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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213>]-매년 반복되는 개식용 논란

동물단체·육견업계 개식용 논쟁 기름 붓는 ‘국회줄타기’

개식용 토론 실종·원색비난 난무…"법안 논의 하세월 국회 책임 커" 비판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7-13 04: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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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개식용 문제를 놓고 동물권단체와 육견업계가 충돌했다. 동물권단체는 육견업자들을 ‘불법행위자’로, 육견업자들은 동물권단체를 ‘후원금사기꾼’으로 비난하면서 갈등의 수위가 높아져 가고 있다. 사진은 초복인 12일 국회앞에서 열린 ‘2019 복날추모행동’ 행사에 참여한 동물권단체 회원들과 동물보호활동가들 모습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매년 복날이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개식용 문제가 올해도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부산 구포개시장이 완전히 문을 닫은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해외의 유명배우까지 한국을 찾아 개식용 반대 목소리에 힘을 보태는 등 동물권단체들의 개식용 철폐운동도 본격화 되고 있다.
 
반면 개 도살과 식용 금지를 주장하는 동물권단체들과 개식용 적법성을 강조하는 육견업계 간의 감정대립 수위가 높여지면서 개식용 문제에 대한 생산적인 사회적 논의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양측의 눈치를 보며 법령 정비에 소극적인 국회가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동물권단체-육견업계, 서로 ‘네 탓’ 비난…반복되는 개식용 논쟁 ‘제자리’
 
동물권행동 카라와 동물자유연대는 초복 당일인 지난 12일 대구 칠성 개시장에서 ‘개식용 철폐’ 집회를 열고 칠성 개시장의 폐업을 촉구했다. 이어 대구시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며 시청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들 단체는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 “성남 모란시장과 부산 구포시장에서는 현재 개 도살이 금지된 상태며 구포시장의 경우 11일부터 지육판매까지 개식용 영업이 완전 종료된다”면서 “이제는 대구시가 북구청과 함께 칠성시장의 변화를 위해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개시장이나 개도살장 등을 통해 연간 100만 마리 이상의 개들이 무단 도살돼 유통·판매되고 있다”며 “이른바 ‘식용견’이라고 불리며 개시장에서 계류되고 있는 개들은 1500만 국민의 반려견과 다를 바 없는 개들이지만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끌려나와 비참하게 도살당하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육견농장주들과 개고기 유통업자들을 불법행위자로 규정했다
 
육견농장의 사육행태에 대한 비난도 계속되고 있다. 한 동물권단체 관계자는 “식용개의 사육행태를 보면 일명 뜬장에서 사육되고 음식물 쓰레기를 먹인다”며 “도축 또한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은 채 잔인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동물권단체가 ‘동물구조’를 명목으로 육견농장의 사육견들을 불법 탈취하는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구조견들을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동물권단체들의 도덕성에 대한 비판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 육견업계는 동물권단체들이 현행법 내에서 영업하는 농장주들까지 동물학대의 파렴치범으로 몰아 동물을 빼내가고 이를 동물구조로 포장해 막대한 후원금을 모으고 있다며 주장한다. 사진은 초복인 12일 동물권단체가 진행한 ‘2019 복날추모행동’ 행사에 맞서 육견단체 회원들이 맞불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육견업계도 동물권단체들이 현행법 내에서 영업하는 농장주들까지 동물학대의 파렴치범으로 몰아 동물구조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며 동물권단체들을 겨냥해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동물구조 영웅’이라는 언론 플레이로 막대한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자신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주영봉 대한육견협회 사무총장은 “동물권을 주장하는 절대다수는 ‘개를 통한 후원금 모금’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지금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동물권의 개보호, 개구조 행위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농장주들에게 사유재산인 개 포기각서를 쓰게 하고 절도 행각을 일삼고 있다”며 “현장을 SNS를 통해 생중계하고 감성마케팅으로 후원금 받으며 구조영웅으로 둔갑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동물권단체들과 육견업자들 간의 원색적 비난전이 격화되면서 이들의 감정대립이 오히려 개식용 문화에 대한 생산적 논의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식용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이 각기 다른 상황에서 ‘옳고 그름’만 강요하는 식의 비난전은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만 증폭시킨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3월 분뇨 처리시설을 갖추지 않은 축산 농장 폐쇄를 골자로 한 축산분뇨법을 놓고 ‘불법 개농장 폐쇄’를 요구한 동물권단체와 ‘개고기 합법화’를 주장한 육견단체들이 정면충돌했지만 개식용 문제에 대한 발전적 논의로 전개되지 못한 채 양 측의 갈등만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로 맞불집회를 개최하면서 비난 수위도 높아졌다.
 
