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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젊은층 취향노린 비상금 대출

컵라면 물붓고 대출 신청해도 익기 전에 입금알림 울린다

직업·소득·신용등급 ‘3無’… 대학생·무직자도 모바일로 받을 수 있어

최대 300만원 대출 가능… 일반 대출보다 10배 높은 연체율 숙제

윤승준 기자(sjy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12-17 16: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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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은행업계에서 소득증빙서류나 금융거래실적 등 금융데이터 중심의 신용평가가 아닌 통신등급 등 대안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 대출을 심사하는 비상금대출이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이 ‘동학개미운동’의 선봉장으로 나서면서 은행권의 비상금 대출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대출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모바일에서 간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다 신용등급 7등급인 사람도 이용할 수 있어 젊은층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비상금 대출의 신용대출 내 비중은 아직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대출 옥죄기로 은행들이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전면 중단하고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 신청을 당분간 받지 않기로 하면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비상금 대출 규모와 인기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용심사 90초, 2분 안에 대출가능…젊은층 성향 맞춘 ‘비상금 대출’ 인기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이 판매한 비대면 소액대출 상품의 누적 잔액은 3433억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말(2928억6000만원)과 비교해 3개월 사이 약 17.2%나 증가했다.
 
비상금대출은 통상 10~300만원 안팎의 적은 금액을 1년 정도 빌릴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다른 말로 ‘간편대출’이라고도 불린다. 일정한 한도 내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과 유사한 구조다. 모바일 뱅킹 앱(애플리케이션)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대출처리가 가능하다. 소득증빙서류나 금융거래실적 등 금융데이터 중심의 신용평가에서 벗어나 대안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 대출을 심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2017년부터 비상금대출을 출시해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형성하고 있다. 휴대폰 본인인증만으로 직업·소득과 무관하고 최대 8등급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점이 2030세대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인터넷전문은행·핀테크 등 새로운 경쟁자들이 공격적인 ‘미래 고객’ 확보 행보를 거듭하자 기존 시중은행들도 비상금 대출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 비상금대출’은 휴대전화 기기정보·요금납부 내역·소액결제 내역 등을 바탕으로 신용평가사에서 산정한 통신사 신용등급을 활용해 소액대출을 제공한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대출대상은 통신등급 산출이 가능한 통신 3사 이용고객이다. 대출한도는 최대 300만원이며 1년 만기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으로만 취급된다. 이달 5일 기준 ‘우리 비상금대출’의 기본금리는 4.33%며 통신사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0.50%p까지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NH농협은행의 ‘올원 비상금대출’도 신용평가사가 통신 3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긴 통신등급을 심사에 활용한다. 다만 통신등급이 산출되지 않을 경우엔 NH농협은행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중금리모형으로 심사한다. 대출한도는 최대 300만원이며 최소 50만원부터 10만원 단위로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금리는 통신사 신용등급에 따라 2.85%부터 4.15%까지다.
 
일반적으로 비상금대출은 직업·소득과 무관하게 만 19세만 넘으면 이용할 수 있지만 일부 시중은행의 상품에는 따로 충족해야 할 조건들이 있다. 즉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을 뿐 조건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비상금대출’은 서울보증보험의 보험증권을 담보로 하는 소액대출 상품으로 서울보증보험 보험증권 발급이 가능한 사람이 가입 대상이다. 이 대출의 주요 특징은 서류 준비 없이 90초 안에 한도를 조회하고 2분 후 대출실행을 완료한다는 것이다. 금리는 4.6%이고 한도는 50만원에서 300만원이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비상금대출’도 서울보증보험에서 보험증권 발급이 가능하고 올크레딧(KCB) 6등급을 넘어야 이용할 수 있다. 대출액은 서울보증보험에서 산출된 보증한도 내에서 최저 50만원, 최대 200만원이다.
 
KB국민은행의 ‘KB리브 간편대출’은 ‘KB 스타 클럽' 프리미엄스타 등급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무서류 소액대출 상품이다. KB금융그룹 계열사 내에서 거래 실적이 우수해야 비상금대출도 이용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상금대출은 소액이지만 금융거래정보가 부족해 1금융권의 금융지원을 받지 못했던 고객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며 “이로 인해 소액 생활자금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을 위한 포용적 금융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전했다.
 
▲ 하나은행의 하나 원큐 비상금대출(왼쪽), NH농협은행의 올원 비상금대출. ⓒ스카이데일리
 
 
SC제일은행과 DGB대구은행 등은 독자적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핀테크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비상금대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올해 9월 SC제일은행은 토스와 공동으로 ‘SC제일토스 소액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시스템에 따라 비대면으로 3분 이내에 대출이 실행된다. 다만 1인당 최대 대출한도는 50만원 정도다.
 
DGB대구은행도 지난해 핀테크 업체 핀크와 제휴해 ‘핀크비상금대출’을 출시했다. 나이스평가정보의 신용등급이 8등급 이내인 만 20세 이상 핀크 회원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대출한도는 최대 300만원이고 금리는 최저 연 3.08% 수준이다.
 
쉽고 빠른 대출 이면엔 높은 연체율…“무턱대고 쓰다보면 신·불·자 신세”
 
관련 업계에서는 비상금대출이 고객의 다양한 자금 수요를 반영한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이를 제때 상환하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고정적인 소득이 없거나 규모가 작은 대학생·사회초년생들이 주로 비상금대출을 이용하다보니 연체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비상금대출 상품의 연체율은 평균 2~3%대에 이른다. 0.3%에 머무는 원화대출 연체율과 비교하면 거의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일부 고객들은 생활비·월세 보증금 등 비상시에 사용돼야 할 비상금대출의 본 취지를 벗어나 주식과 가상화폐 등에 투자하는 용도로 활용하기도 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돈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대출해주는 건 좋지만 자금이 용도에 맞게 쓰이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대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용도에 맞지 않게 대출금을 주식에 투자할 경우 빚만 늘어날 수 있고 실제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못 받을 수 있다”며 “자금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된 대출금은 회수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승준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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