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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210>]-동물병원 표준진료비 도입

동물병원 진료비 ‘부르게 값’…정부, 제대로 손본다

정부, 사전고지·공시제 등 표준진료제 도입 추진…진료비 표준화는 이견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6-22 00: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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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동물병원 진료비 사전고지제와 공시제 등을 담은 동물병원 표준진료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동물병원 진료비 편차가 크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사진은 서울대 동물병원 진료접수창구 모습(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스카이데일리
 
 
‘부르는 게 값’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동물병원 진료비 문제에 대해 정부가 대대적인 손질에 나서기로 해 추이가 주목된다. 그동안 각종 의료 사고와 고무줄 진료비로 인해 불신을 받고 있는 동물 의료환경을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동물진료에 대한 소비자의 알권리 제고를 위해 수술 등 중대한 진료행위 이전 수의사가 소비자에게 진료비·진료내용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사전고지제’와 개별 동물병원에서 진료비를 공시하는 ‘공시제’ 등 동물병원 표준진료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수의사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동물병원마다 다른 진료체계를 표준화하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진료항목·진료비를 고지·게시할 수 있도록 동물병원 진료표준화 방안에 대해서도 연구용역을 실시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3월 완료되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동물진료 용어와 항목 등 진료행위 절차를 표준화하는 한편 표준진료코드 체계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를 동물병원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로드맵도 마련하기로 했다.
 
‘내맘대로’ 진료비에 소비자들 불만 고조…정부, 진료항목 표준화 작업 착수
 
신만섭 농림식품부 사무관은 “정부는 그동안 온ㆍ오프라인 정책토론회와 정책연구용역 등을 통해 동물병원 의료환경 제도개선을 준비해 왔다”며 “지난 2017년 사전고지제, 공시제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마무리한데 이어 올해부터 표준화 방안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회에 상정돼 있는 4개의 법안을 하나로 통합해 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고 밝히고 “사전고지제와 공시제는 모든 동물병원에게 의무 적용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표준진료제 도입에 나선데는 동물병원 진료비 편차가 크고 진료비를 사전에 안내받지 못하는 등 동물병원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진데 따른 것이다. 2000년대 이전에는 수의사회가 진료비 수가를 정하는 ‘동물의료수가제’(표준진료비제)가 시행돼 병원마다 진료비가 균일했다.
 
하지만 1999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동물병원 간 자율 가격경쟁과 가격담합 방지를 통해 진료비 하락을 유도하겠다며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수가제를 폐지했다. 이후 동물병원마다 자유롭게 진료비를 조정할 수 있게 되면서 오히려 진료비 상승을 불러왔고 동물병원마다 진료비가 최대 8배 차이가 나는 등 소비자 혼란을 불어왔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기자] ⓒ스카이데일리
 
소비자교육중앙회가 지난 2017년 발표한 ‘서울·6대광역시 동물병원 25곳 병원비 조사결과’를 보면 초진료 최저가는 3000원, 최고가는 2만 원으로 나타나 6.7배 차이를 보였다. 또 △재진료 3000원, 1만6000원 5.3배 △일반혈액검사 1만 원, 5만 원, 5배 △심장사상충검사 1만5000원, 4만 원, 2.7배 △ray일반(사진) 8000원, 4만 원, 5배 △ray디지털(PC) 1만 원, 3만 원, 3배 △복부초음파 1만 원, 4만 원, 4배 등으로 나타났다.
 
접종비는 △광견병 5000원, 4만 원, 8배 △DHPPL 5000원, 2만5000원 5배 △코로나장염·파보바이러스·켄넬코프 각각 5000원, 3만 원, 6배 등으로 조사됐다. 치과의 경우 △발치(1개당) 5000원, 2만 원, 4배 △스켈링 5만 원, 15만 원, 3배 차이를 보였고 중성화수술은 마취비를 포함해 △암컷 15만 원, 40만 원, 2.7배 △수컷 5만 원 25만 원 5배 차이를 나타냈다.
 