지난해 7월 ‘개식용 금지법’의 국회제출을 계기로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양 측의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는 지적이다.
 
‘개식용’ 사회적 논의 실종…국회, 갈등해결 뒷짐만
 
익명을 요구한 펫산업계 관계자는 “우리사회는 동물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반려문화와 반려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복날이면 보신탕집을 찾는 사람들도 많은 것 또한 현실이다”며 “‘식용’으로 바라보는 개와 ‘반려동물’로 바라보는 개라는 두 가지 관점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들은 보양식으로 인식돼 온 우리나라 개고기 문화에 대해 혐오감이 옅은 반면 야만적·비위생적 도축행위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전개되고 있는 개식용 논란양태를 보면 국민들의 이중적 개식용 문화에 대한 고민은 없고 오로지 극과 극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동물권단체들과 육견업자들 간 벌어지는 원색적인 비난전은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만 증폭시킨다는 지적이다. 특히 개식용 관련 법안심사를 1년 넘게 방치하고 있는 국회가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열린 ‘동물보호법개정안’(동물 임의도살 금지법)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 헐리우드 스타 킴베이싱어가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크리스 드로즈 LCA 대표, 킴베이싱어, 표창원 의원,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개 도살금지와 개식용에 대한 국민들의 찬·반 여론은 팽팽한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해 6월 실시한 ‘개고기 식용 금지법’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반대 51.5%, 찬성 39.7%로 나타나 개식용 찬성 의견이 다소 앞섰다. 앞선 2008년 개고기 식용 합법화에 대한 조사에서는 찬성 53.2%, 반대 27.9%로 나타난 바 있다. 개식용 찬성 의견이 여전히 우세한 반면 반대 의견도 10%p 이상 증가해 여론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반면 개식용 조사결과와 달리 같은 해 11월 실시한 ‘개 도살 금지법’ 조사에서는 찬성 44.2%, 반대 43.7%로 박빙을 보였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개고기 식용에 대해 국민 여론이 여전히 우호적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반면 개 도살 금지법 조사에서는 죽여서는 안 된다는 법제정 찬성 여론이 초박빙이기는 하지만 반대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동물권 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조금씩 확대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동물권단체와 육견업계 간 비난전이 증폭되고 있는데는 정부와 국회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회에는 식용금지 관련 3개의 법안이 제출돼 있지만 2년여가 지나도록 논의 테이블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한정애 의원이 발의한 동물의 먹이로 음식물폐기물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폐기물관리법 개정안, 2018년 5월 이상돈 의원이 제출한 대규모 개 사육과 식용의 근거 제거를 위해 ‘가축’의 대상에서 ‘개’를 제외시키는 내용의 축산법 개정안, 2018년 6월 동물을 임의로 죽이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표창원 의원의 동물보호법 개정안 등이다.
 
표창원 의원은 “동물에 대한 무분별한 도살을 방지하고 예외적으로 도살이 가능한 경우에도 고통을 최소화 하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며 “생명존중의 원칙을 확립해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국회가 앞장 서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 법안들에 대해 육견업자의 직업의 자유 침해, 국민들의 개고기를 먹을 권리 침해 등 반론도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국회차원의 논의가 선행돼야 하지만 법안 발의 1년이 지나도록 국회 상임위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개고기를 먹지말자’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느냐에 대한 토론도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국회 관계자는 “개식용금지 법안 처리에 앞서 타법과 충돌되는 부분이 있는지,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법안 상정이 지연되면서 토론은 실종되고 동물권단체와 육견농장주들 간의 대립 수위만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양측의 대립이 개 식용문화에 대한 논쟁에 맞춰지지 않고 상대방의 불법행위 들추기에만 집중돼 있어 안타깝다”며 “국회가 하루속히 법안심사와 사회적 토론에 나서야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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