위치한 가구 브랜드 직영점들 ⓒ스카이데일리
 
논현동 소재 T공인중계사 관계자는 “현재 논현가구거리에 점포를 내놓은 매물이 여럿 있다”며 “그중에서도 논현 가구 메인 대로변 1층에 위치한 약 95평짜리 상가는 약 2년이 가깝도록 매물이 나가지고 않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이곳 점포의 평균 임대료는 무권리금, 보증금 3억원, 월임대료는 2300만원 수준이다”며 “대부분 1년 전까지만 해도 월 임대료가 3000만원 이상이었던 곳들이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경기가 좋지 않은 탓에 신규 창업자가 없어 결국 임대료를 내리고 있지만 새 임차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동명 카페거래소 대표는 “논현가구거리는 대다수 직영점이고 임대료도 싼 편이 아니라 신규창업을 하기 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어 “주변에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도 크게 형성 돼 있지 않고 작은 사무실 등이 존재해 배후가 좋지 않아 가구판매업 외에 딱히 창업을 할 만한 업종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권전문가 박균우 두레비즈니스 대표는 “논현동가구거리에 들어선 해외 고급 가구들은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종목이다”며 “골목 곳곳에 있는 음식점 및 자금력이 없는 가구점포주이 폐업을 하고 있는 실정인데 이는 가구거리 침체의 원인보다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규모 사무실들이 침체되는 것과 더 큰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배태용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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