현재 국회에는 진료비 사전고지제와 공시제, 표준화 된 진료비 제도 도입 등 동물병원 의료환경 개선을 위한 4개의 법안이 발의돼 있다. 지난 3월 강석진 의원(자유한국당)이 대표발의한 수의사법 개정안은 의료분야와 같이 진료항목 등을 표준화하고, 이 중 다빈도 진료항목의 경우 동물병원 개설자가 진료비용을 고지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재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출한 개정안은 소비자 알권리를 보장과 가격 투명성을 위해 동물병원 개설자가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진료비를 사전에 고지하는 한편, 주요 항목별 진료비를 동물병원 내에 게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반 시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규정도 포함됐다.
 
원유철 의원(자유한국당)이 지난해 1월 발의한 개정안은 동물병원 개설자가 진료비를 동물 소유자 등이 쉽게 알 수 있도록 고지·게시하도록 하고 동물병원의 진료비 현황을 조사·분석해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자료제출 명령에 불복하거나 거짓으로 자료를 제출 시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규정했다.
 
특히 지난해 4월 정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출한 개정안은 진료비 사전고지제나 공시제를 넘어 동물병원의 진료비를 표준화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어 주목된다. 개정안은 동물의 진찰, 검사, 약제, 수술 등 진료와 치료행위에 대해 표준진료비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
 
반려업계, “진료비 투명화로 인하효과”…수의사업계, ‘표준진료비제’는 반대
 
▲ 정부·국회·수의사업계는 표준진료제 도입에 긍정적이다. 반면 표준진료비제에 대해서는 수의사업계가 반대하고 있다. 사진은 진료서비스 관련 항목을 표시한 서울시내 동물병원들 모습(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스카이데일리
 
반려동물 업계는 동물병원 표준진료제 도입으로 인해 반려인들의 진료비 부담이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성일 한국펫산업연구회 회장은 “동물병원비가 비싸다는 인식을 퍼져있는데는 동물병원마다 진료비가 천차만별인데다 일부 불필요한 검사와 반복 검사 등이 이뤄져 온 점이 크다”며 “동물의료는 건강보험제도가 아니어서 진료비 100%를 보호자가 부담해야 하고 진료비에 부가가치세 10%를 추가된다는 점도 한 몫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행법에는 동물병원이 진료비를 자유롭게 정하도록 돼 있지만 병원별 진료비를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며 “진료비가 사전고지나 공시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진료비 인하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 회장은 “반려동물의 의료비 부담이 낮아진다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유기동물 문제해결에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물병원 표준진료제 도입에 대해 수의사업계도 긍정적이다. 대한수의사회 김동완 팀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표준진료제에 대해 공감 하고 있다”며 “과거에도 우리가 주장했던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표준진료제를 위해서는 진료용어와 항목 등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표준진료비제도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팀장은 “국민의료 처럼 공적자금이 투입된다면 몰라도 정부예산이 지원되지 않는 상황에서 동물병원 진료비표준화에는 반대한다”며 “동물의료는 공공재가 아닌 순수 민간시장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 백신접종 과징금 사태에서 보듯 공정위도 반대하고 있고 농림부도 찬성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표준진료비제 도입 법안을 제출한 정재호의원실 김항기 비서관은 “국민건강보험 처럼 반려동물 진료에도 수가를 통일성 있게 하자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 표준수가제 도입이 가능한 것으로 나온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표준수가제로 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며 “반려인구가 1000만 명을 넘는 상황에서 같은 진료항목인데도 병원에 따라 진료비가 차이나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한 것”이라고 피력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해 정재호 의원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표준진료비제를 도입할 경우 소비자들의 진료비 수용도가 높아지고 과도한 진료비 발생에 따른 동물의 방치·유기를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동물병원 간 동물진료 용어, 항목, 코드 등에 대한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단기간 내에 진료비의 표준화는 어려운 상태”라며 “진료비 표준화는 관련 부처·이해관계자 간 공감대 형성과 표준화 관련 기반 마련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회 관계자는 “표준진료비제는 업계는 물론 정부 내에서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진료비 사전고지제, 공시제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된 편이지만 표준진료비제 도입에는 아직 갈길이 멀다”고 피력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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